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빈의 '로코'는 지금부터[인터뷰]
입력 2024. 09.18. 08:45:00

신현빈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나이 차이 우려'에서 '극복'으로 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신현빈은 '새벽 2시의 신데렐라'를 통해 14살 차이에 대한 우려만 이겨낸 것이 아니다. 어둡고 잔잔한 얼굴이 익숙한 스스로의 이미지도 깨고 나왔다. 신데렐라 클리셰를 비트는 하윤서, '로코에 어울릴까?'라는 의문을 뒤집는 신현빈의 절묘한 만남이다.

쿠팡플레이 '새벽 2시의 신데렐라'(극본 오은지, 연출 서민정 배희영)는 완벽한 재벌남과 헤어지기로 결심한 극현실주의 능력녀의 고군분투를 그린 오피스 로맨틱 코미디다. 극 중 신현빈은 현실 감각 200%의 능력녀 하윤서 역으로 분했다.

"처음에 윤서 역으로 제안을 받았어요. 대본을 봤을 때 현실적인 베이스를 가지고 가면서도 로코적인 특성을 가져가고, 클리셰를 비틀면서 진지한 장면은 진지하게 가져가는 점이 흥미로워서 (이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마냥 밝고 경쾌하면 부담이 되는데, 현실에 닿아있는 이야기도 있고 진지한 이야기도 많다 보니까 연기하면서 저도 익숙한 부분이 있고 보시는 분들이 익숙한 부분이 있을 거고 동시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새벽 2시의 신데렐라'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신데렐라 클리셰를 살짝씩 뒤집는 데 있다. 첫 회 첫 장면에서 하윤서는 서주원의 어머니 김선주(진희경)에게 돈을 받고 2달 안에 주원과 헤어지겠다고 약속한다.

"첫 씬이 그런 장면이다 보니까 '뭔데 이렇게 시작하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끝없이 그런 부분이 나오는데 그게 매력이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신데렐라가 되기를 거부하는 신데렐라' 그런 설정을 재밌게 느꼈던 것 같아요. 모두에게 익숙한 설정값이 많은데 조금씩 비트는 게 새롭게 느껴졌죠. 헤어지고 몇 년이 흘러 만나는 이야기는 있는데,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 위해 시작하는 건 없어서 조금은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신현빈이 맡은 하윤서는 극 현실주의자로 남자친구 서주원이 재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서주원의 엄마 김선주(진희경)에게 헤어지겠다고 약속하고 돈을 받는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 앞에 적극적으로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신현빈은 "이러한 상황에서 돌파하는 편인가, 회피하는 편인가"라는 질문에 "그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피할 수 없으면 돌파해 나가는 편이고 굳이 상황적으로 고민이 되고 그러면 더 고민하는 편이죠. 사실 재벌 남자친구를 만나고 회장님한테 이별을 종용받는 게 흔치 않을 수 있지만, 좋든 나쁘든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피하고 싶은 마음은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실에서는 너무 좋은 일이 생겨도 기쁘지만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윤서가 가진 일에 대한 책임감, 가족, 친구와의 관계들에서 현실적인 부분 보여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신현빈은 윤서와 자신이 가장 닮은 점은 잘 먹는 것에 있다며 "친구들이 보고 '평소의 모습이 나왔다', '먹는데 갑자기 너다' 그런 얘기를 해줘서 속이지 못했구나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당당하게 헤어지겠다고 했으나, 서주원은 계속 흔들고 하윤서는 계속 흔들린다. 신현빈은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연기에 변주를 줘야 지루하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윤서가 항상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는 것 같아요. 당당하게 뭔가 얘기했지만 안 먹히고 윤서는 똑똑한 사람인데 주원이한테 자꾸 설득되는 부분에서요. 상황이 매번 다르지만, 감정은 비슷해요. 당혹스럽고 창피하죠. 그래서 반복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고 재미없게 보일까 봐 다 다르게 표현하려고 고민했어요. 감독님, 크리에이터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그런 부분에서 보시는 분들에게 재미가 있어야 하는 작품이니까 어떻게 하는 게 효과적일지 생각했죠."

외적으로는 로코다운 발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회사원이라는 콘셉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스타일링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카드회사 마케팅팀분들은 패션이 다양하시더라고요. 생각보다 파격적으로 입는 분들도 계셔서 그런 부분 가져가고 스타일링 다양하게 해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또 과거 장면들도 많으니까 머리 길이를 다르게 해서 표현했어요. 연애 초기까지는 긴 머리고 팀장 승진하고 단발머리에요. 과거 장면이 몽타주처럼 많이 나오는 편이라 볼 때는 좋은데 찍을 때는 힘들었어요. 극장에서만 옷을 5번 입었어요. 결과물 보니까 보람이 있긴 한 것 같고 많은 일을 함께했구나 싶더라고요."


