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불호? 쾌재 불렀죠”…‘강매강’ 서현우의 자신감 [인터뷰]
- 입력 2024. 11.01. 14:44:01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어떻게 연기를 그렇게 잘 하시냐. 매 작품마다 얼굴을 갈아 끼우는 연기를 펼치지 않냐”라는 질문에 배우 서현우는 쑥스러운 듯 ‘하하’ 웃으며 “수용하는 편인 것 같다. 정정환 캐릭터를 만들 때도 저의 주관적인 해석도 있지만 주변 해석도 수용한다.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강매강' 서현우 인터뷰
“‘킬러들의 쇼핑몰’을 했을 땐 반응 자체가 강렬했어요. ‘그만 하자, 그만 괴롭혀라’ 등 재밌는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지금은 ‘앙상블과 드라마가 사랑스럽다’ 등 댓글을 남겨주시더라고요. 온도차가 커요. (웃음)”
디즈니+ ‘강매강’은 전국 꼴찌 강력반과 초엘리트 신임반장이 만나 최강의 원-팀으로 거듭나는 코믹 수사물이다. 서현우는 극중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 목표인 생계형 형사 정정환으로 분했다.
“안정적임을 많이 보셨어요. 앙상블이 굉장히 중요한 드라마거든요. 박지환 형, 동욱 배우, 세완이, 승욱이 사이에서 안정적인 앙상블을 같이 해줄 수 있는, 팀워크를 만들 수 있는 면모를 봐주신 것 같아요. 감독님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정정환이 가장 정상적인 인물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상적인 말이 재밌는 표현인 것 같았어요. 정상적임과 특이함 사이에서 힘 조절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서현우는 ‘강매강’을 통해 처음으로 코미디에 도전했다. 앞서 공개된 ‘삼식이 삼촌’에서 열정과 야망을 품은 엘리트 군인 역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면 ‘강매강’에서는 얇고 길게라는 목표 아래 아부와 아첨을 풀장착한 형사 그 자체로 분한 것.
“대본상의 재미를 어떻게 눈에 보이게끔 표현할 수 있을까가 최대 관건이었어요. 어떻게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난이도가 있었죠. 전격 코미디는 처음이거든요. 코미디라는 장르가 난이도가 있는 장르구나를 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그걸 용기 있게 돌파할 수 있게 감독님이 도와주셨죠. 현장에서도 리허설을 하면서 찾았고, 감독님도 아이디어를 찾아오셔서 많은 용기를 냈어요. 주저하거나, 자신 없으니까 안해야지 보다는 일단 뛰어들었던 것 같아요.”
많은 배우들이 난이도가 높은 연기로 ‘코미디’를 꼽은 바. 코미디 연기를 소화하면서 견제하고, 신경 쓰며 중점을 두려한 부분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진지하게 하자였어요. 글을 읽었을 때 코믹한 상황이라고 해서 표현하는 사람 자체도 코믹하고, 웃기다는 생각을 하면 본질이 흐려진다고 생각했죠. 진지한 태도로 임하려고 했어요. 또 정도에 대해 고민했어요. 과하지 않고, 부족하지 않으면서 보시는 분들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따라올 수 있는 게 뭘까. 저희에게 주어진 콘셉트를 스무스하게 볼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죠. 사건을 보고 놀란 장면을 찍을 때도 놀람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배우들과 고민했어요. 조금 과한 콘셉트라면 굉장히 용기를 내서 진지하게 임하자는 모토를 가지고 했죠.”
드라마, 영화, 연극까지 다양한 매체를 두루 섭렵한 서현우는 ‘강매강’을 통해 지금껏 보여주지 않은 코믹 연기와 매력을 펼쳤다. ‘서현우에게 이런 얼굴과 매력이 있었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스스로 보면서 많이 웃었어요. 민망하지만 새로운 모습을 많이 발견했죠. 저는 익숙한 게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인 걸 알았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조금 과감하게 해도 된다, 그렇게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희망을 얻었죠.”
또 다른 결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코미디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고.
“묘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해 존경심도 생겼죠. 그간 봐왔던 차승원 선배님, 임창정 선배님, 코미디의 대가 류승룡 선배님 등은 어마어마한 작업을 하셨구나. 또 물 건너 주성치 선배님까지 굉장한 작업을 했구나라며 존경하게 됐죠. 코미디 장르에 대한 호감도가 굉장히 많이 올라갔어요.”
