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th BIFF] ‘장르영화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특별한 해 될 것” [종합]
입력 2024. 10.03. 17:12:48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부산=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세계가 주목하는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클라우드’와 ‘뱀의 길’, 두 편의 신작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구로사와 기요시 갈라 프레젠테이션 ‘클라우드’ ‘뱀의 길’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박도신 집행위원장 대행 등이 참석했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품에 안았다. 구로사와 감독은 “부산은 여러 번 방문했지만 이번엔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명예로운 상을 받게 됐다”면서 “어제 오프닝 자리에 섰는데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이번에 신작 2편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상영되는데 이것도 처음이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될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개막식이 끝나고 파티에 참석했는데 여러 국가의 파트너들이 왔다. 그 장면을 보면서 ‘여기가 세계 영화제의 축소판이 부산국제영화제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세계 영화가 다 모여 있어 훌륭한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1983년 ‘간다천 음란전쟁’으로 데뷔한 뒤 ‘큐어’를 통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도쿄 소나타’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심사위원상, ‘해안가로의 여행’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스파이의 아내’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뱀의 길’ ‘클라우드’,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

‘뱀의 길’은 1998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각색, 리메이크한 작품.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뱀의 길’은 작년 봄에 촬영했다. 셀프 리메이크 형태로 프랑스에서 작업한 특이한 작품이다. 왜 이 작품을 프랑스에서 했냐고 물으시는데 제 의사는 아니었다. 5년 전, 프로덕션에서 작품 중 다시 찍고 싶은 게 있냐고 물었을 때 직감적으로 ‘뱀의 길’이 생각났다. 그래서 셀프 리메이크로 실현하게 됐다”라며 “왜 이 작품을 골랐을까 고민해봤다. 이 작품을 제일 처음 쓰신 각본가가 타카하시 히로시다. ‘링’을 쓰신 분인데 개성이 강한 분이다. 저의 작품이라기보다 히로시 작가님의 성향이 많이 들어간 작품 같더라. 그래서 이번에 제 작품으로 변화시켜야겠다는 욕망이 커 셀프 리메이크로 간 것”이라고 소개했다.

리메이크 전 작품과 차별점에 대해 “2004년에 제작한 ‘뱀의 길’은 복수극이다. 주인공이 남자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남자다. 2024년 개봉하는 ‘뱀의 길’은 자신의 딸을 누군가 죽였고, 거기에 대한 복수이기에 심플한 구조를 가진다. 아빠가 딸의 복수를 하는 건 맞지만 뭔가 빠진 것 같아 리메이크판에서는 주인공을 여자로 바꾸었다. 부부로 설정했고, 이 두 사람이 반전을 가져다주는 게 오리지널과 다른 부분이다. 그 부분을 다르게 쓰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악의 폭력, 집단광기의 연쇄를 구현한 영화 ‘클라우드’는 현대 사회 속 보이지 않는 악의 공포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클라우드’는 작년 12월에 찍은 작품이다. 본격적으로 액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PD님과 나누다가 시작하게 됐다. 일본에서 액션을 다룬 장르 영화는 있지만 현실감과 괴리감이 커 판타지처럼 느껴졌다. 조금 다른 영화를 찍고 싶더라. 일상에서 폭력이 없는 일반인들이 마지막엔 서로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극한의 액션영화를 만들고 싶어 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구로사와 감독은 “일본에서 이런 영화에 투자하는 분이 잘 없다. 게다가 코로나 시절이 있어 각본을 쓰고 나서도 영화를 찍지 못한 상황이 계속됐다”면서 “스다 마사키 배우가 출연을 한다고 해서 제작이 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톱배우인데 출연을 결정하게 되며 투자자가 생겼고, 작품 촬영이 시작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말하는 #배우 스다 마사키 #장르영화의 매력

‘클라우드’에서 주인공 요시이 료스케를 연기한 스다 마사키는 2009년 데뷔 후 남다른 스타일과 장르를 불문한 스펙트럼으로 동세대 최고 인기와 실력을 겸비한 배우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과 ‘클라우드’를 통해 첫 호흡을 맞췄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스다 마사키 배우의 연기는 예전부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지질한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스다 마사키 밖에 없더라. 이 배우는 멋짐을 깔끔하게 지우고, 생활에서 피로감을 그대로 표현해주셨다. 그게 가능한 배우는 스다 마사키 밖에 없었다. 각본을 쓸 때도 이 배우를 생각했고, 출연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스다 마사키 배우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아 정말 바쁘다. 너무 바빠서 제 작품에 출연을 안 해줄 거라 생각했다. 30대가 된 스다 마사키가 배우로서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다고 해서 그때 제안했다. 시기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라고 작업 소감을 전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장르영화의 거장으로 불린다. 구로사와 감독은 장르영화만이 가지는 매력으로 “한마디로 표현하기 굉장히 어렵다. 영화만으로 표현이 가능한 순간을 그릴 수 있는 게 장르영화의 매력이 아닐까”라며 “영화만이 표현 가능한 순간이 스크린에 나오면 다들 눈을 다른 곳에 두지 못하고 바라본다. 영화가 끝났을 때 ‘저 신을 다시 보고 싶어,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게 장르영화의 매력”이라고 했다.

2007년에 신설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 마스터 클래스까지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부산=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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