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택 아닌 필수” CJ 무비 포럼, K콘텐츠 방향성·뉴 패러다임 제시 [종합]
입력 2024. 10.04. 12:13:03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 2관에서는 ‘2024 CJ 무비 포럼 <네비게이팅 더 뉴 패러다임>(2024 CJ Movie Forum )’이 개최됐다.

[부산=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K콘텐츠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는 CJ 계열사 경영진들과 차세대 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크리에이터 확보를 위한 시스템 구축부터 리니어-디지털 간 플랫폼 시너지 창출‧경쟁력 확보와 수익모델 다각화 등 콘텐츠 사업 전략을 소개하며 K콘텐츠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 2관에서는 ‘2024 CJ 무비 포럼 <네비게이팅 더 뉴 패러다임>(2024 CJ Movie Forum )’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인사이트 토크, 리더스 토크, 글로벌 토크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CJ ENM 윤상현 대표, CGV 조진호 국내사업본부장, 티빙 민선홍 CCO, CJ ENM 서장호 콘텐츠 유통사업부장, CJ CGV 이동현 경영혁신실장, 스튜디오드래곤 장경익 CEO, 티빙 최주희 CEO,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 유재선 감독, 한준희 감독, 전고운 감독 등이 참석했다.

CJ ENM 윤상현 대표는 “콘텐츠 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빨리 변하고 있다. 이제는 숏폼, 숏드라마까지 고객도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대체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어떻게 어둡고, 좁은 곳에 2시간을 가둬두느냐는 말도 한다”면서 “또 한 가지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콘텐츠 제작비용이 급증하면서 많은 콘텐츠 회사, 플랫폼 회사들이 수익화를 신경 쓰게 되는 걸 목격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콘텐츠가 가진 힘은 웰메이드 콘텐츠로 글로벌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건 계속해서 목격하고 있고, 스토리의 힘은 중요하다는 걸 경험하고, 느끼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CJ ENM은 영상 미디어에 있어 ‘풀 밸류체인’을 가진 회사라 자부한다. 유니크한 팬덤을 가진 tvN 채널과 티빙은 글로벌 OTT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만큼 넘버원 OTT로 성장했다”라며 “스튜디오드래곤, CJ 스튜디오스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D, 스크린X를 넘어 멀티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만족시키기 위해 CJ ENM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티빙 민선홍 CCO



그러면서 “부산국제영화제는 물론, CJ ENM이 엔터사업화를 한 건 내년이면 30주년이 된다. 씨네21 또한 내년이면 30주년이다. 이 의미는 한국 영화와 콘텐츠 사업에 영위하는 종사자들에게 굉장히 무거운 무게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라며 “CJ ENM이 내년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콘텐츠업에 충실하고자 한다. CJ ENM의 ONLYONE IP 경쟁력을 글로벌로 전파해 생태계를 주도하는 ‘글로벌 넘버원 IP 파워하우스’로 거듭나겠다. 콘텐츠 부문은 우수하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확보하고, 글로벌을 대표할 수 있는 K컬처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숱한 천만 영화를 배출했던 과거의 성공방식이 앞으로 통할 것이냐 고민이 많은 시점이다”라는 윤 대표는 “영화사업에 있어 한 걸음 내딛을 때 보다 더 고민을 많이 하고,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텔링 힘을 믿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상상력이 최고의 작품으로 세상에 빛을 볼 때까지 CJ ENM이 가진 모든 밸류체인을 동원해 함께 성장하고, 동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영화 산업은 위기에 처해있다고 하지만 반드시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 유능한 창작자들이 꿈꾸는 콘텐츠가 실현되고, 전 세계에 뻗어나가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싶다. 어떤 의견, 쓴 소리라도 귀를 기울이겠다”라고 덧붙였다.

