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엔블루X우버월드, 무대를 사랑하는 두 밴드의 운명적 만남 [인터뷰]
- 입력 2024. 08.01. 08:1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한국 밴드 씨엔블루(CNBLUE)와 일본 밴드 우버월드(UVERworld)가 만났다. 무대를 사랑하는 두 밴드의 합동 공연은 한·일 밴드 시장의 교류에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다.
씨엔블루, 우버월드
씨엔블루 정용화와 우버월드 타쿠야, 신타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합동 공연 '언리미티드 챌린지(UNLIMITED CHALLENGE)'와 관련해 셀럽미디어에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우버월드의 첫 내한 공연으로 더욱 화제가 됐다. 타쿠야는 "한국에도 우버월드의 팬이 있다는걸 데뷔 초부터 알고 있었다. 그분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씨엔블루의 팬분들 앞에서도 공연을 하고, 또 일본에 있는 팬분들도 한국에 공연을 보러 온다고 하더라. 좋은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용화도 "일본에서 먼저 공연을 마치고 이번에 또 한국에서 같이 또 하게 됐다. 이렇게 교류를 여러 차례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며 "처음 합동 공연을 했을 때 정말 많이 배웠는데 이번에도 또 공부가 될 것 같아 굉장히 설렌다"고 말했다.
두 밴드의 합동 공연이 시작될 수 있었던 계기는 '밥 한번 먹자'는 말 한 마디였다. 정용화는 "콘서트에서 처음 만나고서 '밥 한번 먹자'는 말을 했고, 타쿠야와 함께 일본에서 밥을 먹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함께 밥을 먹는데, 대화가 너무 잘 통했다. 비슷한 게 좀 많았다"면서 "사실 그때 제가 밀가루를 안 먹을 때였는데, 밥 먹을 때 '글루텐 프리'를 먹겠다고 하기가 조금 부끄럽더라. 그래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타쿠야가 글루텐 프리 음식을 주문하더라. 그래서 '나도 글루텐 프리를 먹는다'고 이야기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관심사도 너무 비슷했다. '라이브 하는 게 너무 좋다'고 얘기를 했는데 '나도 평생 라이브 하고 싶다'고 말해서 같은 마음가짐으로 라이브를 하는 것 같았고, 정말 잘 통했다"며 "그 뒤에 계속 연락하면서 '같이 공연하면 너무 좋겠다'고 말을 꺼내봤는데 거기서 바로 '같이 공연하자'고 말해서 이렇게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쿠야도 당시를 떠올리면서 "저도 씨엔블루가 일본 공연을 했을 때 팬으로서 그 공연을 보러 갔었다. 늘 굉장히 좋은 밴드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을 때 그 자리에서 덥석 물었던 것 같다"고 답해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두 밴드는 이번 국내 공연에 앞서 지난 6월 15일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피아 아레나(PIA ARENA MM)에서 먼저 첫 합동 공연을 개최했다. 이에 정용화는 "(우버월드의 무대는) 에너지가 정말 강하다. 저도 보컬로서 공연을 정말 많이 했지만, 계속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콘서트를 보고 나서 정말 깜짝 놀랐다. 에너지에 압도됐고, 멘트와 곡의 연결 방식이 정말 색달라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날 이후에도 멤버들과 얘기도 많이 나누고 큰 자극이 됐다"고 우버월드에 존경심을 표했다.
이번 합동 공연에서는 아쉽게도 두 밴드가 함께 오르는 무대는 만나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정용화와 타쿠야 모두 이번 공연을 계기로 점점 더 많은 컬래버레이션을 바라고 있었다.
정용화는 "앞으로 기회가 되면 나중에라도 함께 무대를 해보자는 얘기를 해보고 있다. 그렇게 점점 우리만의 스토리를 만들 것 같다. 페스티벌에서도 다른 가수분들을 만나지만, 합동 공연은 좀 다른 것 같다. 서로의 리허설도 볼 수 있고, 압축해놓은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다. 팬분들도 새로운 음악으로부터 자극을 받고, 좋은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타쿠야는 "작곡가로서 가진 정용화의 재능을 정말 좋아한다"고 정용화가 만든 곡들에 애정을 드러내며 "저는 가사 쓰는 걸 좋아해서 정용화가 만든 노래와 함께 컬래버를 해도 좋을 것 같다. 또 이렇게 멋진 아티스트가 있다는 걸 일본 팬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합동 공연의 연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용화는 "씨엔블루가 거의 십 년 넘게 거의 투어만 하다가 작년부터 페스티벌이나 대학 축제도 나가고 있다. 합동 공연으로 오는 의미가 또 다른 것 같다.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게 저희한테도 너무 좋은 것 같아서 앞으로도 계속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고, 타쿠야도 "씨엔블루가 정말 좋은 밴드인데 우버월드의 팬들과 일본 분들이 아직 모른다는 게 아쉬웠다. 우리끼리 공연하는 것도 재밌지만 다음엔 더 큰 공연장에서 판을 키워 합동 공연을 하고 싶다"고 공감했다.
일본에서 오랫동안 밴드 음악이 많이 선호됐던 것처럼 최근 국내 음악시장에서도 밴드 붐이 일고 있다. 이에 정용화는 "요즘 국내에서도 밴드에 대한 큰 사랑이 느껴져서 너무 좋다"며 "'밴드' 하면 떠오르는 벽 과 문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데뷔 초부터 그 문턱을 넘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는데, 이제는 많이 낮아진 것 같아 좋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데뷔 초 '아이돌 밴드'라는 편견 때문에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에 정말 좋은 선배님들이 많지만, 솔직히 씨엔블루가 선배님들께 큰 사랑을 못 받았다는 느낌은 있다"면서 "제 목표는 밴드를 하시는 분들에게 큰 힘이 될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이끌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국적은 다르지만 결국 씨엔블루와 우버월드 모두 무대를 사랑하는 밴드였다. 정용화와 타쿠야가 첫 식사 자리에서 "평생 라이브 하고 싶다"는 공통점을 찾았듯, 끝으로도 두 밴드는 오랫동안 무대 위에 남아있겠다는 동일한 목표를 밝혔다.
타쿠야는 "우리 멤버들 모두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일본에선 80대에도 락밴드를 여전히 하고 있는 선배들이 정말 많다. 우리도 즐기면서 길고 굵게 음악생활을 할 것"이라고, 정용화도 "나중에 K팝에 대한 책이 있다면, 그 안에 씨엔블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있다. 이제 15주년이 되지만 해오던대로 열심히 할 예정이다. 우리도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계속 음악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연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