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가 사라졌다' 수호 "이건과 비슷한 점 많아…책임감 느꼈죠"[인터뷰]
입력 2024. 06.21. 08:00:00

수호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세자가 사라졌다'를 통해 첫 사극, 첫 주인공에 도전한 수호. 20부작이라는 긴 호흡 속에서 세자부터 폐서인, 왕까지 이건의 인생을 다채롭게 표현하며 자신의 연기적 가능성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난 16일 종영한 MBN 주말 미니시리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박철 김지수, 연출 김진만)는 탄탄대로의 삶을 살던 세자 이건이 세자빈이 될 여인 최명윤(홍예지)에게 보쌈 당하며 펼쳐지는 도주기를 그린 '조선판 미스터리 로맨스'다. 극 중 수호는 대비(명세빈)의 불륜을 목격해 위험에 빠지는 조선의 세자 이건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사극도 처음이었고, 제대로 합을 맞춘 액션도 처음이었어요. 또 20부작이다 보니까 한 인물의 모든 면모를 다 보여줄 수 있어서 정말 여한 없이 연기했고, 즐겼습니다."

수호에게 '세자가 사라졌다'는 큰 도전이었다. 첫 사극 연기를 하면서 수호는 톤을 잡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얘기했다.

"사극 톤을 잡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게 사극을 선택하는 데 가장 큰 부담이 아닐까 싶어요. 이 작품을 하기로 결정하고 2~3개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해외 공연을 다니면서 비행기에서 선배님들 작품 보면서 계속 따라 했어요. 영어 공부할 때 섀도잉(Shadowing)하듯 따라 하고, 제 대사도 해보고 하면서 수호만의 사극 톤을 창조하려고 노력했어요. '올빼미', '연인',' 옷소매 붉은 끝동', '고려거란전쟁' 등 최근 사극은 다 봤어요. 사극 톤도 예전보다 가벼워져서 최근 작품을 참고했어요."

나름대로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대중의 평가를 받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일. 특히 사극은 마니아층이 두껍기 때문에 평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고 밝혔다.

"요즘은 일반적인 반응보다는 팬분들 반응을 더 많이 보고 피드백을 하는 편이에요. 팬분들도 많이 성숙해지셔서 비판적으로 의견을 전달해 주시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사극이기 때문에 대중분들의 반응을 살폈어요. 사극 마니아분들이 분명히 계시기 때문에 어떤 코멘트를 주시나 궁금했죠. 방송하면서 계속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놓치고 있는 게 있다면 피드백하고 싶었어요. 다행히 드라마도 그렇고 저에 대한 평도 좋은 편이어서, 좀 더 자신을 믿고 했던 것 같아요.



이건이라는 캐릭터는 수호를 많이 닮았다. 이렇게 닮은 캐릭터가 완성되기까지 작가님의 노력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세자 이건은 정의로우면서 정이 많고 사람을 챙길 줄 아는 사람이에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죠.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워지고 가벼워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해요. 실제 저랑 비슷한 지점이 많은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작가님들이 첫 만남부터 제게 질문을 많이 하셨어요. 제가 얘기하게끔해서 제 말투나 성격을 알고 싶어 하셨어요. 또 엑소 멤버들과 함께한 리얼리티 예능을 보시면서 캐릭터와 저의 싱크로율을 맞춰가셨어요. '내가 술을 잘 마시는데 안 마실뿐이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실제로 제가 얘기했든 말거든요. 이런 걸 대사로 녹여주셨어요. 덕분에 편하고 즐겁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이건은 '세자'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국본으로서의 책임감, 나라와 백성을 위한 마음으로 가득 찬 인물인데. 그렇기 때문에 뻔할 수 있겠다는 걱정도 있었다고. 수호는 이건이 다른 인물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는 데서 해결책을 찾았다.

"이건은 한마디로 세자예요. 전형적인 세자 캐릭터죠. 처음에는 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상황들이 뻔한 상황들이 아니었고, 인물 관계에 따라서 달라지는 모습을 통해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어요. 궁에 있을 때랑 궁 밖에 있을 때가 다르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 매우 가까웠던 도성(김민규)이나 갑석(김설진)이랑 대화할 때, 대비와 최상록(김주헌)과 대화할 때 관계를 더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세자로서 캐릭터는 가져가되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표현했어요."

또 수호는 '세자가 사라졌다'로 처음 주인공을 맡았는데. 그 소감을 물었다. 그는 의연하게 "큰 차이가 없다"라고 대답했다.

"작은 역할이나 큰 역할이나 저한테 의미는 똑같아요. 제가 아닌 사람을 연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부담스럽죠. 다만 표면적으로 '세자가 사라졌다'는 주인공이고 첫 번째로 이름이 올라와 있으니까, 세자가 가진 책임감만큼 이 드라마와 제작진, 방송국에 대한 모든 부담을 가졌던 것 같아요. 전작 '힙하게'를 함께 했던 배우분들을 비롯해 주변 관계자분들이 응원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세자가 사라졌다'는 1회 전국 기준 1.5%로 시작해 마지막 회 5.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수호는 "매회 채찍질과 당근을 먹은 느낌 "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스스로에 대한 기반을 다지게 한 작품인 것 같아요. 앨범 작업을 할 때도 그렇고 작품 할 때도 그렇고 당시에는 아쉬움을 못 느끼는 편이에요. 후련하고 만족스럽게 끝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한결 가벼운 마음이죠. 모든 장면을 몰입해서 찍었기 때문에 놓친 게 없는지 긴장하면서 방송을 보긴 했어요. 전 항상 다음 작품 시작하기 전에 전작을 모니터링 하는데, 그때는 아쉬움이나, 저의 부족함이 느껴질 것 같아요."

2016년 영화 '글로리데이'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수호. 9년 차치고 다작은 아니지만, 수호는 천천히 그리고 공고히 자신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연기는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재밌는 작업이에요. 가수로서는 프로듀싱도 하고, 작사 작곡을 통해 제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노력을 한다는 차이가 있죠. 그래서 연기를 할 때 부담감, 책임감이 더 큰 것 같아요. 노래를 할 때는 음정도 바꿔도 되고 가사도 바꿔 부를 수 있겠지만, 연기할 때는 작가님이 쓰고 감독이 담아낸 인물에 최대한 몰입해서 온전히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의 눈빛과 말에서 연기에 대한 신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수호는 "'이 친구가 엑소 수호였어?' 할 정도로 새로운 캐릭터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특정 선배님 롤모델로 삼아 연기하진 않았어요. 다만 볼 때마다 새로운 배우였으면 좋겠는 바람이에요. 어떤 작품이든 다 해보고 싶고 욕심이 나요. 이번에 침통을 들고 수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범죄 수사물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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