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바삐 달려온 한 해의 마침표 [인터뷰]
- 입력 2024. 10.20. 09: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XH)가 한 해 동안의 성장을 집대성한 신보를 선보였다. 이번 앨범을 통해 서정적인 록 발라드까지 소화하며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또 한 번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제대로 입증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지난 14일 정규 1집 '트러블슈팅(Troubleshooting)' 이후 약 6개월 만에 다섯 번째 미니 앨범 '리브 앤드 폴(LIVE and FALL)'을 발매했다.
특히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발라드' 타이틀을 내세운 것에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건일은 "올해 초에 정규 준비를 하면서부터 가을에 발라드 타이틀을 내보자는 얘기가 나왔었다"며 "모두가 괜찮다며 동의해서 미리 앞서 계획하게 됐고, 그 계획이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드는 "이번 앨범이 가을이랑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가을에 맞는 날씨에 발매할 수 있게 돼서 기분 좋게 시작할 것 같다"고 만족했다.
가온 역시 "저희가 정말 손가락, 발가락을 다 써도 셀 수 없을 정도의 곡 수를 갖게 됐다"며 "이번 앨범에도 신선한 곡이 정말 많아서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또 발라드 타이틀이 최초라서 신선한 그림을 전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미니 5집 '리브 앤드 폴'은 '2024 Xperiment Project'(2024 엑스페리먼트 프로젝트)를 매듭짓는 음반으로 '도전과 성장'으로 대표되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2024년을 집약한 음악 포트폴리오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올 한 해 디지털 싱글 시리즈 'Open ♭eta'(오픈 베타), 콘서트 시리즈 'Closed ♭eta'(클로즈드 베타)로 구성된 '2024 Xperiment Project'를 진행하며 매달 새로운 음악과 무대를 준비해 선보였다. 이는 같은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인 데이식스(DAY6)가 지난 2017년 진행했던 'Every DAY6 Project'와 비슷한 행보로, 당시 데이식스는 매달 6일 자작곡 두 곡을 발매하고, 월초에 개최하는 공연에서 해당 신곡을 선공개했다.
오드는 "선배님들께서 좋은 선례를 남겨주셔서 저희도 이번에 비슷한 프로젝트를 구성하게 됐다"며 "당연히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 안에서 저희가 얻었던 경험들이 많았고, 덕분에 능력치도 많이 올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얻게 될 경험들을 더 기대하게 되는 시간들이었다"고 돌아봤다.
주연도 "올 한 해를, 그리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앨범으로 이번 앨범을 내게 됐다. 마무리한다는 느낌으로 이번 앨범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잘 어울리고 의미 깊은 것 같다"고 공감했다.
지금껏 발매한 앨범과 달리 컴퓨터 프로그래밍 용어가 아닌 앨범 제목 '리브 앤드 폴'도 눈길을 끈다. 건일은 "앨범 제목은 이번 앨범에 수록된 '러브 앤드 피어(LOVE and FEAR)'라는 곡의 제목에서 영감을 받아 짓게 됐다. '러브 앤 피어'라는 단어를 놓고 보면 굉장히 대비가 된다고 생각했다. '리브 앤드 폴'도 삶과 그리고 무너짐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살아가다 보면 넘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넘어지는 순간, 그리고 동시에 다시 인생을 살아가는 순간들을 뜻한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것들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나이트 비포 디 엔드(Night before the end)'는 외롭고 쓸쓸한 감정과 에너지 넘치는 보컬 대비가 인상적인 곡으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만의 록 발라드 감성을 접할 수 있다. 주연은 "저희가 애초에 곡을 쓸 때부터 이 곡은 어떤 감정을 담아야 되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곡 작업을 시작한다. 사실 이 곡은 '운석이 떨어지기 전 1시간'을 담아냈다는 비하인드가 있다. 내가 그 상황에 닥친다면 너무 절망적이고 원망스럽겠지만, 어쩔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상황에 몰입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가온은 "원래 곡의 가제목은 '라스트 아워(Last Hour)'였다. 그래서 각자에게 마지막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보낼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 각자마다 뭘 하고 싶은지 얘기를 나눈 게 좋은 아이디어가 됐고, 이번 티저 영상에도 그것들을 재미있게 풀어 나갔다"고 덧붙였다.
주로 하드 록 위주의 음악을 해왔던 만큼 첫 발라드 타이틀을 위해서 신경 써야 할 점도 많았다. 주연은 "발라드 장르 자체가 보컬적인 부분에 있어서 굉장히 조심스럽기도 하고,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녹음을 하고, 무대 라이브를 하기 전에도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며 "표현 자체가 기존에 해왔던 감성과는 다르게 아련하고 애절한 감성이 돋보여야 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을 설정하고, 그 상황들을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느린 템포의 록 발라드를 연주하기 때문에 악기 연습에도 더욱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가온은 "발라드가 한 악기, 한 악기의 사운드가 정말 잘 들리는 장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래 잘하고 좋아하던 하드록을 하다가 발라드를 하니 더 섬세하고 집중력있게 연습을 해야 했다. 그래야 노래가 입혀졌을 때 더 시너지가 잘 보이고, 감정이 잘 전달될 거라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이번 앨범 발매와 동시에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오는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총 3회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총 15회에 걸쳐 열었던 콘서트 시리즈 'Closed ♭eta'(클로즈드 베타)에 이어 이번 공연까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국내 단독 공연 6연속 매진을 달성했다.
정수는 "저희가 처음으로 콘서트를 열었던 올림픽홀에서 다시 콘서트를 열 수 있게 돼서 기쁘다. 이전 공연들을 통해서 얻은 다양한 경험들로 어떻게 관객들과 무대를 즐길 수 있는지, 어떻게 무대를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알게 됐다. 그런 경험치들을 바탕으로 이번 공연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음악으로, 공연으로 점차 많은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건일은 "리더로서 가장 많이 발전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의견 조율인 것 같다. 6명이 모여있으면 곡 작업, 합주처럼 음악적인 면으로도 그렇고, 인간적으로도 충돌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서로를 잘 알게 되고, 서로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의견 조율을 더 잘하도록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사실 자주 싸우는 게 건강한 관계라고 생각한다. 속에 꽉 담아놓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먹해질 수 있지 않나. 오히려 더 친하고 믿을 수 있어야 서로에게 스스럼없이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정말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이제 저희 6명은 어떤 다툼이 있건 서로 떠나지 않고, 서로를 정말 좋아한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싸움이나 다툼이 있어도 그걸 피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서로의 신뢰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오드는 "데뷔 때부터 저희는 항상 '속도가 느릴지언정 멀리 바라보고 가자'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며 "저희끼리 똘똘 뭉쳐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와중에 팬분들이 좋은 결과를 너무 잘 만들어주셔서 정말 뿌듯하다. 그렇게 조금씩 올라가는 성장이 보인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된다. 그래서 더 열심히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일을 임하고 있다"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가온은 오드의 말에 공감하며 "저희는 6명이 모두 악기를 하는 풀밴드다. 풀밴드의 특성상 더 큰 규모의 무대가 만들어질수록 사운드 전달이 잘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제든지 조금씩 더 큰 공연장을 가고 싶은 목표가 있다"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고 싶다"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큰 꿈을 함께 밝혔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