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스터스’, 연출→각본까지 완벽한 속편의 탄생 [종합]
- 입력 2024. 08.07. 18:13:23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생동감이 살아있다. 마치 거대한 토네이도를 직접 목도한 듯하다. 122분의 러닝타임 동안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구친다. 가장 완벽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재난 블록버스터 ‘트위스터스’(감독 정이삭)다.
'트위스터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트위스터스’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정이삭 감독, 배우 데이지 에드가-존스, 애슐리 J. 샌드버그 제작 총괄 프로듀서 등이 참석했다.
영화는 ‘미나리’로 121관왕을 차지한 정이삭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와 ‘쥬라기 월드’ ‘인디아나 존스’ 등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를 탄생시킨 캐슬린 케네디와 프랭크 마샬이 제작에 참여했다.
애슐리 J. 샌드버그 제작 총괄 프로듀서는 “규모, 스케일 면에 있어서 굉장히 크지만 중요한 건 이쪽 지역의 이해하는 사람의 감정을 찾아야했다. 토네이도를 경험한 사람이면 좋겠다 싶었다”면서 “저는 ‘미나리’의 큰 팬이었다. 루카스 필름에서 일하는 친구가 정이삭 감독님과 ‘만달로리안’에서 같이 작업하며 감독님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그래서 스크립트가 부족한 점을 바로 채워줄 수 있는 분, 감정, 캐릭터 등 규모에 맞게 표현해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적임자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또 “프로듀서 적임자란 생각은 결과적으로 검증됐고, 제 생각이 맞았다고 확인됐다. 많은 감독님들과 일을 해봤는데 정이삭 감독은 굉장히 잘 들어주시고, 아이디어와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했다. 그런 것들이 영화에 반영된 것 같아 향후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이삭 감독은 “좋은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극장 영화를 좋아했다. 블록버스터 감독을 하게 된 꿈을 이루었다. 프로듀서님이 믿음을 주셨다”라며 “1990년대 영화들을 다시 보면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에게 감동받았다. 이 영화들이 어떻게 대형 이벤트를 표현하는지 살펴봤다. 이 영화는 실제 자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영감을 받아 감독들로 하여금 토네이도를 직접 경험할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트위스터스’ 제작진은 토네이도의 본고장, 오클라호마의 생생한 풍광을 담아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영화 대부분의 시퀀스는 오클라호마의 시골에 촬영되기도. 또 영화의 중요 장면 중 하나인 해바라기 밭은 전편인 ‘트위스터’를 비주얼적으로 오마주했다.
정이삭 감독은 “오클라호마에서 야외 촬영을 했다. (블록버스터는) 스테이지, 블루스크린 등 실내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엔 야외 촬영을 하고 싶었다. 특수효과가 아닌, 실제를 구현하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관객들을 최대한 액션에 가깝게 하고, 생동감을 줄지 고민했다”면서 “1990년대 영화를 참고해 한 샷 한 샷 담아냈다. 이건 결국 배우들 덕분이었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셨다. 생동감 있게 표현해주셨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스타워즈’를 작업하며 배운 게 있다. 어떻게 오마주를 해야 하나, 오리지널 존경의 의미를 어떻게 표현할까 싶었다. 오리지널 ‘트위터스’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면서 “첫 번째 작업에 섰던 분들도 참여했다. 어떻게 하면 반영할 수 있을까 싶더라. 재밌는 부분들을 반영하려고 했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무감 보다는 그렇게 하는 게 당연했다”라고 설명했다.
