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유작·칸 초청작 ‘탈출’, 마침내 대중 곁으로 [종합]
입력 2024. 07.08. 17:11:50

'탈출'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故 이선균의 유작 두 편이 올 여름 극장가에 걸린다. 첫 주자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였던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탈출’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김태곤 감독, 배우 주지훈, 김희원, 박희본, 김수안 등이 참석했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서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김태균 감독은 “극장개봉용 영화라 극장에서 개봉하는 게 당연했다. 재난스릴러로써 극장에서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TV로 보는 것보다 많이 체감을 느끼실 거라 생각한다”면서 “제가 좋아하는 류의 영화를 돌이켜보면 만들고 싶은 영화의 톤과 이야기는 일상적인 공간에 영화적인 이상한 요소가 작용했을 때 어떻게 변하고, 관객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까 질문을 많이 한다. 이 영화 역시 공항에 갈 때 항상 지나던 곳이 어떤 요소로 인해 변질되고, 위협감으로 다가왔을 때 관객들에게 얼마나 영화적으로 다가올까 만들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일상의 공간이 악몽의 현장으로, 친근한 존재인 개들이 위협의 대상으로 바뀐다. 주지훈은 “빠른 전개, 일상적인 곳, 캐릭터와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가 버무려져 긴장감과 스릴러로 다가왔다. 어느 정도 기능성을 가진 캐릭터라 생각해 연기하기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라고 했으며 김희원은 “되게 신선하고, 독특하다고 해야 할까. 꼭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단 저로부터 시작되는 일이라 마음에 들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박희본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재난을 어떻게 시각화할지 굉장히 궁금하면서 한편으로 기대됐다. 많은 캐릭터들이 사력을 다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사력을 다하면 어떤 느낌일까 스스로에게 궁금했다”라고 말했으며 김수안 또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너무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후루룩 읽혔다. 경민이의 용감한 모습이 저를 이끌었다”라고 전했다.

사건의 발단이 되는 짙은 안개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예고한다. 여기에 시시각각 덮쳐오는 연쇄 재난의 요소를 더해 마치 게임 스테이지처럼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다리 위에 고립된 이들이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 궁금증을 더한다.

김태곤 감독은 “관객들이 이 캐릭터에 몰입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초반에는 캐릭터들의 공감에 대한 구축을 해야지만 뒤편에 있어 사건들 역시 캐릭터에 몰입해서 긴장감 있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초반부터 재밌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마지막에 이들이 탈출하길 원하는 마음이 관객들도 공감되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탈출’은 개봉 전,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난 바. 김태곤 감독은 “영광스럽게도 모든 감독들의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는 곳에 상영을 할 수 있게 됐다. 관객들과 처음으로 호흡하며 영화를 봤다. 저와 제작사, 스태프 모두 조금만 더하면 완성도가 높을 것 같더라. 그 기대심을 충족하기 위해 후반작업을 해오고 있었다”라며 “개봉 시점을 논의하다 이제 개봉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탈출’을 위해 한국영화를 이끌어 온 최고의 제작진들이 뭉쳤다. ‘신과함께’ 시리즈, ‘더 문’으로 높은 퀄리티의 기술력을 선보여온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은 것. 여기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기생충’ ‘곡성’ 등의 홍경표 촬영감독과 ‘부산행’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 박주석 작가가 공동으로 각본에 참여했으며 ‘승리호’ ‘신과함께’ 시리즈 등 국내 최고의 VFX 회사 덱스터 스튜디오가 최첨단 CG기술을 발휘했다.

주지훈은 “실제 다리를 옮겨놓은 세트장 규모였다. 연기자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도움 되고, 감사한 일”이라며 “급박하게 달려가는 장면도 짧게 찍어 붙일 수 있지만, 50M, 100M 거리에서 실제로 뛸 수 있어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아도 저절로 집중되는 감사한 현장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희원 역시 “세트에다가 아스팔트를 깔고 다리를 지을지 몰랐다. 이 영화 찍기 전, 대교를 걸어 가봤다. 가도가도 끝이 없더라. 이 세트도 가도가도 끝이 없는 느낌을 받았다. 그 공간에 섰을 때 그 마음이 되는 연기 도움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김태곤 감독은 “살아있는 개를 CG로 100% 구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조작된 개이고, 살상용으로 만들어진 개이기 때문에 영화적 허용 범위 안에서 위협성, 힘을 잘 분배해야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조금 과하거나 실제 개보단 더 위협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탈출’은 당초 지난해 연말 또는 올해 상반기 개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연배우인 故 이선균의 사망으로 개봉이 잠정 연기됐다.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아오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태곤 감독은 “선균이 형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영화를 준비할 때부터 현장에서도 그렇고, 대교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모든 장치들,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했다. 저도 놓쳤던 부분들을 선균이 형이 같이 머리 맞대면서 동선, 캐릭터의 감정 등에 굉장히 논의를 많이 했다. 요소 하나하나마다 질문과 답을 많이 하며 영화 전체적인 요소를 찾아갔다”라고 했다.

이선균과 극중 부녀로 호흡을 맞춘 김수안은 “이선균 선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경민이가 날카로운 말도 많이 하고, 자유분방하지 않나. 저도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풀어주셨다. 그 덕에 편안하고, 자유롭게 연기하며 현장에 임할 수 있었다”라며 고인을 떠올렸다.

‘탈출’은 오는 12일 극장 개봉될 예정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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