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 아는 맛이 무섭다 [OTT리뷰]
- 입력 2024. 07.30. 14:33:18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 하지만 그 안의 생동감이 신선하다. TV 뉴스를 틀면 나올 것만 같은 캐릭터들의 연속이 몰입도를 높인다. 기대 이상의 재미로 찾아온 '노 웨이 아웃'은 과연 디즈니+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이하 '노 웨이 아웃')은 희대의 흉악범 김국호(유재명)의 목숨에 200억 원의 공개살인청부가 벌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출구 없는 인간들의 치열한 싸움을 그린 드라마다. 총 8부작으로, 온라인 언론 시사회를 통해 4회까지 공개했다.
'노 웨이 아웃'에서는 형사 백중식(조진웅)을 시작으로 8명의 캐릭터들이 한 이야기로 연결된다. 먼저 백중식은 투자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은 가운데, 흉악범 윤창재(이광수) 사건을 수사 중에 우연히 10억 원이 든 가방을 발견하게 된다. 문제의 돈은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남자로부터 윤창재의 신체를 훼손한 조건으로 나온 것이었지만, 절박했던 중식은 일단 돈을 모두 챙긴다.
이후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남자는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공개살인청부를 또 다시 진행한다. 모범수로 곧 감옥에서 나오는 흉악범 김국호를 죽이면 200억 원을 준다고 제안했고, 이 말에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다.
공개살인청부가 시작되면서 백중식은 시민들로부터 김국호를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다. 또한 변호사 이상봉(김무열)은 김국호의 변호에 나서고, 호산시장 안명자(염정아)는 김국호를 호산에서 몰아내겠다는 말을 꺼내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김국호를 이용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요소들은 하나같이 정말 익숙하다. 가면을 쓴 남자가 나와서 공개살인청부를 진행하는 부분은 드라마 '국민사형투표'를 떠오르게 만들었고, 염정아가 연기한 안명자도 여느 정치 드라마에서 봤던 것 같은 비리 정치인 그 자체였다. 또한 조진웅이 드라마 '시그널', 영화 '끝까지 간다', '독전' 등에 이어 또 한번 형사로 분한 것까지도 기시감이 든다.
하지만 아는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김국호라는 하나의 중심 소재에 각각의 이야기가 연결되면서 신선함이 더해졌다. 한 회차가 거듭할수록 김국호에 엮인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흥미를 끌고, 나비효과처럼 점점 규모를 키우는 사건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궁금증을 유발한다.
배우들의 열연도 믿고 볼만하다. 조진웅, 유재명, 염정아 등의 배우들은 당장이라도 뉴스에서 볼 수 있을 것처럼 각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김국호로 분한 유재명의 존재감은 정말 압도적이다. 희대의 흉악범이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임에도 불구, '응답하라 1988' 동룡이 아빠, '비밀의 숲' 이창준 검사 등의 이미지는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또한 드라마가 던지는 묵직한 메시지도 눈길을 끈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노 웨이 아웃'은 시청자들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계속되는 악순환을 보고 있으면 "흉악범이니 죽여 마땅한가", "이익을 위해서 흉악범을 변호하는 게 맞을까"와 같은 고민이 이어진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적제재'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최근 디즈니+는 최근 '지배종', '삼식이 삼촌', '화인가 스캔들' 등의 시리즈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물론 '노 웨이 아웃'은 U+모바일tv와 디즈니+에서 동시 공개되지만, 이 흐름을 잘 이어간다면 충분히 디즈니+의 부진을 끊어줄만한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시작이 좋은 만큼 남은 회차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공존한다. 4회까지 성유빈, 허광한, 김성철은 등장하지 않은 바, 세 캐릭터는 김국호와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많으면 쉽게 이야기가 지저분해질 수 있다. 8부작이라는 짧은 호흡 안에 이야기를 깔끔하게 풀어나가고 마무리짓는 게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 웨이 아웃'은 오는 31일 디즈니+와 U+모바일tv 첫 공개 예정이다. 총 8부작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2편씩 공개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TUDIO X+U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