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핸섬가이즈’ 이성민 “선 팍팍 넘는 영화, 묘한 해방감 생겼죠” [인터뷰]
- 입력 2024. 06.23. 09: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필모 사상 가장 파격적이다. 진중하고 정의로운 캐릭터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성민이 이번에는 새침하고 부끄러움 많은 터프가이로 분했다.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를 통해 역대급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핸섬가이즈' 이성민 인터뷰
‘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과 상구가 하필이면 귀신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최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후 호평을 받고 있다.
“재밌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 만들어졌더라고요. 끝나고 감독님에게 찐한 악수를 했어요. CG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선을 팍팍 넘어가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잘 이끌어 내서 좋았죠. 영화를 보면서도 ‘감독님은 다 계산이 있었구나’ 싶었죠. 우연히 일어난 사건들임에도 포석이 있었구나, 감독님에게 ‘오~ 대단한데’라고 했어요. 여러 모로 만족이 높은 작품이에요.”
남동협 감독은 영화 ‘상류사회’ ‘머니백’ ‘티끌모아 로맨스’ ‘베스트셀러’의 조감독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연출력을 탄탄히 다져왔다. 다년간 다수의 작품으로 쌓아 올린 연출력은 ‘핸섬가이즈’를 통해 확실하게 보여줘 깊은 인상을 남길 전망이다.
“조감독을 오래하면서 쌓인 경험일 거예요. 얼마나 연출을 하고 싶었겠어요. ‘역시 감독은 감독이구나’ 생각했죠. 우리가 생각하는 건 캐릭터, 신 만인데 전체를 다 관장하는 건 감독의 힘이구나 싶었어요. 그게 신인이든, 연륜이 많은 감독이든, 감독이란 존재는 역시 배우를 뛰어넘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이성민이 연기한 재필은 험상궂은 외모와 달리 새침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터프가이로 구릿빛 피부와 언밸런스한 꽁지머리 헤어스타일의 파격적인 비주얼이 돋보인다. 특히 ‘아기 배’처럼 뽀얀 속살을 과감하게 노출하는 신은 참을 수 없는 웃음을 유발한다.
“배는 분장한 게 아니었어요. 저의 진짜 배였죠. 검게 탄 분장은 외모를 거칠게 표현하다 보니까 그렇게 했죠. 두 캐릭터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속은 하얗게 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어 과감하게 하얀 속살을 보여주자 싶었어요. 재필은 하얀 속살처럼 속마음이 하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선입견을 가진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인물이라 생각했죠. 그런 따뜻한 속마음이 외모와 다르게 표현됐으면 했어요. 세련되지 못한, 고급스럽게 표현을 못할 뿐이지 거친 언어, 표정과 다르게 속이 뱃살처럼 하얀 인물이었으면 했죠.”
‘핸섬가이즈’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로 코미디를 기반으로 호러가 더해진 복합장르다. 재필과 상구를 필두로 의도치 않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코미디부터 드림하우스 지하실에 봉인된 악령이 깨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호러까지 극강의 밸런스를 이룬다.
“코미디는 웃겨야 해요. 관객이 즐거워해야하는데 가장 견제하는 건 우리가 즐겁다고 관객이 즐거운 건 아니잖아요. 그 지점 때문에 여러 버전의 연기를 해야 했어요. 현장에서는 즐거웠는데 스크린으로 보면 아닌 경우가 있으니 코미디 할 땐 고민이 돼요. 그런 지점 때문에 여러 버전의 연기를 할 수 있고, 과감한 연기도 하고, 즉흥적인 연기도 했죠. 즐거운 작업임은 분명해요.”
틀을 깨는 대사도 인상적이다. 슬랩스틱 연기도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이 점이 ‘핸섬가이즈’에 빠져들게 만드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두 인물이 가진 선입견을 그대로 유지해 와서 틀어버리자 싶었어요. 갑자기 방향을 틀어버리는 것들이 이 영화에 있는 것 같았죠. 감독님이 잘 하셨다고 생각해요. 예상할 수 있는 것에서 갑자기 벗어나는 건 저희 영화의 매력이자 특징이죠. 감독님이 저에게 칭찬해주신 건 허벅지가 찔렸을 때 혀를 내미는 신이었어요. 그렇게 연기할 줄 몰랐다고 하셨죠. 저도 보면서 ‘미친 거 아니야?’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게 코미디 연기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원작은 캐나다 B급 슬래셔 코미디 영화 ‘터커 & 데일 Vs 이블’이다. 원작의 핵심 줄거리는 가지고 오지만 악령이라는 오컬트 요소를 추가했다. 그동안 무게감 있는 장르와 캐릭터에 주로 출연했던 이성민이 이 작품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고편이 공개되고 나서 주변 배우 동료들이 자기들도 이련 영화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연기보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로운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게 배우들의 감추어진 호기심인 것 같아요. 그런 지점이 저에게도 발동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해왔던 것과 다른 결의 연기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작품을 하게 됐죠.”
최근 극장에서는 한국형 코미디 작품을 보기가 힘들었던 터. 이에 ‘핸섬가이즈’의 개봉은 더욱 반갑게 다가온다.
“잘 된다면 ‘핸섬가이즈’ 2편을 하고 싶어요. 촬영도 너무 재밌었죠. 그런 외모를 하고, 그런 옷을 입고 있을 때 묘한 해방감이 생겨요. 아무 곳에나 앉아도 되거든요. 하하. 그동안 안 했던 류의 연기였는데 연극할 땐 이런 류의 연극을 많이 했었어요. 이런 식의 코미디 영화, 연기를 더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죠.”
‘핸섬가이즈’는 오는 2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개봉 당일부터 개봉 1주차 주말, 2주차 주말 무대인사 및 GV 진행을 확정하며 관객과 가까이서 소통할 예정이다.
“그동안 봐왔던 저의 연기와 다른 재미가 있어요. 예상할 수 없는 전개, 그 지점이 이 영화의 큰 미덕이죠. 극장 나설 때 짜증나지 않고, 유쾌하게 나서는 영화라 생각해요. 홍보도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하죠.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 하는 영화가 됐으면,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줄 수 있는 영화로 남았으면 해요. 영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으면 좋겠고요. 많은 관객이 찾았으면 합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NE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