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 응원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씨네리뷰]
입력 2024. 08.09. 07:00:00

빅토리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뚝심이 이긴다고 했던가. 2시간 동안 '너를 응원해'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며 결국에는 위로에 성공한다. 영화 '빅토리'(감독 박범수)의 이야기다.

'빅토리'(감독 박범수)는 1999년 거제를 배경으로 열정만큼은 충만한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의 창단과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거제의 댄스 콤비 필선(이혜리)과 미나(박세완)는 댄스 연습실을 되찾기 위해 서울에서 전학을 온 치어리더 세현(조아람)을 앞세워 치어리딩 동아리를 만든다. 얼렁뚱땅 만들어진 응원부에게 거제상고 축구부를 우승으로 이끌어야 하는 미션이 주어진다.

국내 최초 치어리딩 영화로 기대감을 끌어올린 '빅토리'는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 김원중 '쇼(SHOW)', 터보 '트위스트 킹' 등 흥겨운 1990년대 음악을 접목해 관객들이 쉽게 영화에 다가올 수 있도록 익숙함을 더했다. 여기에 삐삐, 카세트테이프, 공중전화 등 그 시절 소품들이 등장해 추억을 자극한다.


영화는 필선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주변 서사 비중이 더 많다. 9명의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 각각의 사연과 현대중앙고와의 갈등, 조선소 파업 등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갈등 상황을 제시한다. 많은 이야기를 조금씩 다루고 있어 장면 전환이 빠르고 산만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한 카메라의 컷에서도 낯섦이 느껴진다. 필선과 미나가 '왜 불러', '나를 돌아봐' 등을 추는 장면을 뮤직비디오처럼 길게 보여주거나, 음악방송처럼 '밀레니엄 걸즈'가 카메라를 정확히 바라보는 컷들이 잦다. 치어리딩 장면에서도 치어리딩 안무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그 응원을 받는 주변 인물들에게도 포커스를 가져간다.

다소 모험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꾸준하고 일관적인 '응원'의 메시지로 이러한 단점을 이겨낸다. 연속되는 갈등 상황은 모두에게 응원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응원을 받은 이들이 힘을 내는 모습은 할 수 있다는 용기로 관객들에게 와 닿는다.


청춘 배우들의 연기합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혜리가 아니면 안 된다"라고 감독이 자신했던 만큼 혜리는 치어리딩, 사투리, 첫 타이틀롤 영화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거제의 쾌녀' 필선으로 완벽 변신했다.

처음 스크린에 도전한 조아람은 서울에서 전학을 온 깍쟁이 FM 치어리더 세현으로 분해 초반 필선과 팽팽한 대립, 서서히 '밀레니엄 걸즈'에 녹아드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박세완은 필선과 세현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 '밀레니엄 걸즈'가 '원팀'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는 미나 역을 맡았다. 부드럽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밀레니엄 걸즈' 뿐만 아니라 영화의 이음새를 매끄럽게 하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 최지수, 백하이, 권유나, 염지영, 이한주, 박효은 등 9명의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을 비롯해 필선을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이정하, 이찬형까지 역할의 비중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소소한 웃음은 덤이다. 연속해서 빵빵 터지는 웃음은 아니지만 귀엽고 아기자기한 코미디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돼 편안한 웃음을 지을 수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또한 타겟층이 너무 넓다는 단점도 확실하다. 그러나 한계를 뛰어넘는 응원의 감동,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한 웃음을 선사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예정이다. 청정 도시 거제에서 펼쳐지는 무자극 응원의 물결 '빅토리'는 오는 8월 14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주)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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