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의미심장한 4부작, 그래서 결말은?[OTT리뷰]
입력 2024. 08.13. 13:01:12

폭군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박훈정 유니버스'의 확장판 '폭군'이 내일(14일) 베일을 벗는다. '폭군 프로젝트'가 극비로 진행돼서일까. 시청자들에게도 비밀을 엄수하는 '폭군'이다.

'폭군'(감독 박훈정)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 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그리고 조윤수를 필두로 장영남, 박형수, 이기영, 최정우, 저스틴 하비 등이 출연한다.

초인 설계자 '최국장(김선호)'부터, 마지막 샘플의 탈취를 의뢰받은 기술자 '자경(조윤수)', 관련된 걸림돌을 하나둘 제거하려는 청소부 '임상(차승원)'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파괴하고 뺏으려는 추격자 '폴(김강우)'까지 마지막 샘플을 둘러싼 인물들의 팽팽한 갈등을 그린다.

작품은 박훈정 감독의 전작 '마녀'와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독립적인 이야기로 '마녀'를 시청하지 않은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문제 없을 전망이다.


'폭군'은 중반 크리처물의 냄새를 풍기지만, 명확히 권력과 이해관계에 대한 작품이다. 따라서 '마녀' 시리즈처럼 유전자 변형 실험을 통해 탄생한 초인의 폭주가 아닌 프로젝트를 누가, 왜 만들었는지에 집중해 보게 된다.

당초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극장 불황 등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OTT로 향하며 시리즈물로 편집됐다. 이러한 까닭에 갑작스레 매체를 바꾼 티를 감출 수 없다. '폭군'은 초반 정보를 제공하는 데 조심스럽다. 시청자의 시선을 확 끌어야 하는 1회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느낌보다는 의미심장한 분위기의 연속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시청자들은 폭군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최국장이 왜 이 프로젝트에 집착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중반부까지 달려야 한다. 진실과 인물 간의 이해관계 등 중요한 정보를 모두 작품 후반에 배치해 반전과 임팩트를 노리려 했으나 긴 빌드업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기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 전체 4부작을 합치면 약 160분가량의 러닝타임이다. 한 호흡으로 보기에 다소 길지만, 전개적 특성으로 인해 끊어보기도 모호하다.

또한 서사보다 액션에 중점을 둔 점이 두드러진다. 작품을 보고 나면 많은 의문이 생긴다. 최국장의 선배들이 무엇을 쌓아왔는지, 자경은 어떻게 다중인격이 되었는지 등 인물에 대한 설명이 불친절해 이들의 이해관계를 더 흥미롭게 바라보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만큼 피 튀기는 액션의 맛은 다채롭다. 총, 칼, 주먹을 가리지 않는 수위 높은 액션으로 4부를 꽉 채웠다. '폭군' 액션은 차승원과 조윤수가 책임진다. 두 사람은 '타깃과 제거자'에서 '연모용 제거'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진 협력자로 대립과 공조를 계속하며 극의 긴장감을 채워간다.


앞서 보지 못한 김선호의 까칠하고 서늘한 얼굴 역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어둑한 배경 속 하얗게 빛을 내는 김선호의 날선 연기는 초반 '폭군 프로젝트'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여기에 푸근한 음악 취향 속 피도 눈물도 없는 차승원의 액션 등 대비감으로 작품의 텐션을 높였다.

김다미, 신시아 뒤를 잇는 박훈정 감독의 뮤즈 조윤수는 어떨까. 조윤수는 쌍둥이 오빠의 인격을 지닌 다중인격 채자경 역을 맡아 연기했다. 차승원과 액션씬에서 에너지가 밀리지 않는다는 점은 괄목할 만하다. 그러나 두 인격이 부딪히며 대화하는 장면에서 주는 임팩트, 극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내레이션에 힘이 부족한 느낌이다.

무엇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평점이 크게 갈릴 전망이다. '마녀' 세계관을 기다린 이들과 잘짜여진 액션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에게는 호감을, 촘촘한 이해관계와 스토리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군'은 오는 14일 디즈니+를 통해 4부작 동시 공개된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디즈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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