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판생 열릴 것”…‘안녕, 할부지’ 안녕, 푸바오 [종합]
입력 2024. 08.27. 19:10:10

'안녕, 할부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무더위가 지나가고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기 시작하는 9월, 극장가를 따뜻한 감성으로 물들일 영화가 관객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강바오와 송바오, 그리고 푸바오의 만남과 이별 사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용기와 위로,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안녕, 할부지’(감독 심형준, 토마스 고)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심형준 감독, 강철원 주키퍼, 송영관 주키퍼 등이 참석했다.

심형준 감독은 ‘안녕, 할부지’ 연출을 맡게 된 계기로 “저번 겨울에 제작사 측의 콜이 있었다. 푸바오에 대해 깊이 아는 사람보다는 40대 아저씨로서 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던 연출자였다. 처음에 제안 받고 당황스러워 이틀 정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라며 “이후 유튜브 등 매체로 접했다. 바오 패밀리의 이야기가 매력적이었고, 이들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주키퍼님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조금 더 시네마틱하게 깊이 있게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 흔쾌히 수락하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려운 점은 처음에 모르는 상태에서 들어가다 보니 주키퍼님들과 아이스 브레이킹이 필요했고, 판다월드 동선 파악도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에버랜드 측에서 협조적으로 도움 주셔서 유튜브, 매체에서 보여준 바오 패밀리 이야기보다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있었다. 그게 연출적인 욕심이 있었다”라며 “그전에 예능, 드라마를 해 와서 시네마 코드는 알 수 있었고, 차별점은 깊이 있는 이야기였다. 기존 매체에서 보여줄 수 있던 이야기지만 바오 패밀리에 조금 더 들어갈 수 있었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자연번식으로 2020년 7월 20일 태어난 국내 최초 자이언트 판다다.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푸바오는 지난 4월 3일 중국으로 떠났다.



영화는 푸바오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3개월 동안,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주키퍼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아내 영화만의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강철원 주키퍼는 “푸바오를 보내고, 남아있는 루이, 후이를 돌보고 있으면서 바오 패밀리가 저희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어려운 시기에 푸바오를 만나게 되고, 푸바오를 통해 용기, 삶을 얻었다는 분들이 많았다. 푸바오를 떠나보낸 이들에게 걱정이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라. 영화를 찍고, 개봉하게 되면서 그분들에게 위안이 되고, 바오 패밀리들을 몰랐던 분들에게도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송영관 주키퍼는 “이 영화를 조금 전에 처음 봤다. 분명 조금 특별한 시기에 슬픔 감정을 나눈 시기가 된 것 같다. 저도 일상에서 푸바오를 만난 특별한 순간들을 떠오르게 되더라. 소중한 시간들과 다시 한 번 또 보고 싶은 느낌을 받았다. 저도 바오 패밀리를 좋아하는 사람이지 않나. 관객들도 같은 생각을 가질 거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안녕, 할부지’에는 가수 이문세와 싱어송라이터 김푸름이 OST 작업에 참여했다. 이문세는 영화를 아우르는 테마곡 ‘나의 아이’를 불렀다. 이 곡은 푸바오를 향한 주키퍼들의 마음을 노래한 곡. 김푸름의 ‘안녕’은 산울림의 원곡을 리메이크 해 푸바오에게 이별 인사를 건네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대변한다.

심형준 감독은 “세 명의 싱어를 섭외했다. 김푸름, 이문세에 대해 설명 드리자면 김푸름은 산울림의 ‘안녕’이란 곡이 대중들의 이별을 대변하는 게 어떨까 생각해 선곡했다. 산울림의 ‘안녕’은 유명한 곡이라 저작권적으로 풀기 어렵지 않았다”면서 “이문세의 경우, 푸바오가 떠난 다음에 주키퍼님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게 뭘까, 깊이감 연륜은 이문세가 아닐까 싶더라. 남은 사람의 마음에 쉼표가 될 것 같아 제안 드렸고, 흔쾌히 ‘오케이’하셨다. 굉장히 기뻤다. 처음 연출하는 극장 영화에 이문세가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 영광이고, 감사했다. 남겨진 분들의 마음을 잘 묶어주신 게 아닌가”라고 밝혔다.

