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조정석 아니면 누가해 [씨네리뷰]
입력 2024. 07.31. 07:00:00

'파일럿'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조정석의, 조정석에 의한, 조정석을 위한’ 영화다. 조정석의 능청 연기가 이번에도 돋보이는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이다.

공군사관학교 수석 졸업 출신에 최고의 비행 실력까지 갖춘 한정우(조정석). ‘유퀴즈’ 출연부터 유튜브 등장만 해도 모든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그는 폭발적인 인기로 잘 나가는 ‘스타 파일럿’이다.

인생 꽃길만 걷던 것도 잠시. 회식 자리에서 항공사 임원의 성희롱 발언을 무마하려다 입을 잘못 놀린 탓에 오히려 본인이 해고 되고, 이혼 통보까지 받게 된다.

하루아침에 인생 최대 난기류를 만나고, 갈 곳마저 없어진 한정우는 가족이 사는 집으로 향한다. 인생이 불시착할 위기에 직면한 오빠 한정우를 위해 여동생이자 ASMR 뷰티 유튜버 한정미(한선화)는 본인의 신분을 기꺼이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재취업 성공을 위해 파격 변신을 돕는다.

한정우는 여동생의 신분으로 완벽하게 변신, 항공사 한에어 취업에 성공한다. 그곳에서 만난 동료 파일럿 윤슬기(이주명)는 한정미와 함께 한에어를 이끌어갈 새로운 얼굴로 주목받고 있다. 신념도, 가치관도 뚜렷한 만큼 언제 어디서나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지닌 인물. 한정미는 윤슬기를 믿고 든든한 동료가 되지만 또 한 번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맞닥뜨리게 된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2019년 배우 김래원, 공효진 주연의 ‘가장 보통의 연애’로 성공적인 데뷔작을 선보였던 김한결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엑시트’ 용남 역을 통해 코미디 연기에 센스를 발휘한 조정석이 여장도 납득시키는(?) 역대급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조정석은 극중 한정미와 한정미, 1인 2역을 연기하는데 키토 식단으로 7kg을 감량하고, 여러 가발과 메이크업, 100벌이 넘는 의상을 입어보는 등 각고의 노력을 더했다.

외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목소리 톤과 말투에도 위화감이 없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 중 높은 음역으로 대사를 내뱉는 연습을 시작으로 몸짓과 제스처를 연구해 한정미를 완성한 것. 이러한 노력과 열정을 통해 완성한 완벽 비주얼은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조정석이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원맨쇼’가 빛나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다소 어설프다. 한정우가 남자가 아닌, 여자로 살기 시작하며 실제 여성들이 겪는 고충을 문제화해 부각하지만 겉핥기식에 그친다. 현대사회에서 이슈로 떠오른 성 갈등, 성 관념에 대한 어떠한 대안이나 의견을 제시하지 않기에 영화 자체의 깊이는 부족한 느낌이다.

오늘(31일) 극장 개봉된 ‘파일럿’은 조정석 외 이주명, 한선화, 신승호가 출연한다. 12세이상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10분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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