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의 뉴진스 사랑의 진실과 성희롱에 대한 시선
입력 2024. 09.03. 11:04:24

뉴진스

[유진모 칼럼] 걸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전 부대표 B 씨의 한 퇴사 여직원 성희롱 의혹은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민희진 전 대표 이사와 김주영 신임 대표 이사의 직장 내 성희롱을 바라보는 시선은 왜 이렇듯 확연하게 다른 걸까? 누구의 결정이 옳은 것일까? 민 전 대표는 정말 뉴진스를 제일 사랑하는 것이지, 돈이나 회사 경영권에는 추호의 관심도 없는 것일까?

어도어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민희진 대표 이사를 해임한 뒤 후임으로 김주영을 대표 이사로 임명했다. 그러자 민 전 대표 측은 "이번 해임 결정은 주주 간 계약과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한 결정이다."라고 반발했다. 어도어 측은 민 전 대표의 이사직을 유지한 채 뉴진스의 프로듀싱 업무를 맡긴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 이사는 이에 대해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이는 그동안 그녀가 2차례의 기자 회견 등을 비롯해 여러 통로를 통해 일관되게 외쳐 온 '뉴진스에 대한 사랑'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행동이라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의 그녀의 강경한 어조의 주제는 "돈과 직위에는 관심이 없다. 뉴진스 앨범만 프로듀싱할 수 있으면 된다."라는 것이었다.

지난 4월 어도어의 모회사 하이브와 민 이사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당시 민 대표를 해임하려 한 데 대해 그녀가 법원에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 것은 생존의 몸부림이라는 측면에서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이번 이사회의 해임 조치에 반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그녀의 일관된 주장대로 프로듀서 자리는 지켰음에도 이를 거부하는 것은 대중을, 뉴진스를 납득시키기 어려워 보인다.

그녀는 자신의 일관되'었'던 강력한 의지를 스스로 뒤집고 뉴진스 프로듀서 자리를 거부하며 해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행동은 '뉴진스 앨범 프로듀싱은 중요하지 않다. 대표 이사로서의 권리와 상응하는 급여 등 소득, 그리고 1000억 원의 풋 옵션이 더 중요하다,'라는 말만 없었지 사실상 그런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 밖에도 민 대표나 그녀의 법률 자문이 '한 입 가지고 두말한 사례는 몇 가지 더 있다. 공개적으로 떠든 말이기에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대중이 더 잘 알고 있다. 다음은 성희롱. 전 직원 A 씨는 민 이사의 최측근이었던 B 전 부대표가 자신을 성희롱했고, 이를 민 이사에게 어필했지만 민 이사는 오히려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희롱은 성적인 발언으로 불쾌감, 수치심, 굴욕감 등을 느끼게 하였을 경우 성립된다. 하지만 별도의 증거 없이 양측에서 나눈 대화로만 성희롱을 주장을 하는 경우에는 증거 불충분으로 인해 형사 처벌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법원은 일방적으로 원고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진술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일반적 수준의 사회적 통념에 근거한 일반인 기준의 성적 수치심'을 재판부가 인정해야 성추행이라는 범죄가 성립된다.

따라서 민 이사가 대표 이사 시절 A 씨의 주장을 묵살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은 어느 정도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충분히 변호사의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민 이사가 A 씨의 주장을 원천 봉쇄한 것이 미덥지 않은 이유이다. 그런 불편함의 증거는 결정적으로 김 신임 대표의 행보에 있다.

김 대표는 "최우선 과제는 조직의 안정화이다."라며 방시혁(하이브) 대 민희진의 대결 구도로 혼란스러웠던 어도어 내부 조직 다독이기에 나선 가운데 A 씨를 대상으로 직장 내 성희롱 발언과 괴롭힘이 있었다는 의혹과 이에 대한 은폐 및 무마 시도가 있었다는 의문과 관련해 재조사를 진행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뉴진스 멤버 민지와 다니엘이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불편한 심경을 밝히면서도 팬들을 다독이고 있다. 민지는 "이런 일이 있었다, 저런 일이 있었다 다 말해 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지 벌써 일주일이다. 걱정해 주고 위로해 주는 버니즈들에게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었는데 이번엔 자신이 없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한 "좋은 이야기만 하기에도 하루가 부족한데 왜 이런 불필요한 수고를 겪어야 하는지 너무 미안하고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내가 너무 답답하다. 이걸 적고 있는 지금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고 제대로 해결된 일 하나 없다."라고 속상한 기색을 전했다. 하이브와 민 이사의 갈등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전한 것.

다니엘은 "우리 버니즈(팬클럽)도 많이 걱정되고 혼란스러웠을 텐데. 사실 대표님께서 해임 당하시고 여러모로 힘들고 고민이 많아졌어. 한동안 약간 멘붕 상태였던 것 같아. 많이 불안하기도 했고, 하지만 너희들을 하루도 안 생각하고 지나가는 날들은 없었어. 항상 밝고 행복한 모습만 버니즈에게 보여 주고 싶었는데."라며 팬들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어도어, 즉 김 대표는 경영과 음반 제작을 분리해 자신은 경영에 전념하고 뉴진스 프로듀싱은 민 이사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그 점에 대해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민 이사는 "참고 계약하면 불합리한 조항을 근거로 계약 위반을 운운하거나 계약한 것이 잘못이라고 괴롭힐 것이 뻔하다."라며 프로듀서를 거부하고 있다.

뉴진스는 민 이사를 대표 이사로서 존경했지만 꼭 대표 이사 자격으로서만 만나고 싶어 했을까? 그들이 원한 건 최고 경영자 민희진일까, 자신들의 프로듀서 겸 엄마 민희진일까? 과연 뉴진스를 위한 노선은 무엇일까? 성희롱 논란의 진실은 무엇일까? 과연 '여자의 적은 여자이다.'라는 동서양 공통의 옛말은 사실일까?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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