이야기의 특성상 서주원이 액션을 많이 가져가고 하윤서는 리액션을 많이 가져간다. 이러한 구조에 대해 아쉬움은 없냐고 묻자, 신현빈은 "이야기 자체는 윤서가 가져간다. 윤서가 리액션하는 건 되게 중요하다. 캐릭터들이 납득할 수 있게 보이도록 고민해야 했다"라고 솔직한 답변을 내놓았다.

"연기는 액션에 상대 배우의 리액션이 더해져서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제 반응에 따라 주원의 행동이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신경 많이 썼죠. 윤서가 가진 가족 이야기를 계속 생각했고 로맨스에 있어서는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 즐거움을 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만 바라봐주고 온전한 사랑 퍼부어주는 남자라는 설정이 로코 소비해 주는 시청자분들이 좋아하는 요소잖아요. 그런 면에서 서주원이라는 캐릭터가 이상적인 왕자님의 모습으로 잘 다가가길 바랐고, 상민 씨도 잘 표현했기에 저도 같이 호흡하려고 노력했어요."

이번 작품은 상대 배우인 문상민과의 14살 연상연하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현빈은 "사실 걱정이 있었다"라면서도 "다행히 조금씩 공개가 되면서 좋은 쪽으로 반응이 많이 바뀌었다. '나이 차이 우려'에서 '극복'으로 간 것 같아서 다행이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작품이 아닌 실제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나이에 대해 큰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

"연애를 떠나서 친구로서도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거든요. 제 친구들 같은 경우에도 그냥 편하게 이름 부르는 친구인데 6살 차이 나는 경우도 있어요. 또 호칭은 언니, 누나 해도 반말하는 친구도 수도 없이 많고, 저도 잘 그러는 편이에요. 나이 자체보다 소통이 잘되고 코드가 잘 맞고 그런 걸로 친해지는 것 같아서 연애도 비슷하게 생각해요. 연하는 안되고 연하가 좋고 이런 건 없어요."

앞서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는 13살 연상의 정우성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는데, 신현빈은 연상 정우성과 연하 문상민과 작업은 "그냥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감사하죠. 우성 선배랑 할 때는 노련함이 분명히 있었고, 상민 씨는 표현이 솔직한 사람이라 그런 게 주는 재미, 시너지가 있었죠. (상민 씨는) 본인에 대해 피드백이 솔직해요. 좋은 쪽으로. 어떤 면에선 비슷한 면도 있고 다른 면이 있어요. 사실 나이 차이가 아니라 배우 개인의 차이인 것 같아요."


'새벽 2시의 신데렐라'는 신현빈의 첫 로코 주연 작품이다. 그동안 '슬기로운 의사생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너를 닮은 사람',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보여준 모습과 또 다른 밝고 통통 튀는 모습이다.

"장르마다 편안함이 있고 어려움이 있어요. 마냥 쉬운 작품은 없죠. 매 작품 하면서 캐릭터한테도 그렇고 배워나가고 있고,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로코를 하다 보면 밝고 즐거운 이야기가 많으니까 더 즐겁게 찍을 수 있지만 그 에너지를 유지한다는 게 어려워요. 멜로를 할 때는 그런 느낌은 아닐 수 있지만 감정적 깊이가 있어야 하고 섬세함이 있어야 하니까 그런 점에서 어렵죠. 비슷한 것 같으면서 차이가 있어요."

2010년 영화 '방가?방가!'로 데뷔한 이후 신현빈은 꾸준히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비췄다. 특히 2019년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대중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이후로 6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찍을 때 힘들 때도 있지만 (작품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작품 제작 편수가 많이 줄고 OTT 작품 편수도 줄었고 채널도 많이 줄었다고들 하는데 계속 기회가 주어진다는 게 감사하죠. 틈틈이 쉬어가며 하는 나름의 방법을 찾은 것 같아요. 쉬는 날 자체도 그렇고 중간에 짬이 난다거나 할 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짬이 나면 피곤하니까 차에서 누워있고 그러기만 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제 생활이 별로 없더라고요. 요즘은 대본을 보더라도 근처에 맛있는 카페 찾아가서 대본도 보고 얘기도 해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약간 리프레시가 돼요. 촬영하다 보면 제가 갈 일 없는 지역도 가니까 잘 보내 보려고 해요."

신현빈은 앞으로도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같은 장르를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좋은 작품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 모습이 캐릭터와 잘 맞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부분이든 새로운 모습, 좀 다른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는 배우구나 해주시는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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