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타격감·박진감 2배…더 다크해진 액션+유니버스 [종합]
입력 2024. 09.09. 17:57:43

'베테랑2'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더 쿨해진 액션과 다크해진 서사다. 1편이 ‘밀크 초코’라면, 2편은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다크 초코’와 같다. 9년의 기다림을 실망시키지 않는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류승완 감독, 배우 황정민, 정해인 등이 참석했다.

‘베테랑2’는 개봉에 앞서 칸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연달아 초청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토론토국제영화제 참석 후 어제(8일) 귀국한 류승완 감독은 “부산영화제보다 짧은 일정으로 갔다 왔다. 다행히도 반응이 되게 좋았다. 토론토가 작년까지 할리우드 파업 때문에 분위기가 쳐져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사람도 많이 오고, 극장 안 분위기도 활기찼다.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유머 코드가 활발한 영화로 인지해주셨다. 실제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그런 질문이 많이 나왔다”면서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리뷰가 있었다. ‘리셀 웨폰’을 처음 보는 느낌이었다고 하더라.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경찰 영화인데 좋게 봐주셔서 영광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2015년 개봉된 ‘베테랑’ 1편은 최종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바. 약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오게 된 황정민은 “1편 끝난 후 2편이 오랜 시간 동안 제작이 안 될 거라 상상도 못했다. 1편이 워낙 잘 됐으니 2편도 곧 들어갈 거라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여차 하니 시간이 이렇게 됐다. 서도철을 제 마음 한편에 계속 두고 있었다. 2편을 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고, 감독님과도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관객들이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전, ‘베테랑1’이 얼마 전에 본 것 같은데 2편이 나왔네 느낌으로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전편은 한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 형사 서도철과 그의 팀원들이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 조태오를 검거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는 경찰 서도철의 직업정신뿐 아니라, 인간 서도철의 진정성과 치열한 고민까지 조명한다.

서도철을 연기한 황정민은 “아이를 보면 1편에서 초등학교 3학년이었고, 9년의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됐다. 한 가정의 아이 아빠로서 삶을 잘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 조금 더 관객들에게 서도철이라는 인물이 내 주위에 한 명쯤이라도 있다면 든든하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편과 2편을 할 때 관객들에게 ‘시간이 지났어도 똑같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저는 늙어가지만 서도철은 늙지 않고, 그대로 있는 인물이다. 주변에 정의로운 사람으로 두고 싶은 인물이기 때문에 어린 친구들이 보더라도 ‘저런 삼촌이 주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라며 “만약 3편을 하면 욕은 좀 줄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인물도 추가됐다. 서도철의 눈에 들어 새로 합류한 신입형사 박선우 역은 정해인이 맡았다. 박선우는 서도철이 범인 잡는 것을 보고 경찰이 됐다고 말하며 맡은 임무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캐릭터로 베테랑 팀에 합류하며 극의 몰입과 긴장감을 높인다.

류승완 감독은 박선우 역에 정해인을 캐스팅한 이유로 “1편처럼 선과 악의 구도로 진행되는 이야기라면 전작의 조태오와 같은 인물과 비교할 수 있는데 이건 애초에 출발이 다르다. 비교보다는 어떤 다른 지점이 있는가를 보는 게 저에겐 더 중요했다. 전작과는 완전 다른 결의 인물이라 신뢰감이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이 인물은 자기가 하는 신념이 확고하고, 행동에 옳다고 생각하기에 스스로가 신뢰를 던져주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동’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는데 정해인 배우가 가진 신뢰감이 있었다. 굉장히 젊은데도 불구하고, 묵직하고, 차분하고,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흡수하려는 태도가 좋았다. 영화를 만드는 내내 ‘이 배우 하길 참 잘했다’라고 생각한 건 일단 현장 융화력이 너무 좋다. 놀란 건 대사 정보량이 많은데 빨리 해달라고 했을 때 딕션을 정확하게 하더라. 엄청나게 훈련이 많이 된 배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다. 완성한 후 편집할 땐 동공 연기, 어떨 때는 같은 연기인데 텅 비어 보이기도 하고, 선량해보이기도 하더라. 이 배우가 큰 복이구나 생각하며 만들었다”라고 칭찬했다.



