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이토록 아름다운 '굿파트너'[인터뷰]
입력 2024. 10.04. 15:18:38

장나라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이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요? 이번 작품을 통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은 파트너들을 만났죠.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습니다."

드라마는 제목 따라간다고 했던가. 장나라를 필두로 '굿파트너'들이 만들어낸 '굿' 시너지는 단연 최고였다.

장나라·남지현 주연의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는 지난달 20일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 시청률은 수도권 15.7%, 전국 15.2%, 순간 최고 21.0%(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치솟으며 금토드라마뿐만 아니라 한 주간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중 1위를 이어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49 시청률 역시 5.4%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장나라가 노련하게 완성한 '차은경' 캐릭터는 '굿파트너'가 사랑받은 원동력이었다. 누구나 인정할 법한 베테랑 변호사의 냉철함부터 딸에겐 한없이 모자라고 미안한 엄마의 따뜻함까지, 서서히 변모하고 성장하는 차은경의 변화는 공감대를 높였다.

"아파트 주민분들이 항상 제가 나오는 드라마를 봐주신다. 잘되든 안되든 다 봐주시고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신다. 이번에는 진짜 뿌듯했다. '봤다'라고 이야기하시는 데 얼굴이 이미 너무 기뻐하시는 거다. 정말 많이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다."



'굿파트너'는 이혼을 직접 맞닥뜨린 스타 이혼전문변호사 차은경과 신입변호사 한유리의 고군분투기, 그리고 가정을 해체하는 순간 벌어지는 빅딜과 딜레마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다양한 시선을 통해 '이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린 이혼변호사들의 활약은 무엇보다 특별했다.

"차은경의 대사에 나오는데 '결혼, 이혼, 비혼도 다 선택이다. 우리가 잘해야 하는 건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노력이다'라는 대사가 있다. 보통의 사람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이 저한테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 대사를 연기하며, 이게 단지 부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결혼이란 게 몇십 년 따로 산 사람들이 같이 사는 거 아니냐. 혈육끼리도 힘들 때가 있다. 그래서 더 그건 기적 같은 일이다. 그런데 최선을 다했는데도 잘 안된다면, 그걸 리셋하고 더 나은 삶은 위해 다른 선택을 하는 용기도 필요하고 그 자체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와 마음들이 잘 전달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차은경이 차린 '다시, 봄'도 의뢰인이 힘든 시기를 지나 따뜻한 봄을 빨리 맞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작가님의 의도가 투영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변호사 캐릭터 준비는 어떻게 했을까. 장나라는 "작가님의 진짜 본업이 이혼변호사이지 않나. 대본이 너무 친절했다. 정말 물어볼 게 없었다. 또 촬영 전 소통할 때 많은 걸 사용설명서처럼 잘 설명해 주셨다. 조금이라도 모자란 것 같으면 직접 찾아와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 것들이 촬영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 이번에는 주변의 다른 변호사를 찾아갈 필요가 없었다. 바로바로 작가님에게 물어보면 됐다. 완벽한 어시스트였다"라고 말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이혼변호사를 연기한 장나라, 남지현의 '워맨스'는 드라마의 큰 인기 비결로 작용했다. 장나라는 "남지현은 제목 그대로 '굿파트너'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던 것 같다"라며 남지현을 향한 칭찬을 쏟아냈다.

"SBS 금토드라마라 (성적 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냐고 하는데, 나에겐 남지현이 있었다. 정말 안팎으로 기댔다. 덕분에 마음의 평전심을 가지고 갈 수 있었다. 그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조금 더 캐릭터에 대한 해석을 더 잘할 수 있었다. 남지현이 연기한 한유리는 믿음직스럽고 청렴하고 건강한 느낌이다. 근데 실제로 남지현도 그렇다. '모든 걸 맡기도 자유롭게 맡겨보자'라고 생각했다. 남지현은 그런 배우였다. 너무 좋았다. 진짜 '복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배우가 한 명 있다는 게 정말 큰 기쁨이더라. 촬영장만 가면 웃음이 절로 나왔다."



