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의 장미', 로맨스보단 인간애…다시 '오스칼 신드롬' 일으킬까[종합]
입력 2024. 07.25. 18:10:29

베르사유의 장미 주역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불멸의 고전 '베르사유의 장미'가 뮤지컬로 화려하게 탄생했다. 다시 한번 '오스칼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까.

25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 이해준, 김성식, 박민성, 서영택, 노윤 등이 참석했다.

EMK의 창작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역대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케다 리요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오스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사랑, 그리고 인간애를 프랑스 혁명이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원작은 1972년 일본에서 첫 연재 이후 누적 2,000만 부 이상 판매된 ‘메가 히트작’으로, 50여 년 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역사의 흐름을 섬세한 감정선과 선 굵은 드라마로 담아낸 원작은 현지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스칼 신드롬'을 일으키며 거대한 팬덤을 양산, 이를 바탕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등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대중과 여러 아티스트에게 깊은 감동과 영감을 줬을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의 모티브가 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 왔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뮤지컬 업계를 선도하는 EMK와 창작 뮤지컬의 황금 콤비 왕용범 연출, 이성준 작곡가가 함께 빚어낼 첫 작품으로 비상한 관심이 모인다.

앞서 EMK는 유럽 뮤지컬 불모지였던 국내에 '모차르트!', '엘리자벳', '몬테크리스토',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작품을 도입,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단 한 작품도 빠짐 없이 흥행작으로 만들어낸 바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베르사유의 장미' 뮤지컬 콘서트를 통해 한 차례 작품의 스타일이 미리 공개되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국 창작 뮤지컬 중 초연 전 뮤지컬 콘서트로 관객에게 작품을 선보인 것은 EMK가 최초로, 당시 파격적인 시도에 업계 및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그간 EMK가 축적해온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집중할 정도로 공을 들인 작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제작사가 남다른 각오로 작품 제작에 임하는 만큼 배우들의 캐스팅 역시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러한 관심을 입증하듯, 지난해 3월 개최한 오디션에는 약 2,000여 명이 넘는 지원자가 참여했고, 이들 가운데 최정예 배우들이 선발됐다.

왕실을 호위하는 자르제 가문의 딸로, 왕실 근위대 장교가 되어 앙투아네트를 호위하는 '오스칼 프랑소와 드 자르제' 역은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가 참여한다.

옥주현은 "원작은 4명의 남자와 허구의 인물인 '오스칼'이 나온다. 반면 뮤지컬은 로맨스보다 진실과 정의, 그것을 찾아가는 인간애를 현실로 다가갈 수 있게 중점을 뒀다. 그래서 만화와 달리 페르젠의 역할이 크지 않다. 오스칼, 안드레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성장해가는 과정에 더욱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마리앙투아네트'에 이어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에 참여하게 된 옥주현은 "프랑스혁명이 배경이 되는 작품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모르는 역사 이야기가 아니다. 반복되는 이야기다. 삶의 이야기이고, '한 인간으로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고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소재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관람포인트를 짚었다.

김지우는 원작을 잘 표현한 '베르사유의 장미' 넘버로 '넌 내게 주기만'을꼽으며 "원작에서는 오스칼이 앙드레에 대한 마음을 직접적으로 내뱉는다. 뮤지컬에서는 이 넘버를 통해서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오스칼의 속마음을 잘 표현한 넘버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유지는 '오스칼'의 매력에 대해 "오스칼을 처음 접했을 때 '완벽하다'라고 생각했다. 맡았던 역할들을 생각해보면 항상 결핍이 있었던 인물이었다. 오스칼은 결핍이 없는 사람 같아보였다. 오스칼에게 결핍이 있다면 태어나서 정해진 대로 산거다. '선택'에 대한 결핍이 있더라. 그마저도 나중에는 채워진다. 결핍을 채우려고 잘못된 선택도 하지 않는다. 그 선택마저도 멋있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한다. 닮고 싶은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자르제 가문의 하인으로, 신분의 차이 때문에 오스칼을 향한 마음을 숨기지만 그녀의 곁을 지키는 '앙드레 그랑디에' 역은 이해준, 김성식, 고은성이 연기한다.

