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엄마는 짜장면이 싫다고 했는데 뉴진스 민 대표는?
입력 2024. 06.25. 14:44:38

민희진 대표

[유진모 칼럼] 걸 그룹 뉴진스를 상대로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과 회칼 사진이 등장했다. 누리꾼 A 씨는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뉴진스 콘서트 열면 쓰려고 샀어. 뉴진스 밴에서 내리면 한 대씩 놔 주려고.'라는 글과 회칼 사진을 온라인에 업로드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 사진은 한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칼 이미지를 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글을 올린 이가 실제 범행을 계획했는지의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위험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 뉴진스의 팬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복수의 팬들이 자신들의 SNS에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공권력에 도움을 청했음을 알렸다. 또 어떤 팬은 뉴진스 소속사인 어도어에도 제보했다고 알렸다. 한 팬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SNS에 "보안을 강화해 달라."라는 DM(쪽지)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 팬은 민 대표가 "감사합니다."라고 답한 내용도 갈무리해 업로드했다. K팝 아이돌 스타에 대한 칼부림 협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아이브의 장원영을 상대로 한 신변 위협 글이 올라왔다. 에스파 윈터는 지난해 9월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심지어 하이브라는 거대 재벌 기업을 이끄는 총수 방시혁도 누군가에게 사옥 앞에서 칼로 공격을 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급하게 조치를 취했다. 뉴진스를 칼로 '한 대씩 놔 주겠다.'라는 무시무시한 글이 공개된 지 이틀이 지났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뉴진스 팬들은 자지러지듯 놀라 경찰에 도움을 청했고, 민 대표에게도 주의하라는 조언을 전했다. 그런데 평소 뉴진스의 엄마를 자청했고, 최근 두 차례의 기자 회견을 통해 세상에서 뉴진스를 가장 사랑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던 민 대표는 정작 아무런 소식이 없다.

경찰에 강력한 수사를 요청하는 협조를 구했다거나, 뉴진스 신변 보호를 위해 보안 인력 등 시스템을 강화하였다거나, 뉴진스 개개인에게 어떤 주의를 당부했다는 등 후속 조치의 움직임을 보여 주지 않고 있다. 혹시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애정 전선에 변화가 생긴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무슨 남모를 속사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

세계 최강국이라는 미국의 대통령 중 링컨과 케네디가 자국 내에서 암살당했다. 요즘 시대라고 크게 다를 바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6년 지방 선거 때 거리 유세를 하다 면도칼 테러를 당한 바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얼마 전 괴한에게 흉기로 목을 찔리는 아찔한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정치의 선두에 선 사람들도 이런 갑작스러운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는 한다. 역시 이미지로 멱고살아야 하는 연예인, 특히 물리적 능력이 약하고 청소년 팬이 압도적인 걸 그룹 멤버들은 능수능란한 보디 가드를 대동하지 않는 한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민 대표의 '뉴진스 엄마'라는 별명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붙은 것이지만 민 대표는 단 한 번도 그 별명을 부인한 적이 없다. 민 대표와 뉴진스 멤버들은 절대 모녀 관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오히려 민 대표는 더욱 즐겼을지도 모른다. 그런 평소의 태도와 이번의 대응은 어쩐지 아귀가 안 맞아 보인다.

문명과 과학과 경제가 첨단으로 갈수록 인간의 심리와 내면도 점점 더 복잡다단해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쩌면 언젠가는 AI가 인간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 적지 않은 현대인들의 의식일 정도이니 사람 자체는 오죽 복잡할까?

그래서 과거에는 흔치 않았던 소시오패스를 소재로 한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이 넘쳐흐르고 실제 사회적으로도 그런 사람들이 종종 뉴스를 장식하고는 한다. 뉴진스 협박범을 단순한 장난이나 순간적 착각으로 쉽게 넘겨 버리기 만만치 않은 이유이다.

뉴진스라는 글로벌한 상품을 떠나 아직 어린 소녀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발생 확률이 아무리 미미한 위험일지라도 예민하게 대응하고 거창하게 대비할 필요는 차고도 넘친다. 그게 엄마, 소속사, 소속사 대표가 해야 할 중요한 일 중에서도 선두의 일이다.

동물에게 선천적으로 성욕이 존재하는 이유는 성행위 자체가 인생에서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번식으로 자신의 DNA를 지속시키려는 본능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각 개체는 자신의 생이 짧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 두려움과 아쉬움을 해소할 가장 현명한 방편으로 번식을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아무리 효성이 높다고 할지라도 평균적으로 부모의 내리사랑을 능가하지는 못한다. 현대에는 더욱 그렇다. 그에 비해 부모의 사랑은 맹목적이다. 자식을 자신보다 더 아끼는 게 당연하다. god의 '어머니'가 짜장면이 싫다고 거짓말한 이유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식이 위험에 처할 경우 자식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아니, 준비가 아니라 그냥 본능이다. 만약 뉴진스에게 진짜 '한칼'이 들어온다면 민 대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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