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제이팍 스타일” 장르가 된 박재범 [종합]
- 입력 2024. 10.08. 16:51:11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박재범이 곧 장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박재범이 자신만의 정체성, 고민을 담아 8년 만에 R&B 앨범으로 돌아왔다. “유행타지 않고, 5~10년 뒤 계속 들을 수 있는 곡들을 만들었다”는 박재범의 자신감으로 가득 찬 ‘더 원 유 원티드’다.
박재범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CGV청담씨네시티 MCUBE에서는 박재범 6번째 정규앨범 ‘더 원 유 원티드(THE ONE YOU WANTED)’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개최됐다.
이날 박재범은 “8년 만에 R&B 앨범이다. 그동안 피처링을 포함해서 400곡정도 냈다. 다양한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제 커리어를 대표하는 작업물은 2019년에 나왔던 앨범이다. 대중적으로 사랑 받고, 실적도 좋았고, 상도 많이 받았다. 계속 R&B 앨범을 내려고 계획했지만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해서 계속 연기됐다. 7년간 작업해왔던 R&B 곡을 모아 이 앨범을 냈다. 총 20곡이고, 11곡은 이미 발매 해왔던 곡이다. 9곡을 추가해서 제대로 6집을 냈다”라고 소개했다.
◆트리플 타이틀곡
이번 앨범에는 ‘김미 어 미닛(Gimme A Minute)’ ‘메이데이(MAYDAY)’ ‘피스 오브 헤븐(Piece Of Heaven)’ 등 트리플 타이틀곡을 비롯한 신곡 9곡과 기존에 발매된 11곡까지 총 20개 트랙이 담겨있다.
첫 번째 타이틀곡 ‘메이데이’에 대해 “사람들이 들었을 때 가장 ‘제이팍 같다, 박재범 같다’일 것”이라며 “오랫동안 곡을 냈기에 리스너, 대중들은 제 음악 스타일이 익숙할 거다. ‘이런 것들을 7년 동안 준비했어? 별로 임팩트 없는데’란느 반응을 예상한다. 그러나 저는 순간적인 임팩트보다 오래 남을 곡들을 만들고 싶다. ‘올 아이 워너 두’ ‘좋아’ ‘몸매’ 등 곡도 9~10년이 되어도 계속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나. 유행타지 않고, 5~10년 뒤 계속 들을 수 있는 곡들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가수들이 오래되면 오래 될수록 유행이나, 올드해지는 것에 민감하고, 예민해진다. 저는 그만큼 제 음악에 자부심이 있고, 자신감이 있다. 6년 전, 7년 전 작업했던 걸 지금 내는 것은 도전이자 리스크가 있다. ‘메이데이’는 차차(Cha Cha Malon)라는 친구와 함께 했고, ‘좋아’ 등 곡을 같이 만든 친구다. 처음 작업했을 땐 무명이었는데 왜 무명 프로듀서랑 하냐는 비판을 받았다. 많은 K팝 회사들이 차차를 찾아주고 있다. 되게 특별하게 생각한다. 오래된 인연과 계속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김미 어 미닛’은 “제일 임팩트 있지 않을까”라며 “펑키하고, 템포도 빠르고, 팝스타적인 요소가 많아 마이클 잭슨, 저스틴 팀버레이크, 어셔 등이 연상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재범은 “작년부터 ‘청하와 둘이 언제 무언가를 보여줄 거냐’는 반응이 많았다. 대표적인 여성 퍼포먼스이기에 같이 하면 재밌겠다 싶었다. 프로페셔널하고, 잘 하시지 않나. 처음으로 많은 예산을 태웠다. 업계 쪽에서 가성비 좋은 가수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남들처럼 예산을 태웠다. 업계 쪽 반응을 살짝 들었는데 ‘드디어 돈 좀 썼구나’하더라. 더 한 반응을 예상한 건 아니다. 그래도 ‘하려면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 타이틀곡인 ‘피스 오브 헤븐’에 대해선 “저희 회사 여자 연습생 이솔이 피처링을 했다. 코로나 시기,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던 당시 쓴 곡이다. ‘홀리’하고, 희망을 잃지 마라는 메시지가 담긴 곡”이라며 “이솔을 피처링한 이유는 그 친구가 오디션 때부터 하는 말과 태도가 간절하다. ‘이거 없으면 안 된다’는 게 느껴지더라. 이곡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실력도 갖춰져 있고, 목소리 톤도 R&B를 잘 소화하는 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트리플 타이틀곡을 선정한 이유로 박재범은 “앨범을 냈을 때 타이틀곡이라고 히트를 쳐야한다는 생각은 아니다. 타이틀곡 의미가 중요하지만 무게감이 있는 건 아니”라며 “앨범 전체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김미 어 미닛’은 퍼포먼스 때문에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메이데이’는 가장 저의 스타일이다. 가장 저를 대표하는 곡인 것 같다. ‘피스 오브 헤븐’은 회사에서 이 노래가 좋다고 했다. 아무래도 연습생이 피처링을 해서 트리플 타이틀로 가자고 한 것이다. 저는 올타이틀로 가도 상관없다”라고 답했다.
◆박재범의만의 정체성
박재범은 1987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태어나 2008년 한국에서 그룹 2PM으로 데뷔했다. 이후 팀을 탈퇴한 그는 2011년 첫 솔로 EP앨범을 발매하며 재데뷔 했고, ‘좋아’ ‘몸매’ ‘가나다라’ ‘올 아이 워너 두(All I Wanna Do)’ 등 히트곡을 냈다.