‘안녕, 할부지’에는 애니메이션 장면도 들어간다. 할부지와 푸바오의 동화적인 이야기에 있어 애니메이션 분량이 가교역할을 한다. 심형준 감독은 “제가 기록하지 못한 순간들이 있지 않나. 이미 이 영화가 기획되어 있고, 일찍 들어갔으면 처음부터 담았을 텐데 아쉽다. 저희가 상상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의인화 돼서 데이트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그려봤다. 푸바오가 자라면서 할부지와 지내는 모습이 동화 같아 연출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라며 “(제작) 시간이 되게 짧았다. 저희가 1월에 투입됐는데 촬영과 애니메이션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했다. 애니메이션 팀과 호흡이 짧아 아쉬웠지만 많이 고생해주셨다. 그런 식으로 애니와 다큐의 밸런스를 맞춰봤다”라고 이야기했다.



푸바오를 사랑으로 키워 강철원, 송영관 주키퍼는 각각 ‘강바오’ ‘송바오’라는 별명을 얻기도. 푸바오 송환 전날, 강철원 주키퍼는 모친상을 당했지만 푸바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예정대로 중국으로 향한 바 있다.

이에 영화 속에는 강철원 주키퍼와 그의 모친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강철원 주키퍼는 “예고된 상황이 아니었다. 푸바오를 보낼 준비를 오래 전부터 했고, 비행기 탑승 인원을 선정하는 것에도 변경이 있었다. 어머니는 푸바오가 가기 전, 돌아가시기 3일 전 뵙고 왔다. ‘중국에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드렸다”라며 “제가 가족이 6남매가 있는데 다들 이해해주셨다. 큰 형님 경우, ‘국가대표 선수가 비보를 들었다고 해서 경기를 중단하고 돌아오는 게 맞느냐’라며 ‘아니다, 뒷일은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라고 말씀해주셔서 힘을 내 다녀올 수 있었다. 영화 속에 담겨 있기 때문에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라고 했다.

특히 영화 중후반에는 지난 7월 강철원 주키퍼와 푸바오의 재회 장면이 눈길을 끈다. 강철원 주키퍼는 “제가 중국에 다녀올 때 걱정한 부분이 적응하는 푸바오에게 혼동을 주는 기회가 되면 안 되겠다 생각했다. 안에 들어가 푸바오를 만져준다면 저는 좋겠지만 혼동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중국에서도 푸바오 팬들이 많이 있기에 일반 손님들이 다 나간 시간과 아침 일찍 따로 만나게 해주셨다. 푸바오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그 정도 시간이 적당하지 않았나. 앞으로 중국에 갈 기회가 된다면 푸바오를 찾아갈 거다. 푸바오가 저를 알아봐줄 거라 생각한다”라고 기대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 불거진 ‘학대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강 주키퍼는 “푸바오를 걱정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 푸바오가 3월 3일 이별을 하고, 검역을 하는 기간 동안 푸바오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한 달 동안 검역을 받고, 처음 자동차를 타고, 다른 나라로 이동해 검역을 받았다. 야생동물에게 검역은 긴장의 연속이다. 당연히 즐거운 모습만 관찰되는 게 아닌, 여러 모습들이 보여졌을 거라 생각한다. 푸바오가 적응 과정이라 이해해주시면 한다. 곧 푸바오가 적응의 시기를 마치면 ‘제2의 판생’이 열릴 거라 생각한다. 푸바오는 그런 아이니까”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안녕, 할부지’는 선물로 찾아온 만남과 예정된 이별, 헤어짐을 알기에 매 순간 진심이었던 푸바오와 주키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9월 4일 극장 개봉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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