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주지훈의 고민 [인터뷰]
입력 2024. 07.17. 16:11:38

'탈출' 주지훈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아낌없이 망가졌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색다른 비주얼이다. 이번에는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렉카 기사로 분한 배우 주지훈이다.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는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서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개봉 전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아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났다. 당초 지난해 연말 또는 올해 상반기 개봉될 예정이었던 이 영화는 주연배우인 故 이선균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잠정 연기됐다. 이후 후반작업을 거쳐 칸 영화제 버전보다 러닝타임이 5분가량 줄어든 96분으로 지난 12일 개봉됐다.

“1시간 36분인데 연기를 할 때 늘어지게 한 부분들이 다 잘렸어요. 에필로그가 잘린 걸로 알고 있어요. 마지막에 나오는데 질질 끄는 것 같아 잘랐죠. 완성도는 비교할 건 아니지만 처한 현실에서 굉장히 고퀄리티가 나왔다고 생각해요. 제작진에게 감사한 부분이죠.”



◆연기에 대한 고민

주지훈은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렉카 기사 조박 역을 맡았다. 자유분방한 영혼의 소유자 역을 위해 탈색한 긴 머리를 하고, 불량해 보이는 눈빛을 장착했다.

“거의 ‘필(feel)’이었어요. 제가 받은 느낌이었죠. 선입견이라는 게 선입견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피해주는 건 안 좋은 거잖아요. 이런 창작에서 설득을 시키기 위한 선입견은 활용하기 나름이에요. 불편하지 않게 잘 활용한다면 보편적인,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장치가 된다고 생각하죠. 저 어릴 때 동네 주유소에서 일하는 형들이 있었어요. 남의 돈을 ‘슈킹’(남의 돈을 가로채는 행위)하고, 학교 안 가고, 자퇴하고. 자아를 표출하고 싶어 하는 이미지를 떠올렸죠. 그런 것들에 이야기를 나누다가 튕겨 나갈 것이냐, 스며들 것이냐 고민했어요. 그래서 주유소 의상을 입었죠. 연식이 오래된 렉카를 모는 친구니까 비싼 옷도 안 입었을 것 같더라고요.”

주지훈은 표정, 말투, 행동 하나하나 불량하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완성했다. 홀로 유쾌함을 담당하며 극 분위기를 환기시키기도. 그러나 전체적으로 붕 떠있어 겉도는 느낌이 든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대본에서 기획하고 있는 건 충분하다고 해서 날뛰었어요. 그래서 많이 튀었죠. 오선지 안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현장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지만요.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거든요. 음악을 넣고, 재난물로 가진 톤 앤 매너로 완성되니까 너무 튀더라고요. 후시에서 톤을 내려 전체 톤으로 맞췄어요. 튀는 맛으로 연기했거든요. 마치 은색 슈즈처럼요. 그래서 튀어보였다고 말씀하시면 뭐라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관객으로 느끼신 게 있다면 그게 맞는 거죠.”



◆주연배우로서 흥행에 대한 고민

데뷔작 ‘궁’을 시작으로 ‘신과함께’ 시리즈와 ‘킹덤’ 시리즈, 영화 ‘공작’ ‘암수살인’, 드라마 ‘마왕’ ‘하이에나’ 등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한 주지훈. 다양한 얼굴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구축하고 있는 그이기에 연기적 고민은 계속 깊어져가고 있다고.

“어떤 대본을 받았을 때 자신이 없거나, 재미가 없어도 이젠 헷갈려요. 시장이 한국에 국한된 게 아니잖아요. OTT로 나아가면서 여기선 외면 받아도 다른 곳에선 잘 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시장은 통일성이 없고, 결정하는 입장에선 헷갈릴 때가 많아요. 잣대를 판단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판단하지 않아요. 좋았으면 다행이라 생각하죠. 예전에는 거절했던 것들을 요즘에는 작가님, 감독님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봐요. 대화들을 점점 많이 나누죠.”

지난해 여름 시장, 주지훈은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으로 관객들과 만난 바. 2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갔음에도 최종 105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주연배우로서 고민 또한 깊어져가고 있다고 한다.

“스코어로 따지면 잘 된 영화가 손에 꼽아요. 세상이 바뀌어가고 있죠. 생활 방식이 바뀌었다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거잖아요. 다음 작품을 할 땐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화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이건 수학이 아니니까.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관객들이 어떻게 하면 즐겁게 볼 수 있을까,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있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