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토리' 조아람 "아름다운 청춘의 한 페이지, 다시 넘겨볼 작품"[인터뷰]
- 입력 2024. 08.20. 09:00:0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엄정화에게도 주눅 들지 않는 까칠함, 신하균과 진구에게 신뢰받는 후배로 브라운관에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킨 조아람. 이제는 더 넓은 스크린에서 자신을 향한 치어리딩을 시작한다.
'빅토리'(감독 박범수)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14일 개봉과 동시에 CGV 골든에그지수 99%, 메가박스 실관람 평점 9.2점, 롯데시네마 관람객 평점 9.4점,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64점을 기록하며 강력한 흥행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빅토리'는 조아람의 첫 영화다. 스크린에 크게 영사된 자신을 본 소감을 묻자 "일단 부끄러웠다. 큰 화면에 제 얼굴이 나오니까 신기하기도 했고, 결과물로 보니까 색다른 느낌을 받기도 했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그동안 주로 커리어 우먼으로 분했던 조아람은 '빅토리'에서 제 나이에 맞는 발랄한 분위기로 변신했다. 많은 또래 배우들과 촬영을 하는 것도 처음이었다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학교물을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빅토리'와 함께 하게 돼서 너무 좋았고 실제 학창 시절을 느꼈어요. 또래 배우분들과 촬영을 함께 하면서 지방 곳곳 예쁜 곳을 다니니까 수학여행 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죠. 일을 하고 촬영한다는 느낌보다는 여행을 한 기분이었어요."
'빅토리'는 국내 최초 치어리딩 영화로, 완성도 높은 치어리딩을 선보이기 위해 밀레니엄 걸즈 멤버들은 일주일에 5회 이상 8시간 이상의 연습을 강행하는 등 땀을 흘렸다. 덕분에 대역 없이 100% 배우들의 치어리딩을 담을 수 있었는데, 조아람은 밀레니엄 걸즈 리더로서 더욱 완벽한 안무를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고 전했다.
"치어리딩이 체력적으로 소모가 큰 춤이잖아요. '하나의 스포츠다'라고 느꼈죠. 저는 (이)혜리 언니나 (박)세완 언니처럼 힙합, 사투리를 연습할 필요는 없었어요. 대신 리더로서 더 완벽한 치어리딩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연습도 더 하고 티칭도 받았고요. 체력을 기르기 위해 러닝머신을 뛰고 지방 촬영 돌아다닐 때 운동기구 들고 가니까 혜리 언니가 '이사 가냐?'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극 중 세현은 축구선수인 오빠 동현(이찬형)의 뒤에 가려져 있지만 '툭 튀어나온 돌'임은 분명한 캐릭터다. '김세현'으로 인정받지도, 동료들과도 하나가 되지 못했던 세현은 거제에서 필선(이혜리)을 만나 함께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뚜렷한 색을 찾아간다.
"세현이라는 아이는 어딜 가나 튀는 인물이에요. 외모도 빼어나고 치어리딩도 잘하니까 시기 질투를 많이 받는 인물이죠. 극 중에 갈등을 빚는 가은(지이수)이라는 친구는 세현이가 현대 중앙고 치어 팀에 있을 때 리더 빼앗으려고 했던 인물이에요. 라이벌 관계죠. 그런데 동시에 '김동현 동생'이란 수식어에 가려지기도 하죠. 그걸 속상해하거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인물은 아니고 늘 그렇게 지내서 특별히 느끼지 못하는 친구예요. 저는 세현이가 거제에 와서 그걸 느꼈다고 생각했어요. 필선이가 '언제까지 김동현 동생 할 거냐. 치어리더 김세현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할 때 뭔가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극의 초반에는 '치어리더' 세현이 '힙합파' 필선과 대립하며 함께 있어도 따로 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내며 긴장감을 조성한다. 조아람은 친한 척을 못 해서 힘든 점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저는 연습할 때부터 '나는 밀걸이다'라고 느꼈어요. 초반에 서먹서먹해야 하는데 너무 친하니까 감독님도 걱정하셨죠. 그래서 초반에는 외로웠어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아야 하는데 현실의 내가 튀어나오는 거예요. 가만히 있어야 하고 연습 쉬고 싶다고 얘기할 때도 칼같이 얘기해야 하는 부분들이 힘들었어요."
조아람은 세현과의 싱크로율을 묻자 "70퍼센트"라고 대답했다. 초반에는 낯을 가리지만 웃음도 정도 많다는 점과 자기가 사랑하는 일만큼은 열정적으로 대하는 점이 닮았다고.
"제가 생각하는 세현이는 본인이 사랑하는 치어리딩에는 열정이 가득하지만, 그 외에는 그렇지 않은 아이거든요. 그런 부분은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평소에는 즉흥적이고 그렇지만 책임지고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하는 편이거든요."
세기말을 배경으로 하는 '빅토리'는 MZ세대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 있는 요소를 품고 있다. 실제로 밀레니엄 베이비인 조아람은 '빅토리'를 통해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저에게는 새로움인 것 같아요. 실제 그 시대에 계셨던 분들은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고 저처럼 그때 살지 않았던 사람들은 '저 때는 저랬구나' 그런 색다름을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 있을 때도 색달랐던 것 같아요. 소품을 완벽하게 준비해 주셔서 실제로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그때에 와있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첫 스크린 작, 첫 학원물. 도전으로 가득했던 '빅토리'는 조아람에게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으로 남을 예정이다.
"이때 아니면 남길 수 없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예쁠 때 영화를 하나 담아 놓으면 나중에도 추억할 수 있고 다시 찾아볼 수 있잖아요. 저는 딱 그 생각 들었어요. 내 인생에 청춘의 페이지 하나를 남겨놓는다. 모든 게 다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처음 해보는 게 많았어요. 처음으로 또래들과 찍었고, 처음으로 학생이었고. 그렇다 보니까 의미가 남다른 것 같아요. 다시 넘겨보고 싶을 것 같은 작품이에요."
조아람은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닥터 차정숙' 전소라로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드라마 스페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감사합니다' 등 도회적인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어린 나이임에도 차가운 분위기의 역할을 주로 맡아온 이유를 묻자 조아람은 "무표정이랑 웃을 때 갭이 커서 그런 것 같다"라고 웃으며, 앞으로는 활짝 웃는 장면이 더 많아지길 소망했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은 대부분 저랑 정반대인 캐릭터들이에요. 이미지가 좀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는 발랄하고 웃음도 많고 장난기 많은, 밝고 통통 튀는 역할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저는 사실 청춘물, 로맨스 코미디가 너무 해보고 싶어요. '스물다섯, 스물하나' 나희도, '쌈 마이웨이' 최애라 같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마인드마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