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더랜드’ 박보검 “군대=충전의 시간, 도전하고 싶은 작품·역할多” [인터뷰]
- 입력 2024. 06.06. 09: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배우 박보검이 돌아왔다. 2021년 영화 ‘서복’(감독 이용주) 이후 3년 만에 스크린 컴백을 알린 것. ‘원더랜드’(감독 김태용)는 2022년 전역 후 처음 선보이는 영화지만 사실 군 입대 전에 촬영된 작품이다. 팬데믹 여파로 개봉이 연기돼 이제야 선보이게 됐지만 박보검은 “오히려 좋다”면서 웃음 지었다.
'원더랜드' 박보검 인터뷰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가족영화 바이블 ‘가족의 탄생’, 두 남녀의 3일간 짧지만 강렬한 사랑을 그린 멜로 ‘만추’ 등 작품으로 ‘감성 장인’이라 불린 김태용 감독의 신작이다.
“보고 싶은 사람, 그리운 사람을 영상통화로 다시 만난다는 설정 자체가 저에게 흥미로운 소재였어요. 과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AI 기술로 이겨낼 수 있을까, 극복할 수 있을까, 그 슬픔을 밀어낼 수 있을까’ 저 또한 고민이 됐죠. 이야기의 힘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김태용 감독님이 온화하시고, 부드러우시고, 사람을 품으시는 힘이 있으시잖아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보검 씨 생각은 어때요?’라고 말하면 저도 동참하게 되고, 저의 의견을 피력하게 되더라고요. 같이 했던 작업이 즐거웠어요.”
박보검은 정인(수지)의 남자친구 태주로 분했다. ‘원더랜드’ 서비스 속 언제나 밝고 따뜻한 태주와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후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운 태주, 1인 2역을 소화한 그다.
“AI 태주는 행복한 시간들을 기반해 구현된 인물이라 활동적이고, 활발하고, 이상적인 밝은 인물로 즐겁게 연기했어요. 그래서 ‘나는 AI야’라고 인지하고 연기하진 않았죠. 현실로 돌아온 태주는 감독님이 이상하게 보였으면 한다고 하셨어요. 의식불명 상태에서 깨어나 괴리감을 느꼈을 것이고,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떤 사람이지? AI 태주가 진짜인지, 내가 진짜인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끊임없이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정인은 사고로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남자친구 태주가 그리워 ‘원더랜드’에서 우주인으로 복원된 태주와 영상통화를 이어간다. 두 사람의 서사는 함께 찍은 사진과 영상 등으로 짧게 설명된다.
“처음 시나리오에서도 정인, 태주의 앞선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았어요. 정인과 태주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싶었죠. 정인과 태주는 연인의 이야기다 보니 어느 정도 관계일까, 연인이기에 서비스를 신청했을까 고민했을 때 이 친구들은 서로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고등학생 때 만나 사랑을 시작하면서 서로에게 가족이었구나 생각하고, 연기하려 표현했어요.”
영화는 ‘원더랜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로 그려진다. 각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 변화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 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가상 세계, 인공지능을 가까운 일상처럼 받아들이고,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게 만든다.
“저는 ‘원더랜드’가 이상하면서 이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생명과학기술, 윤리의식, 이런 것들을 더 고민해보게 되고 생각해보게 됐죠. 어떤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가,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 좋았어요. ‘원더랜드’가 이 시기에 개봉하게 되어 더 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박보검은 ‘원더랜드’ 개봉을 시작으로 JTBC 드라마 ‘굿보이’,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등 차기작으로 대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앞으로 만날 작품과 캐릭터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군대를 다녀온 이후 하고 싶은 작품, 장르, 역할이 더 다양해졌어요. 어릴 때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나 자신을 바라보게 되고, 다른 사람의 시선도 생각하며 장르와 역할에 대한 폭이 넓어지더라고요.”
전역 후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기 전까지 보냈던 시간들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그전에는 저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더 신경 썼어요. 상대방의 마음을 신경 쓰면 제가 더 편하더라고요. ‘이 사람이 편하면 내가 불편해도 괜찮아’란 생각이었어요. 그러다 지금까지 나 자신을 챙긴다고 했지만 온전하게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았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족, 팬,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이 시선을 확실히 돌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이 충분했나? 싶었어요. 군대는 어떻게 보면 충전의 시간이었어요. 군대에 갔다 와서 뮤지컬도 도전했는데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러면서 대중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 영향을 주는 사람과 일하면 힘을 많이 받잖아요. 되고 싶은 사람, 하고 싶은 사람이 결국 ‘내’가 되고 싶더라고요. 그 마음을 변치 않으려고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더블랙레이블,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