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치 켄타로가 말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인터뷰]
입력 2024. 09.18. 08:00:00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사카구치 켄타로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한층 더 깊어진 연기와 분위기다. 처음 만난 순간, 사랑에 빠진 순간의 설렘부터 이별 후 후회로 가득한 쓸쓸한 감정까지.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가 준고의 감정 변화를 완벽히 표현해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감독 문현성)은 운명 같던 사랑이 끝나고, 모든 것을 잊은 여자 홍과 후회로 가득한 남자 준고의 사랑 후 이야기를 그린 감성 멜로드라마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이 대본을 보내주셨어요. 영화 대본을 읽고 나서 만남을가지기 전, 시리즈로 변화해서 새롭게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시리즈 얘기 후 다시 대본을 받았어요. 첫 대면을 했고, 이후 제대로 이야기를 나눴죠. 원작이 있는 작품이지만 제가 출연하려는 작품에 원작이 있으면 그렇게 집중해서 읽지 않는 편이에요. 대본과 완전히 다르거든요. 감독님과 연기하는 배우들이 중요하지, 원작이 중요한 건 아니에요. 이번 작품은 일본 남자, 한국 남자가 만나 국가를 초월한 사랑을 해요. 사랑하고, 이별 후 재회했을 때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상태에서 재회하거든요. 다양한 애정에 대한 각도와 통찰력이 느껴졌어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배우가 만났다. 촬영은 양국에서 진행됐다. 특히 사카구치 켄타로에게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첫 한국 드라마로 주목 받은 바.

“한국에서 촬영했는데 감독님이 일본은 섬세함에 있어 도움이 됐다고 하셨어요. 한국 스태프들의 소통에 있어 파워, 에너지가 강했죠. 한국 스태프들이 일본에 가서 같이 한 건데 한국 스태프들이 그 환경에 잘 맞춰 해주셔서 불편함은 없었어요. 의상을 체인지하고, 대사를 바꿔서 하는 것만 하면 되는 환경이었죠. 연기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다른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사카구치 켄타로는 극중 누구보다 사랑했던 홍을 잃고 후회와 그리움으로 가득한 남자 준고 역을 맡았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준고를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했을까.

“5년의 시간 동안 홍 한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사랑한 파워풀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준고 캐릭터를 존경하죠. ‘왜 그들은 엇갈렸나, 헤어질 수밖에 없었나’ 생각하면 홍 입장은 준고가 더 많은 애정표현을 해줬으면 했을 거예요. 그리고 생각보다 준고는 그렇게 못했을 거고요. 다 못해준 부분에 조금 공감됐어요. 예를 들어 10을 전달해야하면 준고는 다 전달했다고 하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6밖에 전달이 안 될 수 있잖아요. 감정을 삼키는 그의 성향을 보면서 공감했죠.”

사카구치 켄타로는 준고가 처음 만난 순간, 사랑에 빠지던 순간의 설렘과 동시에 가슴 아픈 이별을 하고 후회로 가득한 상반된 감성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준고의 감정을 연기한 그에게 변하지 않는 사랑을 믿냐고 묻자 “아니요”라고 즉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켄타로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애정이라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거잖아요. 첫사랑, 첫눈에 반한 게 평생 유지되는 건 아니에요. 애정은 질감, 무게, 색, 단단함, 부드러움 등 여러 가지가 있어 변해야하는 거라 생각해요. 애정과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변해야한다고 생각하죠.”



그렇다면 이러한 ‘사랑’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할까. 곰곰이 생각하던 켄타로는 “리스펙트”라고 답하며 “홍과 준고는 사랑의 전 단계가 아니었을까 싶다.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은 있지만 어렸기에 상대에게 원하는 게 많았던 것 같다. 원하는 것에 대한 답이 돌아오지 않아 그에 대한 아픔이 있어 결국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취재진이 “사랑에 통달한 느낌이다”라고 하자 켄타로는 “달인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다시 한 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이어 제목과 같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켄타로는 “어려운 질문”이라면서도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타이틀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어떤 사람은 신뢰, 어떤 사람은 후회, 사랑, 인연, 외로움, 추억 등 정말 다양한 대답이 나왔죠. 신뢰라고 이야기한 사람은 아직까지 사랑이 끝나지 않고, 유지되는 사람이었어요. 후회라고 한 사람은 사랑이 끝난 사람이었죠. 인연은 애인이 아닌, 친구 관계를 이야기했고요. 이 타이틀, 과제, 고민거리 자체가 굉장히 심오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촬영할 때 다양한 현장에서 상황을 봤고, 저는 인연과 신뢰라고 생각했어요. 이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 놓였는지, 최근 1년 사이 느낀 감정 내에서 대답한 거예요. 어쩌면 이 사람 인생까진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를 알 수 있는 정답이 아닐까 싶어요. 저 되게 멋진 대답을 한 것 같지 않나요? 하하.”

오는 27일 오후 8시 첫 공개를 앞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올 가을, 감성 가득한 정통 멜로로 기대를 모은다. 지나온 사랑과 이별의 시간들을 가슴 먹먹하게 그려낼 예정. 사카구치 켄타로는 이 작품이 국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남았으면 할까.

“시리즈 자체가 굉장히 넓은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2개국의 남녀 사랑 이야기죠. 범위는 넓지만 세계관은 좁아요. 그래서 섬세한 부분을 요구했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만남, 헤어짐, 애정을 경험했을 거예요. 다 본 후 굉장하고, 다이나믹함 보다는 마음 속 어딘가 4명의 인물이 어떤 형태로든 남아있으면 하죠. 저희 시리즈와 스토리가 마음 속 어딘가에 걸려있으면 해요. 그게 이 시리즈의 성공이 아닐까 싶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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