정해인은 “아무래도 초반에 제 시선의 방향이 중요했다. 중간에 투입된 사람으로서 관찰을 해야 하니까 특징을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후반부터는 마스크를 쓰고 연기해야 하니까 표정 연기 등에 제약이 있었다. 모자까지 썼는데 작은 공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는 “신념과 정의의 싸움에 대해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 액션이 많다 보니 육체적 피로도가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배우 정해인으로서 박선우를 이해하고, 왜 이렇게 했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어려웠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눈 후 내린 결론은 명쾌하게 답을 내리고 하지 말자였다. 저는 그거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 제가 믿고 있는 신념이 맞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올인 하는 인물이다”라며 “영화에서도 나왔듯 ‘해치’라는 이름도 사람들이 붙여준 이름이고, 마녀사냥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제가 연기한 박선우라는 인물이 마녀사냥의 어떤 대표의 얼굴이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정해인은 막내형사이면서 숨겨진 빌런으로 활약한다. 전편 강력한 빌런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조태오를 뛰어넘어야한다는 부담감은 없었을까. 정해인은 “전편은 명확한 악의 구조가 있었다면 이번 영화는 다른 느낌의 악의 구조, 빌런 집단의 형성 등 대표로 보이는 인물이라 전편에 대한 캐릭터적인 부담감은 거의 없었다. 전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이기 때문에 제가 합류한다는 자체에 부담은 컸다. 내용을 듣고, 대본을 보면서 전편을 넘는 빌런이 되어야겠다, 혹은 아예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부담감은 거의 없었다”라고 답했다.

‘베테랑2’는 일명 ‘도파민 중독’을 부르는 각종 영상 쇼츠,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에서 시작되는 작품이다. 범람하는 콘텐츠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접하는 영상들이 어쩌면 실재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이 중요한 이야깃거리다. 류승완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본격적으로 소재와 환경으로 속편으로 만들겠다 하기 전, 몇 번의 버전 스토리가 있었다. 그걸 가지고 황 선배님과 상의도 했다. 지금의 버전으로 진행하게 된 건 ‘모가디슈’ 크랭크업 이후 ‘밀수’를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을 때였다. 저는 ‘베테랑2’를 준비해야겠다 해서 그때부터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발생하는 사건들이 연상되기도 하는데 우연히 겹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감독은 “지금 영화를 보기 전, ‘빌런이 누구야?’가 굉장히 중요한 것처럼 관심이 많다. 정작 영화는 누가 빌런인지 중요한 게 아닌, 빌런이 하는 행위와 행위에 따른 여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만들었다. 우리가 분노하고, 반응하는 사건들에 대해 우리의 반응은 옳은가, 정당 한가 스스로 생각할 때가 많았다. 사건의 이면을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내가 제공 되어지는 정보의 소스만을 가지고 순간적으로 분노해서 그걸 내 안에서 판단을 쉽게 내버리고, 다른 이슈가 생기면 넘어가버리고. 개인이 내린 판결에 어떠한 책임도지지 않고, 개인과 사회는 계속 굴러가고 있다. 그런 현상에 대해 ‘잘 흘러가고 있는 것인가’ 생각했다. 선과 악의 대결보다는 정의와 신념이 충돌하는 구도로 만들면 어떨까 싶더라”라고 했다.

덧붙여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 후 속 시원한 해답을 가지고 가는 것보다 토론해볼만한 질문 거리를 가지고 극장을 나서길 바랐다. 이 영화 속에서 다루는 빌런의 서사를 친절히 설명해서 답을 완결시키는 게 아닌, ‘저 사람 왜 그런 거지? 어떤 출발점이 있는 거지?’ 행위의 무게감은 다를지라도 사회에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생각과 질문, 토론이 이루어지려면 명확한 답보다는 궁금증, 호기심을 유지시키는 게 중요했다”라고 언급했다.



