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주년 '영웅', 역사적 순간을 더 생생하게…여전히 묵직한 울림[무대 SHOUT]
- 입력 2024. 06.14. 09:3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나라를 위해 싸운 우리 과연 누가 죄인인가" 온 몸에 전율이 쫙 돋는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일제를 향한 날카로운 일침을 가하는 안중근 의사와 동지들의 강인한 기개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15년이 흐른 뒤에도 뮤지컬 '영웅'의 대표 넘버 '누가 죄인인가'는 여전히 가슴 속 깊이 무언가를 들끓게 만든다.
영웅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의 마스터피스로 불리는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1909년 10월 26일)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탄생한 작품이다. 안중근 의사의 서거 직전 마지막 1년을 그려 독립투사들의 꺾이지 않는 의지와 안중근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그린다.
안중근 의사 의거 115주년을 맞이하는 이번 15주년 기념 공연은 총 62명의 배우와 22명의 오케스트라가 참여해 역대 '영웅' 중 최대 프로덕션을 자랑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지난 9번째 시즌 안중근 역으로 활약했던 정성화, 양준모, 민우혁이 모두 합류해 의미를 더했다.
그중에서도 2009년 초연부터 안중근 역으로 참여한 정성화는 이번 시즌까지 총 10번의 시즌 중 무려 8번의 시즌을 함께하며 작품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뮤지컬부터 영화까지 정성화는 '영웅'의 산 증인이다. 그는 개막을 앞두고 "15년을 했지만 이번에도 새로운 마음으로 임했다"라며 "안중근 의사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더 담아낼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시즌을 본 관객이라도 이번 시즌은 새롭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의 말은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다시 한번 '안중근'으로 분한 정성화는 진정성 있는 연기와 묵직한 카리스마로,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을 내뿜는다. 정성화의 '영웅'이 15년 간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완벽하게 증명하는 시즌이다.
'누가 죄인인가' 외에도 관객들을 순식간에 안중근의 시대로 데려가는 주옥 같은 넘버들이 포진해있다. 그 중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흔들었던 넘버는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가 투옥된 아들을 위해 수의를 지으며 부르는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와 두려움을 이겨내고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해 조국의 독립을 이루겠다는 안중근의 강인한 다짐이 느껴지는 '십자가 앞에서'다. 두 넘버에서 거의 모든 관객들이 눈물을 흘린다. 묵직한 공기가 감도는 공연장 안이 훌쩍거리는 소리들로 가득찬다.
영화 '영웅'를 관람한 후 처음으로 뮤지컬을 접한 관객이라면 같지만 다른 두 작품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무엇보다 뮤지컬은 무대 디자인이 탁월하고 연출의 힘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그 중에서도 기차신은 이 작품의 백미다. 흩날리는 눈발 속을 달리는 기차는 영화에서 담지 못했던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곳곳에 배치한 유머코드는 다소 극의 몰입을 방해했던 영화와 달리 묵직한 공기를 적절하게 환기해주어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릴렉스함을 선사한다.
다만 '영웅'에서 독립군과 안중근 의사를 돕는 소녀 링링 역으로 캐스팅 돼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 위키미키 최유정의 가창력과 연기력에 부족한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영웅'은 오는 8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에이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