바람난 남편 김지상 역할을 맡았던 지승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나라는 "지승현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했다. (연기지만) '정말 못됐다'라고 생각이 됐다. 특히, 차은경이 김지상에게 소장을 날리는 장면이 있는데, 'CCTV 단 거 아니냐?'라고 말을 하는 신이 있다. 그때 진짜 너무 싫더라.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사람이 어디서부터 꼬여야 저런 말을 하지?' 싶더라. 정말 열받은 장면이다"라고 말했다.

'불륜남'으로 활약한 지승현은 S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극 중 차은경(장나라)과 최사라(한재이) 등에게 사과하는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나라는 "(대국민 사과) 영상을 보고 감사하고 죄송하더라. 지승현 배우가 살신성인 자세로 ('불륜남') 연기를 하신 거 아니냐. 그래서 초반에 많은 분들이 우리 작품의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셨다. 전작인 '고려거란전쟁'에서 엄청 많은 사람을 받으셨던 분 아니냐. 이 작품을 할 때 많은 분들이 (이미지가 좋은) 지승현 배우를 걱정하기도 했다. 정말 내려놓고 연기를 잘해주셨고, 마지막엔 사과까지 하셨다.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마음이 크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나라가 '바람난 남편'을 둔 아내 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드라마 'VIP', '황후의 품격' 등 유독 불륜으로 고통받는 여자 주인공 역할을 많이 맡았다. 장나라는 "골라서 이런 (불륜 소재의) 작품을 한 건 전혀 아니다. 작품을 선택할 때 몇 가지 기준이 있을 거 아니냐. '그중에서 전작과 다르게 할 수 있는 게 뭐지?'를 가장 중점으로 둔다. 그런데 자꾸 공교롭게도 그런 역할을 하게 됐다. 이러다가 불륜 마스터가 되겠다"라며 웃었다.



방송 초반 좋은 흐름을 탔던 '굿파트너'는 2024 파리 올림픽 때문에 아쉽게도 3주간 결방해야 했다. 장나라는 그 당시를 회상하며 "결방이 확정되고 계속 기사가 나오더라. 2주도 아니고 3주라고 해서 '미치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른 마음을 바꿨다. 이미 4회 방송이 됐을 때 성적이 좋았다. 요 근래 드라마 중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온 드라마가 없었다. '주제 파악을 하자. 결방한다고 이런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결방 후에도 계속 이렇게 비슷한 성적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 잘 풀린 거다. 정말 감사했다. '땡잡았다'라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3주 결방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굿파트너'는 방영 내내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올해 SBS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에 그 중심에 있는 장나라는 '2024 SBS 연기대상'의 강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상 욕심은 저 멀리 던져놓은 지 오래됐다. 의도적으로 욕심 가지려고 하다가 버리려고 한다. 욕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삶이 재미가 없을 거 같다. 계속 (상에만) 매달리게 될까 봐 마음을 비운다. 제가 가진 욕심이 있다면 상보다는 작품이 잘 되고 연기로 좋은 평가를 받는 거다. 그런 평가를 받아서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더 색다르고 재밌는 작품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만, 베스트 커플상은 탐난다는 장나라는 "베스트 커플상은 받으면 좋지 않을까. 그건 조금 욕심낸다고 해도 제 인생이 힘들어질 것 같진 않다. 남지현 배우와 받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나라는 "'굿파트너'는 저에게 정말 감사한 작품이다. 자랑하고 싶을 만큼 현장이 정말 아름다웠다. 감독을 비롯해 현장의 모든 스태프들이 성실하고 일을 정말 빠르게 처리했다. 준비를 정말 잘해오셨다.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누구 하나 텐션이 떨어진 적이 없다. 저녁을 먹기 전에 촬영이 다 끝나서 모든 사람들의 워라밸이 좋았다. 정말 건강한 현장이었다"라며 '굿파트너' 팀을 향한 각별을 애정을 드러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라원문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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