◆극장‧OTT‧채널, 경쟁 아닌 ‘상생’ 강조

두 번째 세션 리더스 토크에서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부터 콘텐츠를 판매하는 유통 부문까지 리더들이 자리해 제작 환경 개선과 콘텐츠 배급 전략 등 새로운 시도들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CJ ENM 서장호 콘텐츠유통사업부장은 “제작비용은 코로나 전과 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주 수입원이었던 광고 판매가 굉장히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드라마 수익성이 낮아지다 보니 CJ ENM뿐만 아니라, 공중파를 포함해 채널 확장이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수익성이 낮아져 해외 판매에 집중하는데 해외에서도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라고 털어놨다.

CGV 조진호 국내사업본부장



CJ CGV 이동현 경영혁신실장은 “영화 시장은 코로나 이전 국내 관객 수가 정점을 찍은 계기가 2019년이다. 현재는 60%정도 회복되었지만 상당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올해 ‘파묘’ ‘범죄도시’ 등 흥행작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타개할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잘 보이지 않아 고민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고 하면 뉴노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티빙 최주희 대표는 “과거 미디어 성장을 이끌어온 OTT 역시 성장 동면을 맞이하고 있다. 국내 전체 OTT 가입자가 5% 성장했다. 향후에도 5% 미만 가입자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도 겪고 있다. 전체 성장을 위해 OTT, 광고 상품을 도입하는 등 시장을 키우기 위해 방안을 강구 중이다. 티빙은 스포츠를 도입했고,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다. 다각도를 통해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고, 가치기반으로 플랫폼에 유입시켜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장경익 대표는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한 이야기가 위기다. 그리고 제작비 절감,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야한다고 했다. 제가 생각한 위기와 직원들이 느끼는 위기는 조금 다르더라. 제작 편수가 줄었다고 하더라도 올해 제작 편수는 드라마 96편 정도다. 22년도 120편에 비하면 많이 줄은 게 사실이지만 20~21년에 100편정도 제작된 걸 보면 줄어든 건 아니라 일시적인 게 아닐까 하는 분들도 많다. 그런데 저는 이 숫자가 가속화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다. 제작비는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있고, 그걸 받쳐 줘야하는 수익성이 따라 올라야 하는데 해외 판매는 올라갔지만 광고 쪽에는 계속 떨어지며 드라마 수익성을 지탱하지 못한다. 일시적일지, 구조적일지 몰라 진단해야하지만 드라마 업계에서는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새로운 수익 모델, 비즈니스 모델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 계속 상승하고 있는 제작비를 얼마나 감소시키느냐에 따라 시기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작비를 줄여야하는 이유는 새로운 수익 모델,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수익성을 개선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저희가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스튜디오드래곤에서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 미술, VFX, 전 프로덕션 과정에서 예산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전문가를 배치해서 장르별, 사이즈별로 예산이 적합한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자 진행 중”이라며 “적어도 올해 안에는 만들어지지 않을까”라고 진단했다.

'2024 무비 포럼' 행사 내부



이들은 극장, OTT, 채널은 서로 경쟁 플랫폼이 아닌 다양한 협업과 상생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경익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좋거나 나쁜 동재’를 예로 들며 “CJ가 가지고 있는 리소스를 활용하면 히트 IP를 리니어 채널(tvN), OTT(티빙), 극장 개봉(CGV)으로 전환 가능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동현 실장도 “극장의 경우 ‘오프라인 공간’과 이에 기반한 ‘팬덤 결집’이라는 관점에서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고, 타 플랫폼과의 보완적 시너지가 가능하다”면서 “오디션, 러브 버라이어티 등 실시간 최종 결과 스포에 민감한 예능 콘텐츠나 인기 드라마 마지막 회 단체관람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관객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주희 대표 역시 “시리즈와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공동제작 편성, 영화와 시리즈 동시 기획, 스핀 오프와 숏폼 등 IP의 수명주기를 늘리는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며 “디지털과 오프라인 공간의 협업도 OTT와 영화관의 특징을 담아 더욱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글로벌 진출 계획도 밝혔다. 장경익 대표는 “미국시장과 더불어 일본시장도 고민하고 있다. 제작이 확정된 작품도 있다. IP를 공동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미국, 일본, 글로벌로 진출하는 게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며 “이제는 글로벌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서장호 사업부장은 “인도 지역에 출장 가서 주요 플랫폼과 미팅을 했다. 굉장히 반가운 건 과거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인지도, 애정도가 있는 걸 발견했다. 다양한 언어를 더빙하는 것, 마케팅 비용 투자도 필요한데 저희만 감당하는 게 어렵기에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협업을 통해 이런 지역에 개발하는 노력을 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최주희 대표는 “오리지널 작품에 투자하며 어떻게 글로벌에 알릴까 고민해왔다. 티빙이 국내를 대표하는 OTT가 되면서 많은 글로벌 파트너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이것을 발판 삼아 티빙을 내건 글로벌 고객을 만날 시기가 도래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2025년에는 글로벌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한해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CJ ENM 서장호 콘텐츠 유통사업부장



