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원작 매력 살린 ‘웰메이드作’ 탄생 [종합]
- 입력 2024. 08.14. 16:36:2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히트 소설이 드라마로 탄생됐다. 영화 ‘화차’ ‘낮은 목소리’ 등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축해온 변영주 감독과 서주연 작가의 만남에 이어 ‘믿고 보는’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웰메이드 작품’의 또 다른 획을 그을 수 있을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다. 변영주 감독의 드라마 첫 데뷔작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유로 변영주 감독은 “원작 소설을 각색한 서주연 작가의 대본을 봤다. 그게 너무 좋았다. 원작과 되게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고, 잘 쓰인 스릴러 대본이라고 생각해 첫 번째로 하고 싶어졌다. 두 번째는 배우 몇 명이 캐스팅 된 상태였다. 변요한 배우는 ‘화차’ 때 오디션을 봤던 사이였는데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다 어른 배우였는데 갈 자리가 없더라. 그때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었고, ‘소셜포비아’의 변요한 배우를 좋아해서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만났을 때 사람을 매료시키는 배우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머지 배우들도 너무 해보고 싶었던 배우들이라 함께하게 되어서 연출자로서 영광이었다. 인생의 방식을 바꾸게 만든 작품이다. 제가 게으른 인간이라 하고 싶은 거 하고, 탱자탱자 노는 게 중요했는데 이분들과 더 많은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에 대해 변 감독은 “10년 전 조용한 마을에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지역 전체에서 가장 촉망 받던 19살 소년이 범인으로 몰려 10년 동안 교도소에 있다가 출소하게 된다. 다시 고향 마을로 돌아온 소년이 아닌 청년과 10년 동안 그를 잊고 지낸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역추적 스릴러”라고 소개했다.
훌륭한 원작에 ‘믿고 보는’ 배우 라인업도 기대를 모은다. 변요한은 무천 마을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사건의 용의자 고정우 역을 맡았다. 그는 “각색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뜻 깊다. 제 역할은 운동도 잘하고, 잘생기고, 건강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촉망 받고, 공부도 잘하고, 집도 부자인데 하루아침에 살인자가 되는 엄친아 고정우 역을 맡았다”라고 소개했다.
변요한은 인생의 커다란 격변을 겪게 될 고정우의 과거와 현재를 그려낼 예정. 순수하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모진 풍파를 견뎌내는 30세의 청년까지 무려 11년의 세월을 이질감 없이 표현하며 캐릭터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고등학생 연기를 소화한 변요한은 “교복이 큰 이슈가 될 거라 생각했다. 교복을 입는 부분에 대해 부담보다는 어떻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까가 큰 숙제였다. 아역배우도 좋지만 직접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게 맞다, 그게 더 강할 거라는 확신에 감독님과 논의 끝에 제가 잘 이어가는 걸로 선택했다. 교복을 입는 부분에 대해선 한 번 입어봤기 때문에 핏도 너무 잘 안다”면서 “귀한 시간이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입는 교복이 아닐까”라고 했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 변요한은 “브라운관에 데뷔 시켜준 분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대표님이다. 제가 의리파다. 그런데 감당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기댈 곳 없는, 오로지 감정으로만 끌고 가야 하는 작품이라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어떤 다큐를 봤는데 배우로서 살아가며 제가 해야 하는 사명이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감히 감동이 와서 참여하겠다고 말씀 드렸다. 우려했던 대로 기댈 곳이 없었는데 선배님들 연기와 감정에 기대면서 한 신 한 신 무사하게 넘기며 완주했다”라고 밝혔다.
고준은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에서 무천시로 좌천된 형사 노상철 역으로 분한다. 그는 “마을을 지키는 경감 노상철 역이다. 서울에서 범죄자들만 보면 화를 참지 못하고 분노조절장애가 있어 좌천당하게 된다. 고정우를 만나는데 범죄자인 줄 알았더니 알리바이 형성이 되지 않는 걸 깨닫는다. 억울한 사건들이 많지 않나. 그걸 대변하는 비유되는 모습이 있는 것 같다. 최대한 대변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악역이 아닌, 형사 역을 맡게 된 고준은 “어렸을 때 독립영화 때 악역을 해본 적 없다. ‘타짜2’에서 악역 한 번 한 게 10년 동안 악역을 맡게 됐다. 경찰이나 형사 역을 해봤을 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이번이 처음”이라며 “경찰서에 직접 견학도 가서 체험하고, 경찰분들이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 대해 연구했다. 막상 하다 보니 애환이 많더라. 직군을 가지고 행해야하는 진심과 실제로 구사할 수 있는 힘이 굉장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한 분들에게 대리만족 시킬 수 있을 것. 일선에서 일하는 경찰분들을 대변하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톱배우이자 고정우의 절친 최나겸 역의 고보결은 “저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친구들과 교우도 좋은 정우를 짝사랑 하는 최덕미였다가 톱스타 최나경으로 분하게 되는 역할이다. 정우가 교도소 생활을 하는 동안 옥바라지를 하며 짝사랑한다. 출소 후에는 정우와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장르물에 출연한 그는 “전체 장르는 스릴러지만 저는 멜로라 생각하고 접근했다. 첫사랑이자 끝사랑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역할이다. 어떻게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마음을 이해하는데 중점을 뒀다”면서 “최덕미가 본명인데 고등학생 때는 말수도 적고, 내성적인 아이인데 노력 끝에 톱스타가 된다. 많은 걸 포기하지만 유일하게 포기하지 않는 건 정우를 향한 마음이라 그걸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김보라는 무천시에 흘러들어온 이방인 하설 역을 연기한다. 그는 “하설은 의대를 다니다 휴학해서 자유분방한 삶을 추구하는 친구다. 스쿠터와 큰 백팩 하나만 맨 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무천 마을에 안착하게 된다. 정우라는 처음 보는 낯선 인물로 뒤숭숭해진 마을 분위기를 왜 이렇게 됐을까 객관적인 시선으로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하는 귀여운 인물이다. 유일한 외지인이라 누군가의 편을 들지 않고, 편견 없이 사람들을 대한다”라고 역할을 소개했다.
