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닝썬 약물 성폭행 사건, 5년째 수사 ‘오리무중’ [‘PD수첩’ 종합]
- 입력 2024. 07.03. 07:3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버닝썬에서 발생한 ‘GHB 약물 성폭행 사건’. 그러나 강남경찰서는 왜 성폭력 가해자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걸까.
'PD수첩'
지난 2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버닝썬: 우리가 놓친 이야기’ 편이 방송됐다.
버닝썬 실체와 함께 물뽕의 실체도 드러났다. ‘작업용 약물’ ‘강간용 약물’이라 불리는 이 물뽕은 하루 만에 몸 밖으로 배출돼 증거로 남기긴 어렵다.
정신을 잃은 민정 씨가 눈을 떴을 땐 호텔방이었다고. 놀란 민정 씨가 호텔방을 나가려 하자 태국 남성은 그녀의 목을 조르며 폭행했다.
다음 날 민정 씨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태국 남성은 조사를 마친 다음 날 자국으로 떠났다. 심지어 태국 남성의 휴대전화에는 민정 씨를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이 여러 장 있었음에도 아무 제지 없이 자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차바노스 라타쿨. 태국에서 ‘하이쏘 밥’으로 불리는 그는 유명 정치인 집안 출신이자 재력가로 통한다. 민정 씨는 “당시 변호사들에게 ‘이 사건을 맡기에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해자가 되게 재력가라 했고, 갑자기 버닝썬 사건으로 커지고, 엮여있다고 하니까 ‘규모가 큰 사건인 것 같다,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선 경찰의 수사 의지가 절실했지만 담당 수사관의 태도는 그렇지 않았다 민정 씨는 “피해자로 봐주지 않는 느낌이 강했다. ‘네가 좋아서 한 것 아니냐’라며 무혐의로 종결하려 했다”라고 전했다.
참고인 조사를 받은 지인 또한 “끝나고 나가려고 하는데 조사관이 ‘근데 언니도 좋아서 그 남자 따라간 거 아니냐’고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피해자가 아니라, 같이 놀았던 사람 마냥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경찰 수사가 더딘 상황, 차바노스 라타쿨은 태국의 방송에 출연해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정 씨는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자신의 피해를 알렸고, 가해자 처벌을 원했다. 이후 범죄자 인도 요청을 할 수 있는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민정 씨는 적색수배서를 들고 태국까지 찾아갔다. 인터폴까지 만났지만 소용없었다. 민정 씨는 “아예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있는 상황이더라”라고 황당해 했다.
2019년 6월 이후로 수사는 멈춘 상황이다. 약물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지 5년. 그럼에도 여태까지 그를 체포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우리나라 여성이 피해자인데 범죄인 인도 요청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떠났으니까 끝이냐? 세상에 그런 마약수사가 어디 있냐. 피해자가 한둘이 아닌데”라며 “그게 핵심이다. 누군가 그걸 끊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PD수첩'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