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년이' 편성 논란·퀴어코드 삭제…'잡음' 없애고 '소리' 제대로 낼 수 있을까[종합]
- 입력 2024. 10.10. 15:26:16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정년이'가 잡음을 없애고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정년이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정지인 감독과 배우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가 참석했다.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작가 서이레/나몬)으로 하는 '정년이'는 드라마 최초로 '여성 국극'(1950년대를 전후로 인기를 모았던 민족 음악극의 한 장르로, 모든 배역을 여성이 맡아 소리뿐만 아니라 무용, 연기까지 선보였던 선국적인 종합공연예술)이라는 소재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지인 감독은 "'정년이'는 여성국극을 하기 위해 모인 여성들의 이야기다. 시골에서 올라온 정년이가 매란국극단에 들어간다.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이야기다"라고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드라마도 원작과 뿌리는 같다. 여성 서사 역시 그대로다. 다만 조금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려고 했다.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부분은 '1950년대의 여성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꿈을 향해 달려간다'는 점이다. 현재의 사람들에게도 분명히 공감 할 수 있는 부분이지 않나. 그 시절이 사람과 지금의 사람과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각색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정년이'는 무엇보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함께하는 탄탄한 배우진의 참여로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김태리(윤정년 역), 신예은(허영서 역), 라미란(강소복 역), 정은채(문옥경 역), 김윤혜(서혜랑 역) 그리고 특별출연 하는 문소리(서용례 역), 이덕화(공선 부 역) 등이 함께한다.
원작 웹툰의 실제 뮤즈로도 알려진 바 있는 김태리는 국극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한 소리 천재 '윤정년'으로 분한다.
김태리는 "'여성국극'이라는 이렇게 재밌고 신선한 소재가 드라마화가 되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드라마를 준비하다 보니까 어려워서더라.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지만 재밌게 도전했다. 도전을 하면서 극 중 정년이만큼이나 성취감이 크게 다가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순간부터 소리 수업을 했다. 꽤 긴 시간 수업을 받았다. 소리 뿐만 아니라 목포 사투리, 무대 연기 역시 친구들과 선배님들과 열심히 연습했다"라고 전했다.
신예은은 극 중 노래, 춤, 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실력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초엘리트 연구생 '허영서'로 분해 김태리(윤정년 역)와 라이벌구도를 선보인다.
신예은은 "처음 '정년이' 대본을 봤을 때 준비한 것들이 많아서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함께하는 선배님들, 감독님, 작가님들이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이 됐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작품을 준비하면서 성장하고 나아지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매란 국극단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처럼 희열을 느꼈다. 작품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라미란이 매란국극단 단장 '강소복' 역을 맡아 대쪽 같은 카리스마와 무게감을 더한다. 라미란은 "'여성국극'이라는 소재가 배경이 되지 않는다. 극 안에서 다양한 공연들이 실제로 나온다. 공연을 심도있게 만들어주셨다. 다른 드라마와는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강소복'은 예술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가득한 인물이다. 평소에는 부드럽지만, 어떤 지점에 있어서는 한없이 잣대가 분명하고 날카로운 인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점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문옥경' 역의 정은채, '서혜랑' 역의 김윤혜는 각각 매란국극단의 간판 스타 역을 맡아 매 장면,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특히 정은채는 이번 작품을 위해 외형적으로 파격적인 변신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정은채는 "감독님의 제안으로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언제 한번 큰 변신을 하고 싶었는데, 자연스럽게 운명처럼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작품이 '정년이'가 아닌가 싶다. 외형적인 변화에도 기쁜 마음으로 변화를 줘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단의 멤버 중 한명이다. 똑같이 노래, 춤, 무대연기, 북, 장구 등등 많은 것들을 걸음마 떼듯 준비하고 연습했다. 무대 위에서는 완성형의 주역이기 때문에 그 역할에 걸맞는 무대 장악력이나 스케일을 보여주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라고 작품을 준비한 과정을 전했다.
이들 중 마지막에 캐스팅 된 김윤혜는 "저는 안할 이유가 없었다. 훌륭한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었고 원작도 스토리가 워낙 탄탄한 작품이지 않았나. 참여하는 것으로도 영광이었다"라고 벅찬 마을을 전했다.
춤이 특기인 캐릭터를 맡은 김윤혜는 "춤을 지겹도록 췄다.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에 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정말 많이 노력했다. 다양한 춤을 연습해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으실거다"라고 자신했다.
'정년이' 제작진은 첫 방송을 앞두고 앞서 불거진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당초 '정년이'는 MBC가 스튜디오N 등 제작사와 기획해 온 작품이었으나, 제작비를 두고 이견을 보이며 tvN에 최종 편성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정지인 감독은 MBC 소속이었으나, '정년이'가 tvN에 편성되면서 MBC에서 퇴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MBC 측은 지난달 12일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및 계약 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스튜디오N, 엔피오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mmm)의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했다"며 "법원에서는 2024년 9월10일 당사의 청구가 모두 이유 있다고 판단, 가압류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고 했다.
정 감독은 "MBC와 지금 정리가 안 된 문제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방송이 정상적으로 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BC를 퇴사한 것에 대해 "작품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같이 일해왔던 배우들과 소통하면서 그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퇴사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원작의 주요 캐릭터인 '부용'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주인공 정년이와 '퀴어 코드'가 있는 '부용'을 없애면서 원작 팬들로부터 원성을 산 것.
정 감독은 "작가님, 원작 작가님과 상의를 하는 과정에서 12부작이라는 회차 안에서 어디에 이야기를 집중해야할 지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도 수용해야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메인 캐릭터를 삭제 하게 됐다. 저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그대신 매란국극단과 현재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용이가 가진 상징성이 원작에서 컸다. 팬의 정체성, 퀴어 코드의 정체성, 주체적 여성으로서 나아가야 하는 주체성이 있었는데, 어떤 한 캐릭터에 담기보다는 저희 드라마 전체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 작가님과 배우들과 상의해서 나름대로 담아낸 부분이 있다. 드라마로 보시면 아시게 될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정년이'는 오는 12일 오후 9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