류승완 감독은 “유튜브로 정보를 입수하고, 영향을 받는 건 수년 전부터 이루어져 왔다고 생각한다. 모두의 필수품이 된 휴대폰이 우리의 음성과 검색을 인식해 알고리즘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걸 편집해 제공하지 않나. 어떤 사건의 여러 측면을 보는 게 아닌, 내가 원하는 것들만 보고 소비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편리함과 맞바꾼 것들이 위험한 수위에 오고 있지 않나란 생각은 꽤 오래전부터 했다”면서 “언론의 생태 환경이 굉장히 많이 바뀌고 있다. 우리가 어떤 변화의 시기에 맞물려있을 땐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니 불안하지 않나. 어떤 식으로 변하고 있는데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고 있고. 이건 생산자, 소비자 모두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개인적인 불안들이 표현된 것 같다. 저는 때때로 두렵다. 실제하고 있는 삶, 온라인의 삶, 언론에서 묘사되는 삶들이 불일치하는 걸 볼 때마다 두려울 때가 있다. 두려움이 표현을 하는 것에 있어 출발이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황정민을 향한 깊은 신뢰도 드러냈다. 류승완 감독은 “1편의 출발이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출발 자체가 안됐을 거다. 2편도 마찬가지다. ‘베테랑’ 시리즈는 이제 저는 없어도 되지만 황정민은 없으면 안 된다”라며 “약간 보증 잘못 서서 권리를 뺏긴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다른 영화를 만들 땐 시나리오를 다 써놓고 제안 드리지만 이 시리즈는 황 선배를 만나 여러 이야길 나누며 진행했다. 사실, ‘서도철=황정민’이다. 자연인 황정민이 가진 성격의 일부, 태도들이 서도철에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다. 제가 사교성이 좋지 않아 영화계에 친구가 많이 없다. 몇 안 되는 친구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하고, 진화하는 부분도 있지만 퇴화하는 모습도 있지 않나. 은연 중 서도철이 ‘힘들다’는 대사를 하는데 이는 연기를 하면서 나온 말들이다. 연출하는 저의 상태와 맞물려 있더라. 그런 것들이 저와 황 선배 마음이 다르지 않았기에 나온 것”이라며 “아이들(자녀)도 비슷한 또래라 당연히 다음 세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서도철이 마지막에 아들에게 하는 한 마디가 굉장히 중요했다. 서민 영웅 서도철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사과할 줄 아는 어른의 모습은 얼마나 값지고 고귀한가를 다루고 싶었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중요했다. 인간 황정민의 모습에서 충분히 발견할 수 있어 시나리오도 쓰고, 현장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는 올 추석 연휴, 유일한 한국 영화로 관객들과 만난다. 황정민은 “1편을 많은 관객들이 봐주셨고, 명절 때마다 했기에 2편을 기다리는 관객들이 많을 거다. 1편이 ‘밀크 초코’라면 2편은 ‘다크 초코’와 같다. 보는 느낌이 다르지만 집중해서 보는 재미는 2편이 더 마음에 든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류승완 감독은 “2편 보고, 1편 본다면 ‘이게 이렇게 됐어?’라며 2편을 다시 보실 것 같다. 공식적으로 극장용 속편을 만든 건 처음이다. 그래서 재탕하고 싶지 않았다. 이 세계관을 아낀다고 하면 다른 모험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이전에 1편을 마무리하면서부터 든 생각이다. 저는 상업영화라는 표현을 지양하고, 대중영화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흥행하는 게 좋지만 숫자에 목표를 두고 하게 되면 저만 괴로운 것 같다. 보다 중요한 건 영화를 선택하고, 관람하러 온 관객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훔치고,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 관객 한 분을 천 만 명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이 영화가 어떻게 전달됐는지가 중요하지 흥행에 대한 숫자, 강박을 스스로 가지려 하지 않는다. 제작진도 저의 방향성에 대해 동의해주셨다. 제가 무리수를 두는 것에 대해 황 선배도 동의해주셨다. 같이 만드는 모든 동료들의 호흡이 맞았기 때문에 자본도 설득할 수 있었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베테랑2’는 오는 1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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