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삼촌' 변요한, 전부를 쏟아낸 연기 [인터뷰]
입력 2024. 07.05. 08:00:00

변요한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삼식이 삼촌'의 김산이 연설을 하며 눈을 반짝이는 모습과 배우 변요한이 '연기'를 이야기할 모습은 정말 닮아 있었다. 국가 재건이라는 목표를 향해 쉼 없이 움직였던 김산처럼, 변요한은 연기를 향한 열정으로 계속해서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각본·감독 신연식)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다.

'삼식이 삼촌'이 모두 공개된 뒤 변요한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되게 영광이었다. 정말 치열하게 찍었다.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짧지만 저에게는 배움의 시간이었고 버거움도 되게 많이 느꼈던 작품이었다. 최종화를 배우들끼리 같이 봤을 때에도 긴 말을 주고 받기보다는 따뜻하게 서로 손잡아 주면서 마무리를 잘 지은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삼식이 삼촌'은 송강호와 변요한이 '투톱'으로 이끌어 간 작품이었다. 무엇보다도 두 배우의 호흡이 중요시 여겨졌지만, 변요한의 생각은 달랐다.

"저는 '삼식이 삼촌'이 흔히 말하는 원톱, 투톱이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앙상블이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주인공이었고, 신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글을 쓰신 것 같다. 1960년대, 낭만과 격변의 시대에 모두가 있지 않았다면 그 시대를 표현할 수 없었다는 게 이 드라마의 포커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민도 부담도 다른 배우들과 함께 나눴다."



극 중 변요한은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온 뒤 끼니 걱정 없이 사는 부강한 나라를 꿈꾸는 김산을 연기했다. 김산은 삼식이 삼촌을 만나고서 계속해서 변화하는 인물이었다. 변요한은 신연식 감독의 글과 상대 배우들로부터 김산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신현식 감독님의 글에 답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사사로운 감정들이 결국 모든 사람들이 만드는 역사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오히려 작은 울타리보다 넓게 봤을 때 내가 갖고 있던 고민들이 풀리더라. 결론적으로는 혼자 고민하고 딜레마에 빠지지 않고, 상대를 봤을 때 풀리게 됐다. 상대 배우들을 만나고 눈을 마주했을 때, 그들도 저와 똑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어서 풀리는 감정들이 정말 많았다. 김산의 변환점이 어디인지는 드라마에 명확하게 나와있는 부분도 있지만, 계속 빌드업할 수 있었던 부분은 그 지점이었다."

그러면서 변요한은 자신이 계속해서 참고했던 신 감독의 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신 감독의 글을 '우물'이라고 표현했다.

"저는 신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고 존경한다. 지금도 신 감독님의 글이 기다려진다. 물론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만족, 불만족이 있듯 작품에도 아쉬움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작품이 완벽할 수 있나 싶지만, 저희의 팀워크와 작품 안에서 최선을 다 한 것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또 신 감독님 글은 정말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 같다. 표현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제가 거기에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제가 함부로 발을 못 들이겠는 아름다움도 있어서 우물 같다. 책을 보면 제가 이 작품을 어떻게 표현할지가 보인다. 그 정도로 정말 구체적으로 글을 쓰신다. 그래서 감독님의 글을 더 보고 알고 싶어졌다."



김산과 삼식이 삼촌은 애증의 관계에 가깝다. 같은 목표를 위해 손을 잡았지만, 그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충돌한다. 변요한은 김산과 삼식이 삼촌의 관계에 대해 "의심의 시작"이었다면서 "아버지 콤플렉스가 있는 김산에게 삼식이 삼촌은 아버지 같은 존재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눈물 날 것 같다. 엔딩을 찍을 땐 삼식이 삼촌이 죽은 뒤였는데, 그냥 보고 싶었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산과 삼식이 삼촌처럼 변요한도 송강호에 많이 의지하고 따랐다. 그는 송강호를 "평소에도 정말 존경하고 애정하는 선배님"이라고 말하며 "이번에 '삼식이 삼촌'을 찍으면서 선배님이 보여주는 현장에서의 태도에 굉장히 감동했다. 현장을 신성시하는 느낌이 있었다. 어떻게 30년 이상 선배님이 연기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거기서 찾을 수 있었다. 작게나마 와서 도와주셨던 분들에게도 찾아가서 격려하고 위로해 주시더라. 선배님은 현장에서도 '삼식이 삼촌'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이어 "정말 마법 같은 순간들이었다. 젊은 배우로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건 오랫동안 연기하면서 용기 있게 극복해나간 선배님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중에 저도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변요한은 목표를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던 김산과 많이 닮아 있다. 2011년 영화 '토요근무'로 데뷔한 변요한은 영화 '소셜포비아',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자산어보', '한산: 용의 출현', 그리고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미스터 션샤인'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쉼 없이 쌓아갔다.

김산이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였듯 변요한도 배우로서 쫓으려는 가치가 확실했다. 그는 "한 작품 한 작품 몸, 마음 사리지 않고 임하려 한다. 물론 제가 선택돼야만 할 수 있는 거지만,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다. 제가 차근차근 한계점에 부딪히게 돼도 조금씩 뛰어넘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힘들어 보일지 몰라도, 변요한은 이 과정을 계속해서 즐기고 있다. 그는 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제 감정을 낭비하고 싶다. 계속해서 뱉음으로써 제가 진짜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그거 아니면 제가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예전에는 저를 위해서 연기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저로 꽉 채우려고 했다. 이제는 정말 제가 갖고 있는 걸 다 쏟아내서 소통하고 싶다. 저의 약하고 빈약한 감정까지도 드러내서 표현하고 싶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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