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개막작 ‘전, 란’→RM 다큐 첫선…부산국제영화제에 분 변화의 바람
입력 2024. 09.04. 16:11:38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OTT 영화 ‘전, 란’을 개막작으로 선보인다. 아이돌 다큐 초청에 이어 관객상을 신설하는 등 ‘대중성’까지 확보하면서 ‘변화의 바람’을 예고한 부산국제영화제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 공식 초청작은 63개국 224편으로 지난해 209편에 비해 8%가량 늘었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을 포함하면 총 279편이며 공식 초청작 중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는 86편이다.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이 선정됐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대종상 미술상을 받고, ‘심야의 FM’의 각본‧감독을 맡은 김상만 감독이 연출한 ‘전, 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과 그의 몸종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등이 출연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과거,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영화를 선보였으나 개막작으로 상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TT의 영향력이 커져가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OTT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로 박도신 집행위원장 대행은 “상당히 대중적인 영화라 판단했고, 넷플릭스 작품이라 고민한 적 없다. 작품 자체를 본 것”이라며 “얼마나 잘 부합되는지, 관객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 감안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OTT 작품이라고 해서 제외하는 것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시네마 부문에 그룹 방탄소년단 리더 RM의 다큐멘터리 영화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RM: Right People, Wrong Place)’가 공식 초청된 것도 눈길을 끈다. 오픈 시네마 부문은 영화제 초청작 중에서도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및 국제적인 관심을 모은 화제작을 선보이는 부문으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된다. K팝 다큐멘터리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대규모 야외상영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는 지난 5월 발매된 RM의 두 번째 솔로 앨범 ‘라이트 플레이스, 롱 펄슨(Right Place, Wrong Person)’의 제작기를 담았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RM, 솔로 아티스트 RM, 인간 김남준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스스로를 탐구하는 기록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인 후 전 세계 극장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강소원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 초청 이유에 대해 “이 영화가 공식 출품이 돼 봤을 때 와이드 앵글 섹션 안에서는 한국 다큐멘터리 진영에서 만드는 영화와 결이 달라 소화가 어렵지만 대중적으로 오픈 시네마 안에선 관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오픈 시네마에서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더 다양한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충분히 팬덤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아닌가”라고 전했다.

다큐멘터리 장르의 대중적인 확장을 위해 다큐멘터리 관객상도 신설됐다. 와이드 앵글 섹션의 한국과 아시아 다큐멘터리 경쟁작 10편을 대상으로 관객 투표로 선정된 1편에 1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박도신 대행은 “다큐멘터리 장르를 조금 더 대중적으로 확장해 관객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신설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시아 최초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에 개설하는 ‘AI 부스’도 주목할 만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관객이 직접 AI를 체험할 수 있는 라운지를 운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프로그램인 ‘코파일럿’을 시연, 테크와 콘텐츠의 융합도 선보인다.

박광수 이사장은 “지난해 부산영화제가 큰 내홍을 겪었다. 올해는 영화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우리가 그동안 잃어버린 것들에 질문을 던지고 찾아가는 한 해로 생각하기로 했다”라며 “국고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전체적으로 예산 10억원이 줄었지만 기업 협찬과 기부금이 늘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다. 내년에 영화제협의체를 발족해 정부 측과 예산도 합의하고, 내부 모순점을 협력해 개선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폐막작은 싱가포르 최초로 칸, 베를린,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문화훈장을 받은 에릭 쿠 감독의 ‘영혼의 여행’이다. 아시아 영화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아시아영화인상을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받게 됐다. 구로사와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뱀의 길’과 ‘클라우드’ 신작 2편을 선보인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 이선균을 기리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에서는 영화 ‘파주’ ‘우리 선희’ ‘끝까지 간다’ ‘기생충’ ‘행복의 나라’, 드라마 ‘나의 아저씨’ 등 고인의 대표작 6편을 선보인다. 이선균은 한국 영화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데 기여한 공로로 올해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넷플릭스, CJ CGV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