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케미·공감·웃음 다 있다…찐사친의 슬기로운 동거생활 [종합]
입력 2024. 09.23. 17:33:18

'대도시의 사랑법'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참신한 설정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정반대 선상에 선, 전혀 다른 두 인물이 만났지만 현실적인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가을, 기분 좋은 웃음과 위로를 건넬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이다.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이언희 감독, 배우 김고은, 노상현 등이 참석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와 세상과 거리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노상현)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과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박상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연출을 맡은 이언희 감독은 “원작은 기본적으로 단편 소설을 장편 영화화하는 거라 분량적으로 많은 게 필요했다. 책을 너무 재밌게 봤다. 그래서 더 재희와 흥수에 대해 알고 싶어 그들과 친해지고, 이해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더라. 기본적으로는 작가님의 소설을 기반으로 했지만 저 나름대로 그들의 서사를 채워가며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남 눈치 보지 않는 자유로운 인생관을 가진 재희와 자신의 존재와 감정을 숨기는 것이 익숙한 흥수가 만나 특별한 관계를 이루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고은은 극중 말보다 행동이 빠르고 자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며 하고 싶은 건 후회 없이 성취하는 행동파 재희 역을 맡았다. 남 눈치 보는 법 없고, 돈이 없으면 스쿠터를 팔아서 술을 마실 정도로 본능에 충실하다.

김고은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재희가 저랑 동갑이다. 동갑인 캐릭터를 처음 맡아 봐서 연기를 하며 반가웠다. 휴대폰이 반갑더라. 제가 대학 1학년 때 아이폰이 출시 됐기 때문”이라며 “재희를 연기하면서 ‘나는 왜 저때 저렇게 놀지 못했나’라며 재희가 약간 부럽기도 했다. 대리만족을 조금 하면서 재희를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희라는 인물 자체가 시나리오상에서도 톡톡 튀고, 눈에 사로잡히는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최대한 그런 재희를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 재희가 여러 사람들에게 미움 받고, 오해 사는 인물인데 그것을 너무 일차원적으로 단순히 보이지 않게 이면의 것이 와 닿을 수 있게끔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 그게 잘 전달됐다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사랑에 진심이 재희가 상대 남자들과 펼치는 연애 에피소드는 웃음과 재미를 안긴다. 하지만 그 이면에 모두가 가질 법한 고민과 상처를 품고 있는 재희의 여린 면모는 공감대를 자극하기도. 김고은은 “재희는 순수한 사랑을 하고 싶어 하고, 연애가 너무 중요한 친구이지만 저는 그 친구가 참 안타깝더라. 상대가 나를 1순위로 느껴 증명 받고 싶어 하고, 가치가 있는 사람이란 걸 확인받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 친구가 성장하면서 더 이상 누군가에게 1순위가 아닌, 그냥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는 게 그 친구가 이루어낸 가장 큰 성장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지점을 잘 담아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올해 초 김고은은 ‘파묘’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오른 바. 이후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 그는 “흥행은 너무 간절히 바란다. 저희 영화가 제작되기까지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개봉하고, 선보일 수 있는 만으로도 감격스럽고, 감개무량하다. 흥행이 된다면 너무 기쁠 것 같다”면서 “도와 달라”라고 바랐다.

노상현은 학업에도, 여자에도 관심이 없고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흥수로 분했다. 그는 사랑은 불필요한 감정의 낭비라 생각하며 모든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인물이다. 노상현은 “흥수를 연기하며 매력을 느꼈던 건 본인만의 비밀과 특징 때문에 겪어왔던 아픔이나 내면의 것들을 재희를 통해 힘을 얻고, 성장해나가는 용기를 내어 가는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마음이 갔던 것 같다”라며 “원작은 참고용으로 보긴 했지만 다 읽진 못했다. 시나리오 속 흥수라는 인물은 원작의 영과는 조금 다른, 감독님이 추구한 결이 있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오로지 시나리오에 있는 흥수를 연기하려고 집중했다”라고 소개했다.

가족에게도 말한 적 없는 비밀을 재희에게 들켜버린 뒤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던 흥수는 재희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노상현은 “이 친구가 가진 특징, 비밀에 대해 성장과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 친구가 느꼈을 만한 답답함, 고립됨, 수치심, 억눌린 감정 등이 있었을 것 같았다. 영화 들어가기 전, 성소수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고, 도움이 됐다”라며 “재희와 교류를 하게 되면서 성장해 나가는, 이 친구에게 위로와 용기를 받아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초반에는 자기 자신도 못 믿을 만큼 자살을 생각하기도 하지 않나. 재희를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해 가고, 믿어갈 수 있고, 더 표현해나갈 수 있는 용기와 노력하는 모습을 최대한 이해하고, 섬세하게 연기해보려고 했다”라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노상현은 김고은과 호흡에 대해 “저희가 또래다. 첫 만남 때는 낯도 가렸지만 먼저 다가와주시고, 장난도 치며 말을 텄다.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하면서 친해지게 됐다. 말도 편하게 하고, 장난도 쳤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를 들은 김고은은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친해진 상태였다. 촬영장에서는 친해져야한다는 압박과 노력이 딱히 있진 않았다”면서 “재희 집에서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다. 그 장면이 재희와 흥수의 서사를 쌓아 가는데 중요했기에 세트 촬영이 들어가는 시점부터는 흥수와 대화를 많이 했다. 아침 안 먹는 흥수에게 아침 먹겠냐고 얘기하면서 밥도 같이 먹으며 계속 대화했다. 신, 일상 이야기도 하면서 대화를 많이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여러 상처를 남기는 사건, 사고 속에서도 ‘후회 없이 나답게’ 살기 위해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고군분투하는 재희와 흥수의 이야기는 기분 좋은 웃음과 위로를 건넨다. 이언희 감독은 “13년 동안의 설정이 있었다. 두 캐릭터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나다움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만 사람 참 안 변한다는 것도 있지 않나. 촬영이 순서대로 하지 못하거나 좋지 않은 환경이 있을 때 감정선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편집하다 보니 섬세한 표정들이 너무 잘 보이더라. 너무 잘해주셔서 만족스러웠는데 영화에 그 모습이 담겼길 바란다”라고 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지난 13일(현지시각) 월드 프리미어로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났다. 국내 개봉은 오는 10월 1일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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