지난 6월 조바른 감독과 결혼 후 ‘백설공주’를 통해 차기작으로 선보이게 된 그는 “여름 시작 쯤 결혼을 했고, 끝날 때 드라마 방영이 돼서 좋은 2024년 여름이 될 것 같다. 럭키비키 같은, 오히려 좋아”라며 “(남편이) 크게 도움을 준 건 없다. 선배님들 틈에서 재밌고, 열심히 하라며 정신적인 힘을 주셨다”라고 웃음 지었다.
무천시의 3선 국회의원 예영실 역의 배종옥은 “무천시에서 3선 국회의원이자 여성 최초 경기도지사를 꿈꾸는 예영실 역이다. 모든 걸 가진 여자인데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다. 10살 연하에 미남이자 병원장인 남편을 가진 여자다. 그 여자가 쟁취하고 싶은 욕망과 욕망 저편에 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런 관전 포인트로 봐주시면 재밌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조재윤은 하나뿐인 딸의 죽음으로 인생이 무너져버린 아빠 심동민 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그는 “저는 모든 걸 갖지 않은 남자다. 가진 게 한 개도 없다. 알코올 중독자에 상당히 폭력적이다. 그러나 그 안에 어마어마한 부성애를 가지고 있다. 딸을 사랑하고, 그 딸을 그리워하는 일반적인 아빠 역을 맡았다”라고 덧붙였다.
이 모든 출연진을 꾸리게 된 변영주 감독은 “촬영하다 다 제가 캐스팅했다고 생각할 때 있다. 마치 이 작품을 통해 만나야할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든다. 이 작품이 시골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삐까뻔쩍’한 게 없다. 시골의 작은 창고, 있을 법한 식당, 소박함을 배우들의 공동체가 만들어줬다. 두고두고 감사한 마음이 가질 것 같다”라고 배우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변 감독은 “원작 소설이 유명하고,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 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소설의 형식적인 영향력이 있다. 서주연 작가의 대본을 읽을 때 한국적으로 바뀐 것 보다 얼마나 독특한가였다. 이 이야기를 던졌을 때 여전히 독특한가가 중요했다”라며 “제가 드라마도 처음이지만 방송국을 통해 방영되는 것도 처음이지 않나. 무언가를 표현할 때 되나, 안 되나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고준 배우가 이야기한 것처럼 나쁜 경찰, 좋은 경찰이 있겠지만 대한민국의 공권력을 우습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공권력 자체가 무시당하고, 바보, 아무것도 못했다는 것처럼 보이는 건 개인적으로 안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자력구제라는 말을 되게 싫어한다. 그래서 고준 배우 역할이 컸다”라고 강조했다.
스크린이 아닌, 브라운관에서 드라마를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 변영주 감독은 “영화, 드라마 큰 차이는 교집합이 있고 없고의 차이다. 영화는 2시간 안에 끝나지 않나. 드라마는 1화와 2화 사이 교집합이 있다. 그래서 다르고, 어려웠다. 어떻게 감정 전체를 전달하는 게 멀게 느껴지고, 고민됐다. 영화는 심지어 스코어가 작을 때 그냥 지나갈 수 있는데 드라마는 잘 되고, 안 되고를 모두가 알게 된다. 광장 앞에 서있는 게 있는 것 같다. 굉장히 겁이 난다. 그러나 방법이 있나. 걱정되고, 겁나지만 잘 됐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타 방송사와 주말드라마 경쟁을 하게 된 변요한은 “그 작품은 작품대로 열심히 한 팀이다. 저희 드라마는 새로 시작한 강력한 드라마라 웰메이드 드라마를 보시면 될 것 같다. 물론 시청률로 잘 되고, 성공 여부가 갈리겠지만 저희는 자신 있다. 저희 드라마는 연기와 팀워크가 고스란히 묻어날 거라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오는 16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