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션' 감독 "함께한 분들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인터뷰]
입력 2024. 07.11. 07:00:00

커넥션 감독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이 악의 커넥션을 깨부수고 화끈한 파이널을 완성했다. MBC 금토극에 밀려 주춤했던 SBS 금토극을 구한 귀한 작품이 됐다.

SBS 금토극의 구원투수가 된 '커넥션'(극본 이현, 연출 김문교) 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가 친구의 죽음을 단서로 20년간 이어진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 추적 서스펜스'드라마다. '검사내전’으로 탄탄한 필력을 자랑한 이현 작가와 '트롤리’를 통해 치밀한 연출력을 빛낸 김문교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매회 진실을 밝히는 사이다 연속탄 전개, 지성과 전미도 등 배우들의 열연, 몰입감 넘치는 연출 등은 작품의 인기 요인. 이에 힘입어 시청률도 마지막까지 고공행진했다. 지난 6일 방송된 '커넥션’14회는 닐슨 코리아 기준 수도권 14.8%, 전국 14.2%, 최고 17.1%로 자체 최고 기록을 새로 쓰는 동시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 1회부터 최종회까지 14회 연속 전 채널 미니시리즈 1위 자리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2049 시청률은 4.8%로 한 주간 방송된 전 채널, 전 프로그램 1위를 올킬했다.

'커넥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문교 감독은 최근 셀럽미디어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연출 포인트,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등 작품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커넥션' 김문교 감독 일문일답이다.



Q1. '커넥션' 시청자 호평 반응과 흥행에 대한 소감은?

A. 첫 방송이 나가고 한 달 반 정도,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덕분에 꽤 기분 좋은 고양감 속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한 분들 모두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 그 점이 가장 기쁘고 감사합니다. 작가님과 배우들은 물론이고 제작진 한 사람 한 사람이 최선을 다해줬습니다. '커넥션'은 촬영부터 방송까지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던 탓에 육체적으로 고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도 쉽고 편한 길 대신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아줬던 배우, 제작진들에게 자주 놀라고 자극받았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저희 동료들의 노력을 알아주실 때마다 짜릿하고 행복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Q2. '커넥션' 연출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A. '커넥션' 대본이 가진 매력을 TV라는 매체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마약이나 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를 어느 정도의 수위로 표현해야할지, 또 정교하게 설계된 이야기를 어느 정도 친절한 방식으로 설명할지에 대해 자주 고민했습니다. 상황 자체는 자극적으로 만들되 적게 보여주자, 때로 세련되어 보이지 않더라도 최대한 이야기의 전체를 이해하게 하자, 라는 결론에 닿기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 고민해주셨습니다. 어쩌면 훌륭한 동료들의 좋은 의견을 잘 받아들이려고 애쓴 것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Q3. 지성-전미도-권율-김경남-정순원-정유민-차엽-이강욱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A. 이렇게 잘하는 사람이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이렇게 성격도 좋다고? 커넥션에 출연한 배우들의 공통점은 딱 이 세 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예술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 행복했고, 그 훌륭함이 행여 저의 실수로 소실될까 불안했습니다. 대본에 대해, 연기에 대해, 예술에 대해, 나아가 인간에 대해 정말 깊은 이해를 가진 분들의 동료로 일할 수 있었단 점이 큰 영광이었습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고 감정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 현장에서 제가 느낀 감동에 대해 거의 표현을 못했습니다. 배우들의 의문에 대해서 명쾌하게 답변해주지 못한 순간도 꽤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 배우들은 항상 저를 믿고 제 선택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그땐 그 신뢰가 마냥 감사했고 아주 조금은 의아한 부분도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스스로의 심지가 굳은 분들이기 때문에 그 신뢰를 저에게도 나눠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커넥션'의 순간들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이들 덕에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단초를 찾은 것 같고, 그 성장을 보여줄 수 있도록 꼭 이 배우들과 다시 한 번 작업하고 싶습니다.

Q4. 배우들의 호연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고 이야기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가장 빛났던 '커넥션' 명장면들, 혹은 함께 작업하면서 가장 놀랐던 순간은

한 분 한 분의 연기에 놀란 순간도 무수히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촬영하면서 가장 즐겁고 경탄했던 순간들은 모두 배우들의 앙상블에서 온 것 같습니다. 재경이와 윤진이가 갖는 관계성이 있고, 그 둘 사이에 주송이 붙었을 때 생기는 화학 작용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태진이와 종수, 치현이가 서로 인정투쟁을 벌일 때마다 그 긴장감이 너무 짜릿했습니다. 그 두 그룹이 섞일 때마다 생기는 불편함이 또 흥미로웠습니다. 촬영 중간 중간 배우들이 서로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어주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Q5. '커넥션'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A. 조금 쑥스럽지만 '커넥션'이란 작품의 제작에 참여하는 동안, 그리고 시청자의 마음으로 다시 방송분을 보는 동안, 돌아간 황현산 문학평론가가 남긴 말 한 마디가 자주 생각났습니다. '시는, 패배를 말하는 시까지도, 패배주의에 반대한다.’는 문장입니다. '커넥션'은 인간이 인간에게 잔인하게 구는 장면이 꽤 나오기도 하고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자주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작품 속 인물의 말로가 대체로 좋지 않고, 우정이란 긍정적 가치의 이면을 자꾸 들춰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님이 이 대본을 통해 하고자 했던 일은 그 씁쓸하고 어두운 면을 짚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어두운 면 너머에서 인간이 지켜내야 할 무엇을 발견하는 데에 있었다고 믿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커넥션을 어둡고 쓸쓸한 드라마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둡고 씁쓸한 것들 사이에서 힘들게 건져낸 반짝이는 것의 가치를 함께 발견하고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Q6. 아직 '커넥션'을 접하지 못한 시청자들에게 '커넥션'을 꼭 봐야 하는 이유와 관전 포인트에 대해 말하자면

드라마에 필요한 요소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아는 맛인데도 보게 되는 종류의 드라마를 김치찌개 같다고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런 드라마를 정말 좋아하고 이 드라마가 그렇게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계속 작업해왔습니다. 어쩌면 이 드라마 역시 김치찌개 같은 맛을 기대하고 시작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성공한 김치찌개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야기 전개가 아주 시원시원하게 정리되고 넘어가지 않는 부분이 있고, 문제들이 사이다처럼 해결되거나 직관적으로 풀리진 않기도 합니다. 그 빠진 자리에 다른 재료들을 채워넣으려고 했습니다. 사이다처럼 문제를 풀어내는 대신, 사건이 덤벼오는 속도감과 그 사건에 부딪치는 인물의 기세로 시원함을 채우려고 했습니다. 김치찌개 드라마에 필수라는 코믹 씬의 배치나 빈도도 조금 다를 것이고, 가장 중요한 주인공들의 성격도 어딘가 조금 이상해 보일지 모릅니다. 이 드라마를 만든 저희는 '커넥션'이 가진 대중적인 요소들에 더해 그 '다름’도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익숙한 맛으로 시작하셨더라도, 조금은 다른 맛, 새로운 맛을 느껴주셨으면 좋겠고, 그 다름을 호감으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김치찌개 같은 드라마의 외연이 조금이라도 더 넓어진다면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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