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구교환 논스톱 추격전, ‘탈주’ [씨네리뷰]
입력 2024. 07.03. 07:00:00

'탈주'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우회하지 않는다. 오로지 직진하는 쾌감만 있을 뿐.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의 이야기다.

군사분계선 인근 북한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두고 있는 말년 중사 임규남(이제훈). 제대해 봐야 자기 삶을 선택할 수 없는 북을 벗어나, 실패할지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해 볼 자유가 있는 남의로의 탈주를 준비한다.

모두가 잠든 새벽, 규남은 철조망을 넘고 비무장지대를 누비며 지뢰가 있는 곳을 표시한 지도를 만들어 나간다. 그러나 규남의 탈주 계획을 눈치 챈 하급병사 김동혁(홍사빈)은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한다. 규남에게 거절당한 동혁은 먼저 탈주를 시도하고, 말리려던 규남까지 졸지에 탈부졍으로 체포된다.

탈주병 조사를 위해 부대로 온 보위부 소좌 리현상(구교환). 현상은 러시아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현재는 유능한 장교의 삶을 살고 있다. 탈주병 발생에 대한 상황 파악을 위해 규남의 부대로 온 그는 어린 시절 알고 지낸 규남을 보호해 준다. 허나 규남이 본격 탈출을 감행하자, 현상은 물러설 수 없는 추격을 시작한다.



모두가 원하던 만남이다. 배우 이제훈, 구교환의 조합이라니. 두 사람이 ‘탈주’로 만남이 성사될 수 있었던 건, 이제훈이 2021년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구교환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면서다.

먼저 규남 역으로 캐스팅된 이제훈은 뛰고, 구르고, 물과 늪에 빠지고, 차가 뒤집히고, 지뢰밭을 달리는 등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을 선보인다. 특히 잘 먹지 못하고, 계속 노동하고, 질주하는 자의 ‘마른 장작’ 같은 날렵한 몸을 만들기 위해 극단적인 식단 조절도 하는 등 캐릭터 그 자체로 분했다.

규남을 추격하는 현상 역의 구교환은 유머와 냉소, 잔혹함과 천진함을 오가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집요하고 무자비한 추격자의 모습은 광기 어린 연기로 표현돼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선우민 역으로 특별출연한 송강과 그리는 찐득한 브로맨스 또한 관전 포인트다.

‘탈주’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과 웨이브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를 선보였던 이종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94분이라는 다소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영화는 시작부터 마직까지 무섭게 질주한다. 강력한 서스펜스로 몰입을 높인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뚜렷하다. 사회가 정한 행복의 기준이 아닌, 나의 행복을 위한 나만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시되는 분위기 속 규남이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고자 내달리는 이야기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내일이 분명한 규남의 탈주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모두에게 힘 있게 다가갈 것이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오늘(3일) 개봉. 러닝타임은 94분. 12세이상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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