제목인 ‘강매강’은 ‘강력하진 않지만 매력적인 강력반’을 줄인 말이다. 전국 꼴찌 강력반에 엘리트 반장 동방유빈(김동욱)이 합류하면서 서울송원경찰서 강력반 멤버들의 변화기를 담고 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성장하고, 돈독해지는 팀워크도 드라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동욱 배우는 허를 찌르는 코믹함을 가지고 있어요. 동방유빈이 진중한 캐릭터잖아요. 동방유빈을 제외한 캐릭터들은 텐션이 높아요. 중심을 잡아주다가 한 번 씩 무너질 때가 있는데 웃겨서 주체가 안 되더라고요. 현장이 마치 공연 연습을 하는 것 같았어요.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그것들을 주고받고, 서로의 것만 욕심내지 않고, 조율해갔죠. 인상적이었던 건 에피소드가 진행되면 에피소드마다 출연 배우가 있잖아요. 저희가 약속을 했어요. 손님을 맞듯 잘 모시자, 드라마에 많은 에피소드를 책임져주시는 분들이니 불편하지 않게, 최대한 분위기도 많이 띄워드리고, 대화도 더 많이 하려고 했어요. 5명 멤버들의 앙상블과 친밀함처럼 최대한 빨리 친해질 수 있도록 유도했던 것 같아요.”
모든 작품에는 호불호가 존재한다. ‘강매강’ 역시 마찬가지. 최근 시트콤 장르의 드라마가 많지 않기에 반가움을 표하는 시청자들도 있었지만, 반복되는 유머 코드,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전개에 대한 불호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서현우는 호불호가 갈린 것에 대해 오히려 쾌재를 불렀다고.
“초반에 그런 반응이 있었던 것 같아요. ‘유치하다, 오글거린다’ 등. 그러나 저는 정확하게 콘셉트가 먹혔다고 생각해요. 어리숙하고, 천방지축 같은 인물들이 유치원에 들어가 수사를 하는데 유치한 행동에 호불호가 나쥐었죠. 그러나 제목처럼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그려지는 드라마라 생각했어요. 불호 반응이 아주 조금 속상했지만 한편으로는 쾌재를 불렀어요. 조금만 더 지켜봐주시면 실소에서 박장대소로 바뀔 것이다라는 자신감이 있었거든요.”
자신감과 확신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는 팀원들의 도움이 컸다. 7개월 간 촬영을 하면서 좌충우돌 인물들이 ‘원팀’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 촬영을 7개월 간 했는데 작업하면서 코믹 감수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것을 만들기 위해 서로 리딩을 바꿔서 해보고,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을 다 끌어다가 했어요. 좌충우돌 캐릭터들이 초반에는 만나지지 않았거든요. 연기하면서 서로를 발견하며 했어요. 촬영이 진행되며 서로의 매력을 조금씩 느끼게 됐죠. 초반에는 어색함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러나 촬영 중반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많이 웃기도 했어요. 7개월의 시간 동안 점점 쫄깃해지고, 발현되면서 자신감이 생겼죠. 좌충우돌 인물들이 만나 ‘원팀’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2010년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으로 데뷔한 서현우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역할을 위해서라면 체중 증량도 마다하지 않고, 캐릭터 그 자체가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더했다. 몸 사리지 않는 열연 덕에, ‘얼굴을 갈아 끼우는’ ‘믿고 보는’ ‘연기 천재’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다.
“작품에 대한 해석, 준비하는 사람은 저 혼자가 아니잖아요. 정정환 캐릭터에 대해, 저의 모습에 대해 아이디어를 주시는 것들을 많이 허용하다보니 새로움과 변화를 줄 수 있었어요. 앞으로 너무 제 것만 고집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수용해보려고 해요. 그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얼굴을 갈아 끼우는 연기는 의상, 분장 도움도 많이 받아요. 확실히 의상이나 분장에 따라 표현하는 선택이 달라지더라고요. 정정환 캐릭터도 안경을 착용하고 나서 도움을 받았어요. 직감적인 표현일 수 있지만 안경을 들어 올리거나, 난감해할 때 머쓱해서 한다는 행위가 그 사람이 되게끔 만들어줬죠. 또 정환이는 타이 착장을 많이 해요. 반듯한 느낌이 직장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에너지를 제공하더라고요. 그런 부수적인 도움들을 가리지 않고, 많이 받는 편이죠.”
올해 대중들과 만난 작품만 5편이다. ‘강매강’ 공개를 끝마친 서현우는 차기작으로 SBS 드라마 ‘열혈사제2’ 방영을 앞두고 있다. 쉼 없이 달려온 2024년, 서현우에게 올 한해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끊임없이 작품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요즘 콘텐츠 제작이 많지 않잖아요. 유튜브, 드라마, 영화 등 이 산업에서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죠. 책임감도 많이 느껴요. 어떻게하면 시청자, 관객들에게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을까. 차기작을 고민할 때도 또 다른 질감을 찾으려고 노려하죠. 그게 하나의 숙제로 남아있어요. 다작을 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면서 숙제가 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벌써 돌아보니 올해도 두 달 좀 넘게 남았는데 여지없이 ‘열일’ 하겠습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