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오늘(21일) '新舊 조화' 서울 한강로동→사당동 여정
입력 2024. 09.21. 19:10:00

동네 한 바퀴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동네. 빠르게 바뀌는 현대 사회에서 음식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정이 있는 서울 한강로동, 사당동의 매력이 공개된다.

21일 방송되는 KBS1 '동네 한 바퀴'는 '감성 충만하다 – 서울 한강로동 & 사당동 편'으로 꾸며진다.

최초의 한강 다리, 한강철교와 한강대교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두 동네. 서울로 들어가는 중요한 관문이었던 용산구 한강로동과 1960년대 한강 이남 개발이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서울에 편입한 동작구 사당동.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서울에서 가족과 이웃의 역사를 지키고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따뜻한 동네. '동네 한 바퀴'의 287번째 여정은 서울 한강로동과 사당동으로 가을바람을 즐기며 여정을 시작한다.

주택가를 걷던 중 아름다운 음악 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동네 공원에선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김인애, 김인자 자매가 주선한 음악회. 사당동에서 30여 년 음악학원을 운영했던 자매는 주택을 구입, 아예 정착했는데 오래 알고 지냈던 학부모들과 동네 이웃들이 홀로 돼 쓸쓸한 노후를 보내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쉽게 오갈 수 있는 카페를 열어 동네 주민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안하며 이웃 간의 정을 나누기 시작했다. 카페 메뉴 또한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도록 소화가 잘되는 기정떡을 이용, 떡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재능을 살려 카페에서, 동네 공원에서 작은 음악회도 열며 함께 늙어가는 이웃들의 사랑방을 만들어가는 가정집 카페, 정 깊은 자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사당동 거리에서 한식과 양식의 퓨전요리로 세계 진출을 꿈꾸는 두 젊은이가 있다. 세계적 축구 선수를 꿈꾸며 호주 유학길에 올랐던 윤성혁 씨와 부모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조기 유학을 떠났던 공경택 씨. 호주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던 두 젊은이는 그러나 인생의 실패와 좌절을 맛보게 된다. 축구 선수도, 유명 대학 진학의 꿈도 이루지 못하고 귀국했는데, 설상가상 강원도에 차린 닭갈비 가게 또한 코로나와 전세 사기로 문을 닫게 된 것. 윤성혁 씨는 결국 부모님이 살고 있는 고향 사당동에 들어와 셰프로 변신한 공경택 씨와 식당을 개업, 육회 파스타, 된장 라구 파스타 등 남녀노소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퓨전 요리를 개발했다. 그들이 만났던 호주에 분점을 내고 세계인을 만날 날을 꿈꾸는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의 음식을 맛본다.

7, 80년대 전국 어느 동네에서건 만날 수 있었던 전파사가 대부분 사라진 지금, 여전히 골목을 지키는 전파사가 있다. 6남매의 장남으로 14세에 부모를 따라 상경한 뒤, 부모님과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독학으로 기술을 익힌 박인수 씨. 처음 서울에 올라와 연탄공장에서 일하며 연탄배달까지 했던 그 동네에 전파사를 차린 지 48년. 그는 여전히 동네 해결사로 일하고 있다. TV, 세탁기, 선풍기에서 밥솥까지. 신제품이 쏟아지는 시대, AS센터도 못 고치는 오래된 고장 난 전자기기를 척척 고쳐내는 비결은 수리 과정을 일일이 적어놓은 그만의 비밀 노트. 평생 곁에서 일을 도와주는 아내와 이웃들이 있어 가난에서 탈출하고 자식들을 키워냈기에 힘닿는 데까지 골목을 지키고 싶다는 동네 맥가이버를 만나본다.

점심시간, 자투리 시간을 이용, 음악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직장인들의 휴식처가 용산 한강로동에 등장했다. LP 레코드음악 감상이 가능하고, 간단한 만들기에서 다양한 작품 감상까지. 음악과 미술 분야에서 좀 더 배우고 싶다면 강좌를 이용할 수도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화 예술 쉼터, 서울문화예술교육센터 용산을 찾아가 본다.

서울 한강로동, 일명 삼각지 대구탕 골목을 지키는 45년 된 대구탕집이 있다. 손대는 일마다 망해버리는 남편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대구탕 식당을 차린 건 1대 할머니. 대구탕을 냄비째로 가져다 테이블 위에서 직접 끓여 먹을 수 있게 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런데 식당의 든든한 주춧돌을 놓은 것은 바로 남편, 1대 할아버지였다. 새벽 3~4시면 가게에 나와 청소에서 재료 손질까지 도맡아 하며 할머니가 주방을 지킬 수 있게 해 준 것. 그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크게 방황하며 식당 일에서 손을 놓았던 할머니를 도운 것은 아들 며느리였다. 1대 할아버지의 빈자리를 묵묵하게 채워주며 가게를 지킨 것. 지금은 3대 손자들까지 합류해 식당 일을 배우고 있다. 이 식당의 메뉴는 일편단심 대구탕. 특히 단골들이 주로 찾는 건 ‘대가리탕’.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더 맛있어진다는 노포의 대가리탕에 깃든 가족의 맛을 찾아가 본다.

동작구와 용산구 사이, 한강 대교 아래 자리 잡은 노들섬. 과거 낚시터와 스케이트 장으로 서울 시민의 놀이터였던 이곳은 다양한 개발 계획이 세워졌다가 무산되기를 반복하다 2019년 현재의 모습으로 단장됐다.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는 야외 공연장과 고급 음향 설비를 갖춘 실내 음악 공연장, 여러 작가의 전시품을 만날 수 있는 실내 전시장은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며 쉼터 같은 역할이 되고 있다. 한강의 자랑이 된 노들섬. 가을바람을 느끼며 예술을 즐겨본다.

상도동 가파른 언덕 위 빌라 1층에는 계란과 음료수, 마늘 양파 등 몇 가지 채소를 파는 작은 가게가 있다. 도무지 가게가 들어설 것 같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이 가게는 언덕 아래까지 오고 가기 힘든 주민들의 요구에 17년째, 이 동네 반장일을 해온 할머니가 만든 것. 식당 일을 하는 할머니가 자리를 비우면 무인가게 형태로 이용된다. 올해 70세 청산상회 사장 박옥주 씨는 31세에 남편과 사별한 뒤 가난 때문에 첫째 아들을 입양 보내고 서울에 올라와 식당 일을 하며 남은 두 아이를 키워냈다. 그런데 2008년 우연히 입양 보낸 아들과 연락이 닿았다. 평생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를 지고 살아야 했던 어머니는 그 뒤 더욱 열심히 빚을 갚고 돈을 모으고 있다. 미국에 사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가난 속에서 키워야 했던 자식들에게 마지막까지 도움을 주는 어머니가 되고자 억척스럽게 일하면서도 동네 이웃을 돌보는 유쾌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동네 한 바퀴'는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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