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바람'=김창완 쇼"…다시 돌아온 '라디오 DJ의 아이콘' 김창완의 힘[종합]
- 입력 2024. 07.29. 16:20:2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영원한 우리들의 아저씨’ DJ 김창완이 돌아왔다. 약 4개월 만에 라디오 복귀다.
김창완
2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13층 SBS홀에서 SBS 러브FM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이하 '저녁바람')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정한성 PD와 김창완이 참석했다.
'저녁바람'의 DJ가 되어 청취자들에게 돌아 온 김창완은 "저녁이 어떤 시간인지 전혀 모르겠다. 일주일 지나면 대강 감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솔직히 오프닝도 못쓰겠다. 아직 오프닝도 제대로 못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침창' 오프닝 쓸 때는 저절로 나왔다. 여기서는 쓰기가 굉장히 고되더라. 아침 라디오할 때는 '오늘은 이랬으면 좋겠다'라고 쓰면 되는데, 저녁은 미리 쓰기가 애매하다. 오늘 오프닝도 한 글자도 못썼다. 아직 적응 중이다. 시차 적응이 안됐다고 보시면 될 거 같다. 지켜봐달라"라고 덧붙였다.
시간대 뿐만 아니라 파워FM에서 러브FM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창완은 "파워FM에서 러브FM에서 왜 왔는 지는 모르겠다. 같은 건물에 있고 부스만 따로 있다. 그래서 실감이 잘 안난다. 그저께 공연을 했었는데 그 지역은 파워FM이 안나오다고 하더라. 낯선 동네에서 공연을 하는 건 저한테는 참담한 경험이었다. 라디오가 들리지 않는 곳은 이렇구나 그런 생각도 새삼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정한성 PD는 "선생님은 왜 러브FM에 오셨는 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이건 저희의 큰 그림이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변화를 주면서 편성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폭발력을 가지는 분이 누굴까 생각했을 때 손에 그래서 파워FM에서 검증되고 많은 사랑을 받은 선생님을 모시게 됐다"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23년간 진행하며 친근하고 따뜻한 '아저씨'로 청취자들에게 큰 사랑 받은 김창완이 이번엔 저녁 시간 퇴근길 청취자들과 만나게 된 것.
일주일 간 '저녁바람' 청취자들과 만난 김창완은 "사연으로 보자면 '아침창'을 들으셨던 분들이 저녁 시간에도 많이 찾아오시는 것 같다. 오히려 아침 시간에 너무 바빴나보더라. 저녁 시간에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시더라. 가족이 같이 듣는다는 반응도 꽤있더라"라고 전했다.
정 PD는 첫 방송부터 반응이 좋았다며 "DJ 김창완의 인기에 놀랐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연륜있는 진행자를 만나서 좋은 프로그램 만들면 되겠지 싶었다. 처음해보니까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숨만 쉬어도 좋아하는 느낌"이라며 "첫날부터 문자 반응이 어느때보다 폭발적이었다. 일주일 동안 게스트도 없었다. 청취자의 사연을 읽어주고 노래를 틀어줬다. 그런데 '이걸 이렇게 좋아해주시나?' 싶더라. 작가님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건 김창완 쇼같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저녁바람'을 맡기 전 김창완은 약 4개월 동안 라디오 DJ 자리에서 떠나있었다. '아침창'을 그만둔 후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에 "'아침창'을 그만둘 때 무 자르듯이 뚝 잘랐다. 내가 이렇게 불안한 사람인 줄 몰랐다. 분리 불안이 오더라. (그만둘 당시) 청취자 분들도 굉장히 못마땅해했다. 갑자기 김창완 하차라고 하니까. 저는 그냥 늘상 나오는 소리겠지 싶었다. 그러다가 하루 이틀 지나니까 '이런게 분리불안 증상인가? 누군가와 떨어져있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저녁바람'을 론칭하기 전) 그 사이에 상당히 바빴다. 몇십년만에 타 방송사에 출연 요청에도 응했다. 새로운 프로그램도 했다. 또, 공연도 많았다. 이것저것 하고 다니면 잊혀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쉽사리 치유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바쁜와중에도 (라디오 하던 때가) 더 생각이 났다. 아직 저녁 청취자들과 애착관계는 형성되지 않았지만, '엄마가 집에 왔다'라는 느낌이 든다"라며 라디오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저녁바람' DJ 제안이 왔을 때는 어땠을까. 김창완은 "프로그램 복귀한다고 통보를 받은 건 1달 전 쯤이다. 이 일을 하든, 저 일을 하든 신바람이 났다.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 기다리게 하는거다. 잔인하구나 싶더라"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복귀하기 전에 상당히 불안했다. 외부 환경의 변화는 잘 못 느꼈는데,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는거니까 '잘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은 들었다. DJ 데뷔했을 때가 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때 저녁 7시에 하는 라디오를 진행했었다. 그 시간대로 다시 돌아온거다. 엊그제부터 그런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저녁바람' 첫 방송 일정이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당초 22일 첫 방송 전 기자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미국 일정을 진행 중이었던 김창완이 미국 공항 전산망 마비 사태로 인해 귀국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취소됐다. 다행히 첫 방송은 무사히 마쳤다.
김창완은 첫 방송 당시를 떠올리며 "상황이 정말 급박했다. 허들이 정말 많았다. 비행기가 지연되면서 결국 기자간담회는 취소하게 됐다. 방송 시간까지 도착을 못한다는 생각은 안했다. 방송국에서 공항에 미리 차를 보내줬다. 공항에서 대기 중이었다. 첫 방송이 펑크난다는 생각은 안하고 왔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PD는 "20년 차 라디오 PD가 됐다. 늘 '라디오 위기'라는 말을 들어왔다. 고민하는 부분이다. 제가 생각했을 때 해결책은 '(대중들에게) 만만해지는거다. 라디오는 '서민적인 매체'라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그건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라디오는 5천원짜리 수신기만 있으면 어느 방송이든 공짜로 들을 수 있다. 공공매체의 기능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녁바람'도 만만한 프로그램이 되겠다. 청취자들과 소통하면서 살아숨쉬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창완도 "라디오 시대가 새로 열렸으면 좋겠다. '저녁바람'이 앞장서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저녁바람'은 매주 월~일 오후 6시 5분부터 8시까지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