28년 만에 내놓게 된 속편이기에 제작에 따른 어려움도 컸다. 애슐리 프로듀서는 “이 영화가 프로덕션 내내 쉽지 않은 지점들이 있었다. 작가 파업이 있었다. 다행이게도 시나리오가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었지만 수정할 수 없어 배우들이 즉석에서 자연스럽게 했다”라며 “배우 파업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극복하면서 개봉 일에 맞춰 프로덕션 하기 위해 노력했다. 완성되지 않은 영화를 편집해서 동시에 특수효과를 반영해야하는 일을 하며 극복했다. 만약 하지 못했다면 내년에 뵐 법 했지만 다행스럽게 완성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면서 “연말 휴가철 전에 다시 모여 작업을 최대한 완성하려고 했다. 겨울이었는데도 배우들이 여름옷을 입고 촬영했다. 아무도 어떤 불만을 토하지 않았다. 모두 합심해 완성했다”라고 덧붙였다.
‘트위스터스’에는 할리우드가 주목하고 있는 데이지 에드가-존스, 글렌 파월, 안소니 라모스가 출연한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통해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이지는 폭풍을 쫓는 연구원 케이트 역을 맡았다.
데이지는 “이 규모의 블록버스터 영화에 참여한 적 없다. TV드라마만 해봤지 액션이 많은 영화는 해보지 못했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라며 “케이트와 날씨의 관계성을 보면 날씨가 인간 내부가 겪고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케이트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토네이도 자체가 케이트가 극복하려는 내적인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토네이도를 무서워하지만 매료되어 쫓아다니지 않나. 두려움을 극복하려 하지만 두려움과 공존하고 있다. 나의 아픔을 아우르고 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토네이도가 상징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극복하고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탑건: 매버릭’에서 전투 조종사 행맨 역으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글렌 파월은 이슈를 쫓는 인플루언서 타일러 역으로 분했다. 글렌 파월과 호흡에 대해 데이지는 “합이 안 맞기 어렵다. 너무 매력적인 배우다”라며 “약간의 로코도 있다. 처음엔 서로 이해를 못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생각보다 서로 닮은 점을 찾게 된다. 처음에는 ‘뭐야?’란 생각이 드는 캐릭터를 매력 있게 표현하는 걸 지켜보며 흥미로웠다. 좋은 배우고, 커리어가 잘 되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거대한 토네이도가 스크린을 덮치는 장면은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생생한 생동감과 현실감은 몰입을 더한다. 그러나 한국 관객들에게 토네이도는 공감 포인트가 빗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이에 대해 정이삭 감독은 “저는 농장에서 자랐다. 극장에 자주 가지 않는데 극장가서 보시고 문자도 많이 보내주시더라. 지인들도 많이 본 것들이 저에겐 큰 의미였다”라며 “이 영화가 그 지역을 넘어 한국, 전 세계에 개봉된다. 엄태화 감독님과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대해 이야길 했다. 한국에 지진이 많이 발생하지 않지만 영화가 잘 됐지 않나. 인생의 무력감, 뜻하지 않게 틀어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통한다고 생각한다. 데이지 배우님이 연기를 잘해주셨는데 케이트의 여정을 모두가 몰입해서 잘 따라갈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트위스터스’는 지난 7월 19일 북미 개봉 이후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오랜 기간 재난 영화의 최고 흥행 기록을 유지하던 ‘투모로우’(2004)를 제치고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의 대표적인 영화, TV프로그램 리뷰 집계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팝콘 지수 92%를 기록해 국내 흥행도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애슐리 프로듀서는 “사운드팀과 협력했다. 돌비에서 보신다면 좀 더 몰입감이 높으실 것”이라며 “가득 찬 극장에서 공유하며 보면 더 좋을 거라 생각한다. 저희가 재밌게 만든 만큼 오락적으로 가족들과 함께 즐기셨으면 한다”라고 소망했다.
정이삭 감독은 “토네이도는 굉장히 거대하고, 경외심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극장에 가서 직접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극장에서 보시면 훨씬 더 몰입감 있을 것”이라고 했으며 데이지 또한 “액션, 스릴, 유머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가 적합하다. 큰 스크린에서 보시면 토네이도 한 가운데 있는 느낌을 받으실 거다”라고 덧붙였다.
‘트위스터스’는 오는 14일 극장 개봉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