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대신꿈' 이준영 "'코믹 연기는 큰 도전, 내려놓고 최선 다했다"[인터뷰]
- 입력 2024. 07.13. 08:3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다작의 아이콘' 배우 이준영이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를 통해 본격적인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지금껏 보여준 적 없던 얼굴을 또 한 번 대중들에게 드러낸 그다.
이준영
지난달 28일 전편 공개 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크리에이터 백미경, 극본 유자, 연출 김민경, 이하 '나대신꿈')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데렐라가 되기로 마음먹은 여자가 사랑 따위 믿지 않는 백마 탄 재벌 왕자를 만나 벌어지는 욕망 쟁취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다.
극 중 이준영은 미모와 능력, 재력까지 고루 갖춘 매력 넘치는 재벌 8세이자 사교클럽인 청담헤븐의 대표 문차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준영은 엄마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여자 보기를 돌처럼 하던 차민이 신재림(표예진)을 만나 변화하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문)차민이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그게 익숙하지 않다. 사랑받지 못한 경험, 누군가에게 버림받았던 경험이 이 친구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나는 원래 이렇게 사는 사람이야'라고 트라우마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감정을 가져가려고 했다. 또 진지할 때는 그거 자체가 서툰 느낌을 주고 싶었다. 차민이의 해맑음을 표현하기 위해서 애니메이션 '뽀로로' 영상을 많이 봤다. 뽀로로 친구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다 같이 헤쳐나가고 긍정적이더라. 초반에 차민이가 혼자 놀이방에서 노는 신이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아이들만 가지고 있는 순수함을 1차원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캐릭터를 구축할 때 뽀로로를 많이 참고했다."
낯선 'B급 코믹 연기'에도 불구하고 이준영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그는 "저를 내려놓아야 하는 장면들이 정말 많았다. 코미디가 생소하다 보니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름 큰 도전을 했다. 아무래도 전작들을 통해 악역으로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나. 이런 라이트한 모습도 좋게 봐주실까, 좋아해 주실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연기적으로 욕심이 많다. 이것저것 다 잘하고 싶어 하는 성격이다. 이 작품의 대본을 4부까지 봤는데 다음 이야기가 정말 기다려지더라. 뻔하지 않고 현실적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내가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믹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얻었을까. 이준영은 "가능성은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체감하고 배운 것들이 많다. 잘 취합하고 디벨롭해서 다시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나대신꿈'을 촬영하면서 이준영에게 큰 힘이 됐던 건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백미경 작가의 한마디였다.
"백미경 작가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사실 작가님의 팬인데, 작가님이 '준영 씨는 알아서 잘하니까 믿을게요. 멋있게 잘해주세요'라고 말하더라. 그 말이 저에게는 숙제였다. 적당한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더 꼼꼼하게 해내려고 노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작가님이 내주신 숙제는 나름 열심히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다."
신재림 역을 맡은 상대 배우 표예진과의 호흡도 굉장히 만족스러단다. 이준영은 "표예진 배우와 함께해서 너무 즐거웠다. 정말 똑똑하고 치밀하다. 또 유연한 배우다. 현장에서 같이 리허설을 할 때도 정말 치밀하게 준비해 오는구나 느꼈다. '그렇다면 나도 지지 말아야지'라며 쓸데없는 승부욕이 생기기도 했다(웃음). '서로 잘 준비해 와서 최고의 것을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교류했다. 기회가 된다면 또 만나고 싶은 동료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준영은 올해 영화 '황야'를 시작으로 2월 디즈니플러스 '로열로더', '나대신꿈'까지 연달아 3편을 선보였다. 여기에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약한영웅 Class 2’ ‘멜로무비’ 등 현재 차기작만 해도 무려 세 작품이나 된다.
이준영은 다작을 하는 이유에 대해 "지금 달려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사실 그냥 작품을 꾸준히 했었을 뿐이다. 코로나19 영향 때문에 공개나 개봉이 늦어져서 한꺼번에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꾸준히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첫 번째로 연기가 재밌기 때문이다. 또, 응원해 주시는 분들 덕분이다. 정말 감사하다. 그래서 지칠 시간이 없다. 팬분들의 편지를 보다 보면 진짜 디테일한 것까지 다 기억하시더라. 나를 온전하게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지치면 안 된다. 그래서 더 달리는 게 신난다. 함께 달리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그룹 유키스 멤버로 데뷔한 이준영은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10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 데뷔 때는 10대였다. 아직 자아가 명확히 형성되기도 전이었다.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었던 거 같다. 인격적으로도 뾰족뾰족했다. 그럼에도 돌이켜보면 잘한 거 중에 하나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 속에서도 참고 살아왔다. 스스로에게 유일하게 칭찬해주고 싶다. 10주년을 기념해서 회사와 여러 가지 의논을 하고 있다. 10주년 기념 콘텐츠나 팬미팅 이야기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방면으로 팬 분들에게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