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5년 차' 씨엔블루, 밴드 붐에 답하다[인터뷰]
입력 2024. 10.25. 09:00:00

씨엔블루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K 밴드의 시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밴드 붐이 일고 있는 가요계, 아이돌 밴드의 조상 격인 씨엔블루(CNBLUE)가 설레는 마음으로 컴백했다. 노련한 무대 매너와 신인같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씨엔블루는 여전히 목마르다고.

"3년 만에 미니 10집으로 컴백했어요. 생각보다 많이 늦어져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밴드들 인기가 올라오는 상황에 컴백하게 돼 좋습니다. 이 물결 타고 노래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고 팬분들께도 단비 같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어요."(정신)

지난 14일 발매된 열 번째 미니 앨범 'X'에는 씨엔블루의 정체성, 그리고 가능성을 동시에 담아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그리운 건 그대일까 그때일까'를 비롯해 총 6곡이 수록되었다.

지난 2021년 발매한 미니 9집 '원티드(WANTED)' 이후 약 3년 만의 신보다. 이정신은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타이틀곡 선정, 해외투어, 일본 활동, 개인 활동을 하다 보니까 늦어졌다. 또 오랜만에 컴백하는만큼 업그레이드된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에 늦어졌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앨범 타이틀 'X'는 미니 10집, 10배만큼의 성장, 무궁무진한 미래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만큼 멤버들은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며, 지금까지 씨엔블루가 성장한 부분, 앞으로 성장해 나갈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신인 때와 같아요. 앨범 만드는 과정이나 기다리는 건 아직 똑같죠. 공연적인 부분에서는 15년간 많이 해온 게 있기 때문에 노하우 생긴 것 같고요. 그렇지만 안주한다기보다 매 공연할 때마다 새로운 걸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아직 성장형 밴드에요."(용화)

"쌓은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10집 앨범을 준비했어요. 그동안 보여준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담은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또 저희가 성장하고 경험한 만큼 음악 산업도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요."(민혁)




이번 타이틀곡 '그리운 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A Sleepless Night)'는 독특한 휘슬 소리의 도입부가 인상적인 미디엄 템포 록 장르의 곡으로, 하상욱 시인의 '그리운 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구절을 인용해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반복되는 추억과 그리움이 여전히 맴도는 상황을 그려 냈다.

이 곡을 작사·작곡한 정용화는 하상욱 시인의 글귀를 구글에서 발견했다며 "곡으로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계기를 전했다.

"남녀 간의 헤어진 관계라고 하면 그 사람이 그리운 건지 그때가 그리웠던 건지 고민했어요. 그대일 줄 알고 다시 만났더니 추억 때문인 경우도 있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저의 안에서 찾은 정답은 그때의 그대를 가장 그리워하지 않았나, 싶어요."(용화)

" 저희는 음악과 가사를 들려드리는 것뿐이고 듣는 사람과 상황에 맞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립다'는 단어를 쓸 때, 순간이 있고 대상이 있을 텐데 본인이 생각하면서 그리운 걸 새롭게 떠올려보게 되는 곡인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른 결과를 내놓지 않을까요"(민혁)

앨범의 전체 사운드는 유행에 타지 않는 원초적인 소리에 집중했다고. 정용화는 "'외톨이야'를 지금 들어봐도 촌스럽지 않다. 그 이유가 그 시대에 유행했던 사운드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앨범도 그런거 없이 딱 기타, 베이스, 드럼, 어쿠스틱 기타, 휘파람 정도만으로 락적인 사운드 내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외톨이야' 준비했던 시절도 많이 떠올렸던 것 같아요. 3명이 얘기하진 않았지만, 같은 마음으로 사운드적인 고민을 했죠. 가상악기나 더 신나고 듣기 편안한 작업할 수 있었지만 조금 더 각 악기의 원초적인 소리 자체를 담아내기 위해 이야기 많이 나눴어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같은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10집이라는 게 꽉 채우는 느낌이 들지만, 20집 달려가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고 또 저희가 젊은 나이기 때문에 새로운 청춘이 들어가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작업했어요."(민혁)


2010년 데뷔한 씨엔블루는 어느덧 15년 차 밴드다. 씨엔블루는 최근 가요계에 부는 밴드 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에 대해 이정신은 " 선구자라기보다는 다 동료 아닐까요"라고 반문했다.

"밴드 붐이 조금씩 오고 있는데 조금 더 일찍 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솔직히 있어요. 그런데 오히려 좋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아요. 저희가 대중분들께 익숙한 밴드, 오래 한 밴드에 속하니까 저희가 잘하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장이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죠. 좋은 흐름이에요."(정신)

"저희의 위치라기 보다는 저희의 스타일이 있다고 확신해요. 공연을 많이 해서 다져진 퍼포먼스나 노하우, 저희만 가지고 있어서 밴드 붐이 왔을 때 씨엔블루 자리는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이제는 증명해 나가는 시기인 것 같아서 설레요. 저는 경쟁을 좋아하는데 동료로서 경쟁자로서 선의의 경쟁하면서'다 같이 뜨자' 이런 느낌이라 좋죠. '외톨이야' 때는 어린 나이에 겁 없이 무조건 보여줄 수 있다는 마음이었어요. 그게 어느 순간 꺼진 시기가 있었는데 다시 불타올라서 설레요."(용화)

또 씨엔블루는 긴 기간 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모든 멤버가 한 소속사 FNC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정용화는 "FNC에서는 그래도 한쪽 팔 정도는 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실적으로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어요. 너무 바쁘게 일을 하고 있어서. 새로운 곳을 찾으려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그러기 전에 너무 많은 공연을 소화해야 하고 음악적 고민도 해야 하고요. 아티스트는 음악 고민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멀티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음악적 고민하다 보니까 너무 피곤하고 새로운 데 적응하는 거 오래 걸리는 편이라 눈 돌릴 틈이 없었죠."(용화)




정용화, 이정신, 강민혁은 배우로도 활동 중이다. 바쁜 개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팀을 유지하며 꾸준히 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밴드에 대한 열정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활활 타오르는 모습이었다.

"개인적 목표도 중요하지만 공연에서 오는 희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안주하지 않게 레슨도 받고 연습도 하죠. 계속 물밑에서 발길질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야 유지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니까요. 지금까지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너무 감사하죠. 지금은 '노래가 좋다'라는 소리 듣는 것보다 팬분들이 '너 씨엔블루 좋아한다며? 이번 노래 좋더라' 이런 얘기를 듣길 바라요. 팬분들을 위해 노력하는 게 우리의 원동력이에요."(용화)

끝으로 정용화는 씨엔블루를 여전히 증명하고 있는 팀이라고 규정하며 "언젠가는 교과서에 나오는 팀"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어요. 목표는 항상 나중에 한국 밴드에 대한 교과서나 케이팝 책이 나오면 씨엔블루라는 팀은 꼭 들어가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밴드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그룹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그걸 증명해 나가는 그룹인 것 같아요. 또 밴드 메탈리카처럼 할아버지가 돼서도 몇만 명 채우고 젊은 친구들과 즐기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그런 밴드가 될 거예요."(용화)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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