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3' 이응복 감독 "K크리처물에 좋은 레퍼런스 되길"[인터뷰]
입력 2024. 07.28. 10:00:00

이응복 감독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K크리처물로 전 세계에서 사랑 받았던 '스위트홈'의 기나긴 여정이 끝났다. 첫 시즌에 비해 나머지 두 시즌은 조금 아쉬운 평가를 받았지만, 이응복 감독은 '스위트홈'이 'K크리처물'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는 것에 큰 의미를 뒀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는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려냈다.

마지막 시즌까지 공개를 마친 이응복 감독은 "제가 연출했던 작품들 모두 중요했지만, '스위트홈'은 결이 많이 다른 작품이었다. 부담도 많이 되고 엄청 고통스러웠던 작업"이었다면서도 "그 과정을 약 5년에 걸쳐서 3개의 시즌으로 내놓을 수 있게 돼서 많이 감사드린다. 그 과정에서 함께 해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힘들이 크게 기억에 남고 힘이 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20년 12월 공개된 '스위트홈' 시즌1은 공개 4일 만에 해외 13개국 1위, 70개국 이상 TOP 10 진입,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TOP 10에 오르면서 전 세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후 큰 사랑에 힘입어 시즌2, 3까지 제작하게 됐다.

하지만 시즌2는 앞선 시즌에 비해 조금 아쉬운 평을 받게 됐고, 시즌3가 역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이에 이응복 감독은 계속해서 반응을 보고 있다며 "모든 작품들이 반응을 보면, 실시간이 다르고, 일주일이 다르고, 한 달이 다르고, 1년, 10년이 다르더라. 그래서 그 순간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 저는 계속해서 초심을 잃지 말고 소통하는 자세로 가야 작품을 재밌게 만들 수 있고 스스로도 발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즌2에서는 많은 시청자들이 복잡해진 세계관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즌1까지는 웹툰 원작 그대로 그린홈을 배경으로 했지만, 시즌2부터는 그린홈 밖으로 나오면서 더 많은 캐릭터와 배경이 등장했다. 이에 이응복 감독은 지난 인터뷰에서 "시즌2는 그린홈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면, 시즌3에서는 다시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그곳에서 또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현수의 놀라운 활약도 펼쳐진다"며 기대를 당부한 바 있다.

"사실 '스위트홈'은 세계관은 똑같고 플레이그라운드가 확장된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확장했다가 좁히는 과정이 시즌3였다. 웹툰의 김칸비 작가님과 얘기할 때도 사실은 원작에서도 밖으로 나오고 싶었다고 말하시더라. 그러면서 드라마에서는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셨고, 저도 그 부분을 많이 공감했다. 신인류, MH1, 새로운 아이와 같은 캐릭터들이 한 공간 안에 있으면 더 이상하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외부 세계와 아포칼립스의 느낌을 구현을 했어야 됐고, 시즌3는 그 과정에서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로 구조를 짠 것이었다."

하지만 배경이 급격히 넓혀진 탓이었을까. 시즌2에서는 기존 시즌에서 사랑 받았던 캐릭터가 일찍 죽음을 맞는 경우가 다수였고, 시즌3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에 캐릭터의 관계성과 케미에 큰 애정을 드러냈던 시청자들은 많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상 등장인물의 수를 세어보니 시즌1과 비슷하더라. 공간적으로 분리돼있어서 더 많아진 것처럼 느껴진 것 같다. 시즌2, 3는 그룹이 나눠지면서 각 그룹을 따라가는 데에 있어서 다소 몰입도가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시즌1 때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그렇게까지 클 줄 몰랐다. 물론 처음 기획을 할 땐 거의 비슷한 구성으로 갔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이야기가 너무 비슷해졌고, 비슷한 이야기로만 가면 누가 봐줄까 싶었다. 여러 시뮬레이션을 하다 보니 새로운 소재의 등장, 캐릭터의 합류가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또 시즌3에서 많이 언급됐던 것은 잔인한 연출이었다. 물론 시즌1부터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었지만, 유독 시즌3에서 사실적으로 나타나 보기 힘들다는 평들이 나왔다. 이에 이 감독은 "시청자들이 그 장면의 느낌을 받길 바라서 리얼함을 강조했던 것 같다. 진짜 같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전에는 찔리는 장면에서도 찔리는 부분은 표정으로 보여주고, 그 다음에 빼는 것만 보여주는 방식으로 했다면 지금은 더 무서워진 환경 안에 있기 때문에 고어적인 특성을 강화했다. 그래도 외국 크리처 장르물은 더 직접적이고 잔인해서 그것보다는 수위를 조절했다."



그렇다면 원작 웹툰을 시작으로 더 확장된 스토리를 통해 이응복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바는 무엇일까. 이 감독은 "사람이 갑자기 괴물이 되고, 괴물이 된 후에 고치가 되고, 고치에서 괴물의 어떤 욕망을 다 소진한 다음에 신인류가 된다. 그런데 신인류가 되면 감정이 없어지는 게 '스위트홈'의 세계관"이라며 "이 세계관 속에서 과연 인간은 어떤 길을 선택할 수 있을 지, 그리고 내 연인, 가족, 친구, 이웃과 같은 사람들이 신인류가 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괴물화 사태를 해결하는 건 스스로의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했다. 현수가 마음속에 있던 괴물 현수를 밀어내 인간이 될 수 있었듯 상욱(이진욱)도 절체절명의 순간에 튀어나와 내면의 악당을 몰아내는 과정을 그린 것도 시즌 2, 3을 구상하던 초기부터 떠올린 그림이다. 상욱의 엔딩은 '스위트홈'의 전체적인 주제와도 맞닿은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첫 시작에 비해 '스위트홈'의 마무리는 다소 아쉬웠지만, 이 감독은 약 5년 간의 긴 작업을 모두 마쳤다는 것에 후련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특히 5년 전에 처음 '스위트홈'을 작업하게 됐을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며 많은 K크리처물의 발전에 큰 발판이 됐다는 것에 뿌듯함을 드러냈다.

"최근에 크리처물이 많이 기획되고 있다고 들었다. 크리처물, 빙의물 등도 있고, 요괴도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 제일 중요한 부분들은 서사라고 생각하고, 서사와 뒷받침되는 괴물 캐릭터를 구현하는 게 우선시 돼야 한다. 시간이나 비용이 모두 많이 드는 작업이라서 스텝 바이 스텝으로 천천히 가야 할 것 같다. '스위트홈'이 그런 의미에서 시도가 됐고,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측면에서 좋은 레퍼런스가 되어 많은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