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2차 사과 '진정한 사과의 순서는?'
입력 2024. 10.24. 12:00:36

제시

[유진모 칼럼] 한밤중 사진 촬영을 요구한 18살 고등학생 팬이 지인에게 폭행당하는 것을 적극 만류하지 않았고, 납득할 만한 대처와 피해자 보호, 그리고 사과 등에 나서지 않았던 가수 제시가 완전히 다른 태도로 고개를 조아렸다. 다음은 최근 그녀가 업로드한 2차 사과문이다.

'먼저 이번 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분과 그 가족분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로 인해 발생한 사건임에도 사건 발생 시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저의 잘못된 행동과 태도, 무대응으로 피해자분을 포함한 많은 분들께 상처를 주었으며,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하게 하였습니다. 수천 번, 수만 번 후회했습니다.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피해자분과 사진을 찍었더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자분을 보호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경찰서에 갔더라면, 제대로 된 사과를 했더라면 피해자분이 이렇게까지 고통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책임입니다. 한마디 말로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제 잘못을 바로잡고 피해자분이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과연 제시에게 등을 돌린 다수의 대중은 다시 그녀에게 관심을 가질 것인가? 그전에 그녀는 아직도 사건의 본질, 자신의 잘잘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듯한 내용의 사과문을 공개한 듯해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29일 새벽 제시는 여러 차례 함께 작업을 한 재미 동포 프로듀서 코알라를 비롯한 지인들과 서울 압구정동 거리에 있었고 때마침 이를 발견한 피해자 A 군이 사진 촬영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이때 코알라가 A 군에게 머리를 들이밀었고 가해자 B 씨가 갑자기 A 군을 폭행했다.

제시는 살짝 B 씨를 말린 뒤 이내 자리를 떠났다. 이후 그녀는 지인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뒤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이 사건이 보도되자 비로소 제시는 B 씨를 처음 본 사이라고 변명하며 가볍게 사과했다. 경찰 조사를 받기 전후로 이런 변명을 거듭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후 B 씨가 코알라의 지인인 중국계 마피아라는 소문과 더불어 코알라가 미국의 한국계 마피아라는 소문이 함께 돌았다. 이어 제시가 당일 B 씨를 처음 본 사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코알라의 지인이기 때문에 제시가 연락처 등을 모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시는 그날 코알라와 함께 여러 지인들과 모여 술 파티를 벌였다. B 씨를 처음 본 관계라고 할지라도 코알라의 지인이거나 제시의 지인의 지인인 것은 맞다. 그러니까 밤늦게까지 함게 술자리를 가진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처음 본 사이일지라도 연락처를 알아내고자 한다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다. 진정으로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 주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자 한다면 연락처를 알아내서 경찰에 제출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 주어야지 이런 사과 글 몇 자 올리면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피해자는 물론 전 국민을 유아로 보는 유아독존의 자세이다.

그녀는 사건 당일 사진을 찍어 주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용서를 빌고 있다. 그녀가 사진을 안 찍어 준 것은 무성의한 태도가 맞기는 하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후회할 일은 B 씨에 대해 처음 본 사이라고 발을 빼며 잘못이 없음을 부각시킬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A 군의 억울함을 알아주고 그것을 풀어 주기 위해 B 씨를 찾는 데 경찰에 협조했어야 했던 것이다.

사과는 그 진정성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마음속으로 제 잘못을 느끼고 뉘우치면서 그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의 마음을 누그러뜨려 줄 수 있는 보상 행위를 하는 게 진정한 사죄이다. 물론 말 한마디로 1000냥 빚을 갚는다고 참된 사죄의 글이나 말로 용서를 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과 글에서는 그런 참회의 뜻보다는 해결의 의도가 더 부각된다는 반응이 절대적이다. 여전히 싸늘한 여론이 그 증거이다.

그녀가 마음만 먹는다면 A 군의 휴대 번화 번호나 집 주소 등은 쉽게 알아낼 수 있다. 강남경찰서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국민 사과문을 올릴 게 아니라 그보다 먼저 경찰에 의도를 설명하고 A 군의 주소를 알아내 직접 얼굴을 맞대고 참된 사과를 한 뒤 용서를 받았을 경우 비로소 전 국민에게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피해자는 전 국민이 아니라 A 군과 그 가족이다. 국민들은 다만 제시에게 크게 실망했을 따름이다. 미국인인 그녀가 지난 19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며 쌓은 부와 명성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의 절대적인 응원과 지지가 근거가 되었기 때문에 형성된 서운한 감정이다. 국민들은 다만 그런 성원을 보낸 게 후회스러울 따름이다.

연기는 충분히 계산된 사전의 의도에 의해 연출된다. 그러나 돌발적 상황에서는 본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지난달 29일 밤이 그런 게 아닐까?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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