박재범은 “저는 음악을 시작했을 때부터 목표, 목적을 가진 적 없다. 음악방송 1위, 얼만큼 팔아야지 등 숫자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저는 단순히 기회가 생겼을 때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이라며 “영역 안에서 진정성 있고, 수준 높게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시애틀에서 태어나 18년을 살았고, 지금은 한국에서 19년째 살고 있다”는 박재범은 “미국에서 다양한 팝, 힙합을 듣고 자라 음악을 한국에서 시작한 거지 않나. 거기서 받은 영감, 느낀 것들이 있다. 저는 감사하게도 되게 많은 경험과 영감을 습득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배우려고 하고, 제 색깔로 재해석을 하려고도 한다. 어떤 틀에 갇히려고 하지 않는다. ‘나는 이런 가수라 이런 것만 해야겠다’는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제 커리어를 보면 다양하게 하지 않나. ‘SNL’도 하고, 회사도 차렸고, 아이돌 MC, 프로듀싱 등도 했다. 뿌리는 힙합, R&B, 비보이 브레이킹으로 시작했지만 계속 펼쳐나가는 건 한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한국 아이돌들, 래퍼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 같다”면서 “남들이 생각하는 나 보다는 자신감, 끝까지 책임지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거면 많은 분들이 흔히 말하는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돈 보다는 행복하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희망, 용기, 자극, 영감을 받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받고 싶은 평가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오래된 곡들을 지금 자신감 있게 내는 것, 이런 음악 스타일은 저밖에 못한다. 한 장르를 발전해 온 이런 스타일은 저밖에 못하기에 많은 분들이 찾아들어주는 게 아닌가”라며 “한꺼번에 찾지 않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가수나 스타일이 없기에 사람들이 ‘이거 제이팍 스타일인데’ 하면 좋다. 제가 장르가 된 것이기에”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민과 끝없는 도전의 욕심
정규 6집은 ‘가장 박재범다운 R&B 앨범’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재범은 “끝없이 도전하는 게 제 장점이자 도전이다. 0으로 다시 시작하는 게 익숙하다”면서도 “도전을 너무 많이 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저도 사람이라 시간이 한정되어 있지 않나. 도전을 하면 시간을 투자하고, 희생도 해야 하고, 포기해야하는 게 많다”라고 했다.
그는 “그만 도전해야 할 것 같다. 충분히 많이 도전했다. 지금은 아이돌 제작 열심히 하고, ‘원소주’ 열심히 하고”라고 너스레를 떨며 “음악을 하더라도 실적, 수익적인 목적으로 하고 싶지 않다. 제가 원해서 한 명이 듣든, 아무도 안 듣든, 재밌게 하고 싶다”라고 도전의 의미를 전했다.
‘아티스트로서 발전하고 싶다’고 밝혔던 박재범은 “기타, 피아노도 배우고 싶고, 브레이킹도 열심히 해서 대회도 나가고 싶은데 시간이 있어야 하지 않나. 스케줄도 되어야 하고, 허용되어야 하니. 그런 욕심은 계속 있다. 굳이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더라도”라며 “피아노 치면서 노래하는 게 꿈이다. 순수한 열정을 보고 많은 영감을 받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열심히 하지 않나. 그건 유행을 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원초적인 열정,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건 예술이다. 유튜브나 스트리밍 플랫폼 등 시장이 커지면서 음악도 음악이지만 숫자에 연연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물론 저는 대표로서 계속 끼어들어야 하지만 아티스트로서 끼어들고 싶진 않다”라고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현재 느끼고 있는 고민도 털어놨다. 그는 “저는 팝가수, 댄스가수다. 많은 분들이 제 공연에서 웃통을 벗는 걸 기대하시더라. 안 벗으면 ‘돈 주고 왔더니 왜 이번엔 안 벗어?’라는 악플도 달릴 수 있다. 저는 항상 고민한다”라며 “저도 안다. 그게 가장 자극적이지 않나. 수많은 곡을 냈는데 ‘몸매’에 폭발적인 것을. 어쩔 수 없이 많은 분들이 자극에 반응하지만 자극으로 남고 싶지 않다. 유입되어서 다른 매력으로 빠졌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박재범의 6번째 정규앨범 ‘더 원 유 원티드’는 ‘Ohx3(오오오)’, 에스파 닝닝과의 조화로운 보컬 시너지가 돋보이는 아마피아노 스타일의 R&B곡 ‘십 온어 릴 썸'(Sip Ona Lil Sum')’, 힙합 스타일의 R&B곡 ‘헌드레드 데이즈(100 Days)’, 섬세한 악기 구성이 돋보이는 업 템포 R&B곡 ‘포린(Foreign)’ R&B 리듬을 재해석한 유니크한 업 템포 R&B곡 ‘네버 어게인(Never Again)’, 담백한 기타 연주 위 박재범 특유의 감미로운 보컬이 돋보이는 R&B ‘리콜(Recall)’ 9개의 신곡이 수록된다.
이외에도 ‘택시 블러(Taxi Blurr)’ ‘라이크 아이 두(Like I Do)’ ‘캔디(Candy)’ ‘가나다라(GANADARA)’ ‘데디케이티드 투 유(Dedicated 2 U)’ ‘니드 투 노우(Need To Know)’ ‘와이(Why)’ ‘러브 이즈 어글리(Love Is Ugly)’ ‘챕터(Chapter)’ ‘예스터데이(Yesterday)’ ‘유얼/마이(Your/My)’ 등 기존 발매 11곡이 앨범을 채운다. 오는 8일 오후 6시 발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모어비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