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조정석 “묶음머리·쿨톤 분장·키토식단으로 완성한 한정미” [인터뷰]
입력 2024. 07.25. 16:00:25

'파일럿' 조정석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역시 믿고 보는 배우 조정석이다. 1인 2역에 여장까지. 조정석이 ‘조정석의, 조정석에 의한, 조정석을 위한’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으로 돌아왔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조정석은 2019년 개봉된 ‘엑시트’(감독 이상근)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부담은 커요. 지금도 있죠.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위치인 것 같아요. 하지만 잘 이겨내 보려고 하죠. 작품을 택할 때 보면 처음 읽었을 때 느낌이 제일 중요한데 (‘파일럿’은) 처음 읽을 때부터 너무 재밌었어요. 설정 자체가 너무 웃겼고, 이 설정 자체가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코미디스러운 상황들이 잘 펼쳐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재밌게 읽었죠. 결과물로 봤을 때 그런 장면, 상황들에서 많은 분들이 웃어주는 것 보고 기분이 좋았어요.”

조정석이 맡은 한정우는 모두의 선망을 받는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해고 통지를 받고 실업자가 된 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위 ‘미친 변신’을 시도하는 인물이다. 변신에 성공한 한정우는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조정석은 매 장면 기대를 뛰어넘는 코믹 연기와 함께 한정우와 한정미를 오가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저는 웃긴 사람이 아니에요. 사실 말도 느리고, 대화하다가 끊기기도 하죠. 저 혼자 재밌게 할 수 있는 부분들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분명한 건 같이 나오는 동료들과 합이 극대화된 코미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그것들이 쌓이면 엄청난 힘이 되죠. 그래서 그런 부담감은 언제나 가지고 있지만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이기 때문에 부담을 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죠.”



조정석은 과감한 변신을 선보이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자연스러운 비주얼을 완성하고자 철저한 체중 조절은 물론, 100벌이 넘는 의상 피팅을 하는 등 두 배로 몰입하고, 준비했다.

“묶음머리가 너무 괜찮더라고요. 저에게 잘 어울렸어요. 긴 머리도 있었는데 그건 안 어울려서 탈락했죠. 피부톤, 분장톤은 제가 하얀 편이라 쿨톤으로. 의상은 의상팀이 너무 잘 준비해주셨는데 원피스가 마음에 들었어요. 다이어트는 키토식단에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체중조절은 어쩔 수 없는 배우의 숙명 같은 거예요. 감독님이 몸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면 찌우고, ‘파일럿’은 설정 자체가 그렇다 보니 감량을 했죠. 신체구조상 어쩔 수 없는 자세 등은 고려하고, 신경 썼어요.”

조정석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완성된 한정우와 한정미. 두 인물을 연기하며 잡은 ‘키워드’는 무엇일까.

“한정우도, 한정미도 열심히 살아요. ‘오죽했으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무엇을 위해서?’ 보는 분들이 판단할 여지를 남겨두고, ‘열심히 산다’의 느낌을 되게 많이 받았죠. 거기서 오는 코미디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코미디 연기는 감이자, 본능적인 느낌이 있어요. 그 경계에서 투머치냐, 아니면 너무 약하냐. 저는 캐릭터의 대사들이 재밌게 주고받는, 웃긴 대사들이 왔다갔다하는 그런 코미디는 재미없더라고요. 블랙 코미디가 더 재밌는 것 같고, 상황적인 코미디, 함께한다는 리액션, 상황, 설정 등에 저절로 이입되는 그런 코미디가 좋은 것 같아요.”



조정석의 본능이 들어간 코믹 장면은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특히 극중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다 자연스레 수염이 올라온 신은 폭소를 유발한다.

“실제로 촬영하면서 올라오기도 했어요. 그렇게 올라오는 상황이었고, 그걸 영화적으로 재밌게 표현하려고 촬영한 감독님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대부분 ‘잠깐만요’ 하면서 정리를 하는데 현장에서 그냥 놔두고 촬영했던 것 같아요. 분장이 아니고, 실제 제 수염이 올라왔는데 후반작업을 하면서 조금 더 더하신 것 같아요. 실제로 올라온 지 저는 몰랐어요. 우는 장면이라 콧물도 나고, 콧물을 닦아 분장도 더 지워지면서 수염자국이 드러나게 된 거죠.”

조정석은 김한결 감독의 센스에도 감탄했다. 김한결 감독의 세심한 배려를 바탕으로 배우들 간의 신뢰, 그리고 김한결 감독만이 가진 특유의 코미디적 센스가 더해지며 ‘파일럿’만의 코미디가 완성됐다.

“섬세하고, 디테일한 분이라고 생각해요. 웃음이 많으신 분 같고요. 본인께서는 웃음이 많지 않다고 하는데 ‘파일럿’ 촬영하며 동력이 많이 됐어요. 일부러 웃어 주신 거면 그런 방법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하하. 그런데 진짜 웃으시더라고요. ‘컷’을 못할 정도로 자지러지는 모습도 제가 발견해서 웃음이 참 많은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디테일하셔서 수염자국 장면도 나올 수 있었죠.”



조정석은 코믹 연기, 생활 연기의 대표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건축학개론’ ‘엑시트’, 드라마 ‘질투의 화신’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에서 남다른 내공의 센스를 발휘한 조정석. 이러한 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기를 탁 하고 난 다음엔 ‘후회하지 말자’ 싶어요. 저희 영화에서 오민애 선배님이 낚시를 하는 장면에서 정우에게 ‘쪽팔리게 살진 말자’는 대사를 해요. 그 생각도 제 머릿속에 있는 것 같아요. ‘잘했다’는 만족감은 아니고, 깨달음이에요. 성공이 있으면 실패가 아닌,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하죠. 실패를 했으면 깨달아야하는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후회하지 말자는 건 그 결과물이 나오기 전, 과정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니까 최선을 다해 보는 거예요.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 후회스럽잖아요. 그런 나날을 만들지 말자는 생각이에요.”

‘엑시트’ 이후 스크린 복귀작인 ‘파일럿’. 영화는 오는 31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기대하는 스코어와 평은 무엇일까.

“계절로 따지면 여름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봄, 가을, 겨울과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시원하다는 표현을 한 것 같아요. ‘엑시트’가 너무 잘 되어서 부담이 있지만 그 숫자(스코어)는 엄청난 숫자이기 때문에. 아무튼 ‘파일럿’이 잘 됐으면 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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