이해준은 "원작이 유명하면 무섭다. 원작에 누가 되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연습했다. 앙드레는 '현실에서 존재할까?'라고 생각하는 캐릭터다. 자기보다 오스칼을 위해서 모든 걸 다 바치는 존재다. 그녀 곁에 늘 있는 그림자, 공기와 같다. 앙드레 캐릭터도 그렇고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사랑이 많이 사라진 시대 아니냐. 이 작품을 보시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벤자민 버튼' 등에 이어 또 한번 창작 뮤지컬로 관객과 만나게 된 김성식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초연에 참여해서 얻어갈 수 있는 게 굉장히 많다. 그 안에서 많은 걸 배웠다. 어쩌다 '창작전문 배우'가 됐다. 이렇게 연달아 창작 뮤지컬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혁명정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귀족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도둑이자 민중의 영웅인 '베르날 샤틀레' 역에는 박민성, 서영택, 노윤이 이름을 올렸다. 극 중 베르날은 오스칼과 부딪히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인물이다.

박민성은 "원작보다도 연출님이 쓰신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대본만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게 넘치더라. 귀족이라는 계급 자체에 환멸을 느끼고 부조리함을 느끼는 캐릭터다. 초반에는 오스칼은 배제를 시키고 몰락을 시켜야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후반부에는 '오스칼을 보면서 귀족 중에서도 진취적이고 사회의 부조리함을 느끼고 해결해나가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라는 걸 인정을 하게 된다. 인간적으로 매료되는 부분이 있다"라며 극 중 오스칼과 베르날의 관계 변화에 대해 귀띔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총애를 받아 권력을 손에 쥐는 '마담 드 폴리냑' 역에는 서지영, 리사, 박혜미가 합류했다.

서지영은 "그녀의 살아 온 삶을 보면 완전히 악역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다들 욕망을 숨기고 살지 않나. 하지만 마담 드 폴리냑은 인간의 욕망을 충실하게 표현하는 인물이다. 이 인물을 보며 자신 내면에 있는 욕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마담 드 폴리냑' 역의 활약에 대해 기대를 당부했다.

이 밖에도 엄마의 복수를 위해 폴리냑 부인에게 접근하며 오스칼을 좋아하는 '로자리 라 모리엘' 역은 유소리, 장혜린이 맡으며, 오스칼의 보조관이자 오스칼에게 청혼하는 '플로리앙 빅토르 클레망 드 제로델' 역에는 송재림, 성연이 출연하며 오스칼의 아버지이자 가문의 사명과 원리 원칙을 중시하는 군인으로 오스칼을 남자로 키운 '자르제 장군' 역은 이우승이 연기한다. 또 오스칼의 유모이자 앙드레의 할머니인 '유모' 역에는 임은영, 김명희가 캐스팅됐고,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귀족 '드 게메네 공작' 역은 서승원이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옥주현은 "만약에 50년 전에 탄생한 '베르사유의 장미' 원작 그대로 표현했다면 영국의 '해리포터'처럼 오랫동안 기다리며 봐야하는 작품이 됐을지도 모른다. 한국 버전으로 탄생한 '베르사유의 장미'는 메시지와 포커스를 잘 뒀다. 천재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숏폼'의 시대 아니냐. 누군가와 부딪히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시대다. 이 작품에서는 '앙드레'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누구와 부딪혀서 싸우고 이해하고, 또 화해를 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라며 "분명히 시간 순삭하는 작품이 될거다. 지루하지 않게 쌈빡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배우들도 자신있게 공연을 즐기고 있다. 최선을 다해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는 오는 10월 13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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