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악역? '커넥션' 권율은 달랐다 [인터뷰]
입력 2024. 07.11. 15:55:20

권율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세 번째 검사 캐릭터, 그리고 잇따른 악역. 권율은 배우로서 이미지 소모, 고착화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커넥션'을 통해 기존과 차별화된 빌런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또 한 번 증명해냈다.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극본 이현, 연출 김문교)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가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중독추적서스펜스. 최종화는 지난 8일 수도권 14.8%, 전국 14.2%, 최고 17.1%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

"시청률이라는 게 단순히 너무 좋아하기엔 섣부른 지점이 있다. 배우들이 시청률에 신경 쓰거나 함몰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이 잘 나오는 건 감사하되 밸런스도 잘 지켜야 한다. 안 좋게 나오더라도 제가 어떻게 의지를 가지고 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지점이 아니다"

극 중 권율은 현실 분노 자아내는 안현지청 검사이자 이너써클의 브레인 ‘박태진’ 역으로 분했다. 극이 전개될수록 보는 이들의 화를 불러일으키는 선 넘은 빌런 연기로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을 펼쳤던 권율. 이번 작품을 통해 성공적인 캐릭터 변신을 이뤄냈지만, 잇따른 악역 연기에 배우로서 고민되는 지점도 많았다.

"악역 캐릭터가 처음은 아니었다. 악역에 대한 감정적, 이미지적인 소모에 대한 고민되는 지점들이 있었다. 박태진이라는 인물은 악역이지만 입체적인 부분이 제가 생각했던 우려를 제치고 도전할 만큼 좋은 캐릭터였다. 또 그런 지점들이 잘 보인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박태진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물이다. 이런 박태진을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을까. 권율은 박태진을 최대한 심플하게 해석하며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

"박태진은 모든 것에 진심이다. 이해관계에 있어서 자신의 욕망을 충족해 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차 없이 쳐버린다. 태진이가 치현(차엽)을 친구로 생각하지만 나보다는 못하고 계급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인물이라 생각하고 구축했다.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박태진은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이해관계에 의해 움직이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친구를 거리낌 없이 이용하며 소시오패스적 악행을 저지른 박태진은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권율은 그 신을 준비하면서 부담도 스트레스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 드라마에 엔딩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다보니 부담감이 컸다. 이밖에 스펙타클한 신도 많았지만, 박태진 인물로 몰입해서 산다는 나의 세계관 안에서는 중요한 신이었다. 박태진 캐릭터에 걸맞은 이별을 하고 싶었다. 지성과 대화도 많이 하고 몇 번의 수정 과정이 있었다. 너무 힘들더라. 죽음에 대한 의미보다는 내가 온전하게 내 역할을 했을 때 정상의(박근론)란 인물이 쏘는 한 방의 총에 허무하게 떠날 것인가에 집중하게 됐다. 연기의 톤앤매너가 그전 태진보다는 과감하고 도발적으로 올라가는 지점이 있었다"

‘커넥션’ 시청률 상승곡선의 일등 공신 중 하나는 누가 뭐라 해도 살신성인 정신을 빛낸 배우들의 열연이다. 권율을 비롯해 지성, 전미도, 차엽, 정유민 등 배우들 호연에 '연기 차력쇼'라는 말까지 나왔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면서 우리가 함께했다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감사한 현장이었다. 지성이 진두지휘하면서 소통하고 한 팀으로 현장을 겪은 게 배우 인생에 있어서 감명 깊은 작품이었다. 이런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10화에서 불륜 관계인 최지연(정유민) 목을 조르는 신을 초반에 찍었다. 박태진이 폭주 기관차처럼 가야 하는 신이라고 생각해서 준비해서 잘하고 싶었다. 이후 감독님께서 처음 보는 권율 얼굴이라 충격적이었다고 하시더라. 그 신이 나가고 나서 새로운 얼굴을 봤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하고 행복했다"


공교롭게도 동시 방영된 JTBC '놀아주는 여자'와 같은 검사 역할을 맡았다. 권율은 이미지 고착에 대한 두려운 지점도 있었지만 그 부분을 경계하고 연기하는 것이 배우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성공적인 캐릭터 변신을 이뤄낸 권율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법조계 캐릭터를 많이 연기 했는데 크게 신경은 쓰지 않는다. 연기가 똑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배우로서 두려운 지점이다. 잘 생각하고 연기하고 경계를 해야 하는 것이 나의 숙제다. 검사 역할이 또 올 수도 있지만 그 캐릭터가 다르다면 법조계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크게 거부감은 없다. 하나에 직업일 뿐, 함몰된다는 생각 안 한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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