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수첩’ 텔레그램 ‘겹지방’, 허위 합성물→성희롱 난무…수사 진행 상황은
- 입력 2024. 10.15. 22:2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텔레그램 ‘지인 능욕방’ 사태를 심층 취재했다.
'PD수첩'
15일 오후 방송되는 MBC ‘PD수첩’에서는 청소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파헤친다.
학가에서 지인 사진에 나체를 합성해 유포하는 사건이 다수 발생한 데 이어, 지난 8월 말 전국 각지의 중·고교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퍼졌다.
김마리 씨의 채증 자료에 따르면, ‘대전 겹지방’에서는 허위 합성물과 성희롱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초등학교 학급 단체 사진도 있었다. 해당 대화방의 피해자 중 한 명인 이해린(가명) 씨가 ‘PD수첩’에 취재 의사를 밝혔다.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려 SNS에 올렸던 사진들이 나체로 합성된 것을 보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의심이 많아졌다는 해린 씨, 가해자는 과연 누구일까. ‘PD수첩’이 당시 상황과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대전을 찾아갔다.
‘PD수첩’은 허위 합성물 유포가 이루어지고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을 잠입 취재했다. 해당 방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던 A씨는 ‘죄책감보다 흥분감이 더 커서 그만둘 수 없다’며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시대’라고 답변했다.
허위 합성물 제작에 이용된다는 ‘딥페이크 봇’은 AI 기술을 이용한 텔레그램 프로그램이다. ‘PD수첩’이 해당 프로그램에 실험용 사진을 보내자 몇 분만에 여성의 나체가 합성되었다. 추가로 합성물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크레딧’이 필요하며 이는 해당 프로그램 링크를 타인에게 공유하거나 결제를 해야 얻을 수 있다. 텔레그램 이용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PD수첩'을 찾은 한 제보자는 ‘돈이 없는 10대들이 주변에 링크를 공유하면서 범죄의 창구가 확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대들이 디지털 성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입장을 살펴보기 위해 ‘PD수첩’이 재발 방지 교육을 받는 가해 학생들의 상담 기록지 434페이지를 전수 분석했다.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 문제점은 없을까. ‘PD수첩’은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허위 합성물 피해자를 만났다. 교사로 재직 중인 피해자, 수업 중인 자신을 불법 촬영하고 나체로 합성한 사진이 SNS에 올라왔다. 피해 정황 발견 직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죄명이 없다’는 답변만 듣고 돌아왔다. 결국 직접 피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피해 사진을 분석하듯 살펴봐야 했다. 2019년 ‘N번방’ 사건부터 각종 텔레그램 성 착취 방에 잠입해 채증·수사 공조를 이어가고 있는 단체 리셋(ReSET)은 실제로 경찰 신고 과정에서 “해외 서버라서 못 잡는다”, “사건을 종결하겠다”라는 답변을 수없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텔레그램과 수사 협조 협의에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텔레그램 대화방에서는 플랫폼을 이주하기 위한 투표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반복되는 디지털 성범죄, 국가는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PD수첩’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