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윌 "제 선택 녹아있는 앨범…성과보단 좋은 평가 듣고 싶어" [인터뷰]
입력 2024. 06.21. 08:00:00

케이윌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케이윌이 6년 만에 신보로 돌아왔다. 긴 세월 사이 음반 시장은 많이 바뀌었고, 이는 곧 고민이 됐다. 하지만 케이윌은 성과보다 성장에 집중했고, 결국 가장 '케이윌스러운' 결과물을 내놓게 됐다.

케이윌은 최근 미니 7집 '올 더 웨이(All The Way)' 발매를 앞두고 셀럽미디어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6년이라는 공백이 있었지만, 사실 앨범을 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2년 전이었다. 케이윌은 예상보다 준비 시간이 길어졌다며 "컴백을 더 미루고 싶지 않았다. 발매 시기에 대해서도 고민은 많았는데, 사실 이전에 '눈물이 뚝뚝'이라는 곡이 봄에 나왔었다. 그래서 계절감이 전혀 신경이 안 쓰이진 않았던 건 아니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 싶었다. 덥기는 하지만 곧 장마도 있으니 조만간 또 비 소식이 있지 않을까 해서 그쯤으로 날짜를 잡아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앨범을 내려면 어느 정도 준비 기간이 있기 마련인데, 2018년에 앨범을 내고 한 1~2년 지나고 팬데믹이 왔다. 때마침 당시에 열심히 하다가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공교롭게 시기가 맞아 떨어졌다"면서 "사실 그때 막연히 꿈꾸던 해외에 나가서 잠시 살아보려 했는데, 팬데믹이 터져서 해외는 못 나가는 애매한 상황이 됐다. 그때 뭘 할지 고민하던 중에 최근에도 올랐던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 초연 제안이 왔었다. 무대에서 아코디언과 피아노 연주를 해야 해서 정말 연습을 많이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6년이 지난 것 같다.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었다. 계속해서 준비를 해오면서 '이번 가을에는 내자', '다음 봄에는 내자' 하다가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을 내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흘러 고민도 정말 많았다. 케이윌은 "사실 앨범을 내는 경우가 요새는 많지 않아서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저도 가볍게 싱글을 내볼까 했는데, 회사 측에서 오랜만에 나오는 거니까 제대로 된 앨범을 내는 게 좋지 않겠냐고 했다. 규모도 그렇고, 예산도 그렇고, 사실 회사에서 제안하기 쉽지 않은 일이어서 고마웠다"며 "고민을 오래 하면서 앨범을 준비하다 보니 더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던 것 같다. 나중에는 고민 끝에 실마리를 찾아서 이렇게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가졌고, 나름의 확신을 가지면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케이윌 미니 7집 '올 더 웨이(All The Way)'는 '나'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 앨범에서 케이윌이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선택이었다.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자신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목표로 하나하나 고민했다.

"사실 제가 보컬리스트, 아티스트로 불리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저도 결국 시스템 안에서 성장한 가수다. 그동안은 다른 회사 내의 전문가들에게 맡겼기 때문에 뭔가를 결정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어쨌든 제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제가 선택한 실패라고 생각했다. 나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이 나의 행보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동안은 어떤 노래를 할지 먼저 고민했다면, 이번에는 나는 왜 앨범을 만들어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생각하면서 앨범을 만들게 됐다."

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온 이번 앨범은 인간이 관계를 형성하는 그 과정의 설렘, 슬픔, 기대 등을 단계적으로 그려낸다. 여섯 개의 트랙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쌓고 새롭게 정립되는 감정들을 담아냈다.

"저는 어떠한 관계에서 기쁨이 생기고, 상처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 이야기를 앨범에 담아보고 싶었다. 관계는 결국 '나'로부터 시작하니까 첫 곡은 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으면 했다. 두 번째에서는 나로 인해 시작되는 관계의 설렘이, 그 다음에는 그 관계로부터 오는 기쁨, 안타까움, 슬픔이 그려진다. 마지막 곡으로는 관계가 끝났을 때엔 혼자가 됐지만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에 대한 설렘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타이틀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는 과장되지 않은 솔직함, 오랜 시간 동안 변치 않는 그의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케이윌표 이별 노래다. 특히 가수 겸 작곡가인 윤상의 서정적인 사운드에 작사가 김이나의 이별 감성이 집약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타이틀에서는 관계가 소멸되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 윤상 선배님과 함께 작업한다는 건 정말 조심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예전부터 꼭 한번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나눴는데, 정말 편하게 잘 받아주셨다. 윤상이라는 컬러의 곡을 한번 입어보고 싶었다. 사실 요즘 밝은 노래가 많고, 이런 노래가 많이 없어서 더욱 재미있었다."



또한 케이윌은 최근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와의 동행을 이어간다는 소식을 전해오기도 했다. 케이윌은 스타쉽의 설립부터 함께한 창립 멤버로 지난 2007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17년 째 끈끈한 의리를 이어오고 있다.

"사실 재계약을 하면서 다른 고민을 크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처음 재계약을 했을 때가 생각이 많이 났다. 사실 그때만 해도 회사가 크지 않았는데, 이 작은 회사에서 직원들도 설득하지 못하는 내가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싶더라. 그래서 회사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름 대표님과의 의리도 지키고, 면도 세워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에서 하게 됐는데 시간이 정말 빨리 간 것 같다. 사실 준비 기간까지 하면 거의 20년이 돼서 놀랍다. 결국 저도 처음에 계약할 당시 이 회사를 선택한 건데 그 당시에도 앞으로 성장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걸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한 회사에 붙어있게 된 것 같다."

오랜 시간 스타쉽과 믿음으로 함께 해온 케이윌은 이제 대중들에게 믿음을 주는 아티스트가 됐다. 여전히 예전 노래들이 사랑 받고, 그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제가 어렸을 땐 내가 가수가 된다고 해도 이렇게 오래 할 수 있을지는 짐작을 못 했다. 지나고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게다가 제가 어린 나이에 데뷔한 것도 아니라서 이렇게 오래 활동하는 게 놀랍기도 하다.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잘 버텨왔다는 생각이다. 탄탄대로를 달려온 것은 아니고, 힘든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들을 열심히 버틴 것 같다. 큰 숙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니 어떤 때는 학교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학교를 그만두지 않고 평생 공부해야겠다."

자신의 노력이 오롯이 들어간 앨범이지만, 성과보다는 발매 자체에 의미를 두겠다는 그다. 케이윌은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그리고 곡 하나하나 프로듀서를 섭외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준비 과정에 저의 선택이 많이 녹아있다. 그 자체만으로 제게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평가를 주실지도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많이 담겨있어서 성과보다 좋은 평가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더 앞서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번에 함께 작업하던 중, 뮤지가 내게 왜 싱글이 아닌 앨범을 내냐고 묻더라. 만약에 내고서 성과가 안 좋으면 부담이 더 커지면서 다음 앨범까지 또 6년이 걸리는 게 아니냐고 묻는데, 그 순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 조금 멍해지더라. 결국은 앨범도 내고, 싱글도 내면 된다는 결론이다. 올해 안에 또 싱글을 내고, 그렇게 새로운 결과물을 계속 낼 예정이다. 미루고 싶지 않았다. 시기를 논하는 건 결국 성과를 기대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더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가을에는 더 좋은 가을 곡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다. 지금 나온 결과물들을 잘 보여드리고 싶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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