- '선재 업고 튀어' 이승협, 결국 끝은 엔플라잉 [인터뷰]
- 입력 2024. 06.06. 08: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저도 엔플라잉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인혁이한테도 그 마음이 느껴졌어요."
이승협
밴드 엔플라잉 이승협이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내공을 제대로 쏟아부었다. 밴드 이클립스의 인혁을 만나 배우로서의 새로운 도약에 성공한 그다.
'선재 업고 튀어'는 3~5% 사이를 오가며 시청률에서는 큰 성과를 못 거뒀지만,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방영 중에는 4주 연속으로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정상을 달렸고, OST인 이클립스의 '소나기'가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승협은 "오랜 기간 찍었는데 너무 빨리 끝나버린 것 같다. 재밌게 봐서 너무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 모든 배우분이 정말 사랑스럽고 귀엽게 나와서 결과에도 만족한다"며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촬영이 매 순간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모두 돈독하고 재미있게 촬영한 것 같아서 즐거운 나날들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매일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다가도 8시 50분만 되면 본방을 챙겨봤다. 원래 유료로 결제를 해서 보는 게 없었는데, 티빙을 결제해서 실시간 라이브로 시청했다. 저의 월, 화 유일한 낙이었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승협은 류선재의 절친이자 밴드 이클립스 리더인 백인혁을 연기했다. 세 번의 타임슬립으로 계속해서 과거와 미래가 바뀌었지만, 그 가운데 인혁은 늘 선재와 임솔 사이의 파랑새 역할을 해주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실 극 중 인혁과 실제 이승협의 모습은 거의 정반대였다. 밝고 쾌활한 인혁과 달리 이승협은 차분한 성격이었기에 캐릭터 표현에서 많은 걱정도 따랐다.
"제가 상상을 하기 전부터 인혁이는 대사부터 그림이 다 그려지는 역할이었다. 어떤 캐릭터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 평소의 모습과 인혁이는 정말 달랐다. 인혁이가 표현하는 것들이 훨씬 높은 텐션이라 처음에는 이것을 내가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다. 만약 극 중에서 태성이가 PC방에 있겠다고 합주실에 안 오는 상황을 우리 멤버가 했었다면 저는 사랑스럽게 보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인혁이는 그것에 화를 내는 것조차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야 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했었다. 인혁이라면 어떻게 했을지에 초점을 되게 많이 맞추려고 했다. 평소 헬스장에서 SF9 휘영이와 함께 운동을 같이 하는데, 운동을 하면서도 일부러 휘영이한테 인혁이처럼 신나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무겁게 말하지 않고, 평소에 인혁이로 사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또한 처음 해보는 코믹 연기도 그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승협은 "코믹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연기였다. 예전에 멤버인 재현이와 비슷한 것을 찍어보기는 했는데, 그땐 딱 그런 장면만 보여주는 드라마여서 크게 부담이 없었다"며 "이번에는 드라마 속에 계속 분위기가 바뀌면서도 코믹이 들어있어서 어떻게 표현을 해야 될지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밴드의 리더라는 것만큼은 인혁과 가장 큰 공통점이었다. 성격은 달랐지만, 이승협은 인혁이 가진 음악에 대한 목표와 감정들이 굉장히 비슷했다고.
"인혁이의 감정이나 목표를 보면 제가 살아온 배경이랑 정말 비슷했다. 어렸을 때 저도 지방에서 음악을 하겠다고 올라와서 고등학교를 생활을 혼자 보냈었다. 또 엔플라잉이라는 팀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인혁이에게도 그게 느껴졌다. 음악을 포기하는 순간 본가로 돌아가겠다는 것도 인혁이라서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도 힘들 때 다 접고 돌아가겠다고 누나한테 얘기를 했었는데, 그때 기억도 나더라."
특히 '선재 업고 튀어'는 또래 배우들의 끈끈한 케미가 돋보인 작품이었다. 이에 이승협은 '선재 업고 튀어'의 훈훈한 촬영 현장도 회상하며 "첫 리딩 현장부터 감독님께서 '이 드라마가 잘 되려면 모두가 편해야 된다'고 말하셨다. 감독님께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즐겁게 찍었다"며 "현장에서도 거의 동년배다 보니까 대기하는 시간에도 그렇고, 일을 한다기보다는 정말 친구들을 만나는 느낌이었다"고 얘기했다.
이승협에게 가장 중요했던 목표는 절친으로 등장하는 변우석과 친해지는 것이었다고. 그는 "드라마에서 인혁이를 잘 소화하려면 무조건 선재와 친구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 첫 번째 목표는 우석이와 친구가 되는 것"이었다며 "제가 원래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아닌데, 대본 리딩을 하고 얼마 안돼서 바로 술을 같이 마시게 됐다. 그때 이 드라마를 하면서 저는 형이랑 진짜 친구가 되는게 목표라고 했었다. 사실 우석이가 저보다 한 살 형인데, 친구처럼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친구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촬영 전에도 변우석에게 큰 도움을 받았던 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휴대폰으로 혼자 영상을 정말 많이 찍었다. 준비는 이미 됐는데, 뭘 더 해야 할지 몰라서 매일 지하에서 혼자 찍었다. 그런데 사실 우석이가 한 번 같이 맞춰보자고 했던 때가 있는데, 그때 해결이 정말 많이 됐다"며 "첫 촬영 전에 고민이 있던 찰나에 직접 찾아와줬다. 거기서 대본을 서로 읽어보고, 같이 움직이면서 여러 가지를 연습했다. 첫 촬영 전에 긴장을 푸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이승협을 배우로 인식했지만, 사실 그는 데뷔 9년 차인 밴드 엔플라잉의 리더다. 2017년부터 웹드라마 '연애포차', JTBC '알고있지만,', tvN '별똥별'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 활동도 이어오면서 밴드 활동도 쉼 없이 꾸준히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연기를 처음 시작했던 것도 같은 목표다. 제 목표는 여전히 엔플라잉이 80세까지 오랫동안 음악을 하는 것이다. 그 꿈을 함께 할 수 있는 멤버들이 있다는 게 제 인생에서 정말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연기도 팀을 위해 시작하게 됐다. 이를 통해서 저희 밴드를, 저라는 사람을 더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저도 그렇고, 회승이도 뮤지컬을 계속 하고 있는데, 자기 자리에서 서로 끊임없이 달리면서 여전히 생각하는 꿈이 똑같다는 걸 느낀 것 같다. 앞으로도 이 꿈은 변하지 않고,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열심히 하면서 엔플라잉의 멤버로서 최선을 다할 것 같다."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무대에 있었다. 그는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게 제게 휴가처럼 느껴졌었다"며 "'선재 업고 튀어' 촬영을 하면서 한 달에 두세 번씩 무조건 해외로 라이브 투어를 갔었다. 그 시간이 휴가처럼 느껴졌고, 제게는 원동력이 됐다. 팬들을 만나고 라이브를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엔플라잉을 위해 이승협은 계속해서 달린다. 그는 차기작으로 드라마 '엄마 친구 아들'을 앞두고 있고, 오는 6월 8일과 9일에는 콘서트 '2024 N.Flying LIVE 'HIDE-OUT''을 개최해 팬들을 만난다.
"매번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배우로서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그런 모습이 충분히 보였다고 생각한다. 차기작에도 많은 사랑 주셨으면 좋겠다. 기대해 주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게 만들겠다. 또 엔플라잉 라이브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