◆신진 크리에이터, 글로벌 진출 모색

마지막 세션인 글로벌 토크에서는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문장과 한준희, 전고운, 유재선 감독이 모여 K콘텐츠 매력 탐구와 글로벌 진출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근본적인 차원에서 고민하는 건 미디어 환경 변화도 있지만 시장 사이클에 일정한 단계에서 사업구조 전체를 재구성해야 하는 단계로 보인다. 2000년대 초반 영화계 황금시대가 있었고, ‘올드보이’ ‘괴물’ 같은 영화가 나오며 시장이 뜨거워졌다. 그러다 침체되는 시대가 있었지만 수요에 대한 확장이 이루어지며 2019년에는 전 세계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보는 나라가 됐다”라며 “2010년대 중반 이후 시장이 과열되면서 시장 사이클에 한 단계에 와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세팅할지 고민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인업 관점에서는 크게 세 가지 정도 고민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 변화가 발생하며 영화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뭔지 근본적으로 돌아보며 소재, 장르를 고민하고 있다. 두 번째는 영화의 양극화가 나타났다는 것.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소재와 요소들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 기획 단계부터 고민 중이다”라며 “마지막, 한국 영화의 성숙 단계를 봤을 때 크리에이터의 성숙도에 비해 시장이 작은 부분이 있다. OTT가 등장하면서 해외시장으로 어떻게 확대해 나갈지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티빙 최주희 CEO



한국 스토리의 인기 요인으로 고 영화사업부장은 “하이브리드 장르에 능해서 신선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나는 스토리와 영상을 만들어 낸다는 점,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보편적인 영화적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문화적 고유성을 갖추고 있어서 매력적이라는 점”을 꼽은 뒤 “할리우드 리메이크, 해외 직접 진출, 히트 IP 로컬 영화화 등 다양한 글로벌 활로를 모색해 왔기 때문에 한국 창작자분들이 각자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생각해 내면 각 작품 성격에 적합한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변화된 미디어 환경 속 CJ ENM 영화사업부가 새롭게 수립한 라인업 기준도 공개됐다. 고 사업부장은 “영화 본질과 고유성을 잘 살리면서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선택받을 수 있는 작품, tvN, 티빙, 영화배급 등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CJ 강점과 자산을 다방면 활용할 수 있는 기획,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이 가능한 작품 등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적정 제작비 수준, 타깃 관객, 마케팅 등 새롭게 설정하고, 이에 맞는 작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고 사업부장은 “영화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작인 ‘부고니아’는 촬영을 마쳤다. 박찬욱 감독님의 ‘어쩔수가없다’는 후반 작업을 거쳐 내년 하반기 개봉될 예정이다. 그밖에 여러 작품들의 해외 리메이크, 오리지널 기획 등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마무리했다. 이 외에도 2025년 영화 ‘조작된 도시’를 OTT 시리즈로 리메이크하는 ‘조각도시’, 노덕 감독이 참여한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 글로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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