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 리벤지' 권해봄 PD가 추구하는 코미디란 [인터뷰]
- 입력 2024. 11.02. 07:00:00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코미디 콘텐츠 자체가 이례적이고 귀한 시대인데 이 정도 성과 낸 것만으로도 '흑백요리사'만큼은 아니지만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권해봄 PD가 오로지 웃음으로 복수하는 '코미디 리벤지'로 돌아왔다. 전작 '코미디 로얄'에서 '좋은 코미디란 무엇인가?'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선 코미디언들의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권 PD.
"시즌1 '코미디 로얄'은 우선 선수들이 코미디로 한번 붙어보자라는 캐치프라이즈를 가지고 다섯명의 마스터들이 영건을 꾸려 각자의 스타일로 코미디 대결을 펼치는 형식이었다. 이번엔 우승자 이경규가 전체적인 판을 벌이고 제작진과 함께 기획까지 나섰다는 차별점이 있다"
아쉽게 우승을 놓친 문세윤, 이용진, 황제성, 이상준, 신규진, 곽범, 이선민, 이재율을 비롯해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박나래, 이진호, 김경욱, 김용명, 신기루, 임우일, 김해준, 박세미, 김지유, 송하빈까지 코미디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제대로 칼 갈고 나온 최강자들의 웃음 배틀이 화끈하게 펼쳐진다.
"세 명씩 여섯팀을 꾸몄다. 나머지 네 분과 이경규 코미디 로얄 우승팀이 호스트의 자격으로서 대결을 관전했다. '코미디 로얄' 때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리벤지 매치를 못했던 분들 위주로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섭외했다. 저번엔 유튜버부터 코미디언 가수까지 많은 직업군이 참여했다면 이번엔 K-코미디를 대표하는 배테랑분들이 많이 참가를 해주셨다. 이경규 선배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진행했다. 각 팀의 주축인 인물이 섭외되면 자기 스타일이 맞는 분들을 섭외해 갔다. 이번에는 팀 색깔을 좀 각자의 코미디 스타일이 맞는 코미디언끼리 꾸몄다"
무엇보다 계급장 떼고 오로지 웃음으로 화끈한 복수혈전을 펼칠 ‘K-코미디’ 최강자들의 강력한 팀플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또한 더 뜨겁게 달궈진 ‘로스팅’부터 새롭게 도입한 즉흥 코미디 ‘임프랍 배틀’, ‘스트리트 캐릭터 파이터’ 등 다채롭고 신박한 웃음 배틀을 예고했다. 하지만 공개 이후 일각에서는 개그 수위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지난 시즌에서 수위 높은 개그가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나왔던바.
"지난 시즌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덜해졌다고 생각한다. 사실 코미디라는 게 속성 자체가 일부 불편한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다. 대표적인 속성이 누군가를 놀리는 건데, 재밌기도 하지만 그 부분을 불편해할 수 있다. 약자나 특정계층을 대상화하면 안 되겠지만 '로스팅' 같은 경우 그 불편함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수위라는 게 넷플릭스에 많이 열려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심의에 적용되는 매체다. 15세 관람가 안의 기준이다. 개인적으로 불편한 부분 없이 선을 잘 탔다고 생각한다. 원색적인 표현 같은 게 코미디의 에센스이기도 하다. 그런 요소를 다 빼버리면 전체적인 코미디가 죽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이런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는 편집 방향을 모색했다"
특히 권 PD는 국내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데 우선시했다. 코미디는 문화적, 지역적 색채가 강한 장르인 만큼 국내외 시청자를 동시에 만족시키 어렵기 때문이다.
"코미디라는 장르가 이제는 온 가족이 함께 보기도 힘들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청자보다는 MZ세대가 좋아할 수 있는 코드를 겨냥했다. 그럼에도 많은 시청자에게 사랑받는 게 목표다. 성공한 코미디는 계속 나오고 있다. 그 타율을 높여가는 게 과제라고 생각한다. 객관적인 지표들로 봤을 땐 좋은 상위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 같다. 코미디 콘텐츠가 이례적이고 귀한 시대인데 이 정도 성과 낸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1위는 못 해서 아쉬웠지만 보기 편안해졌다는 반응이 많아서 만족스럽다"
권 PD가 생각하는 코미디란 무엇일까. "코미디언이 웃기는 사람이지만 우스운 사람이 아니다"라는 권 PD는 코미디를 열린 마음으로 봐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시청자가 코미디언을 대상화하는 게 있는 거 같다. 코미디언은 웃기는 사람이고, 웃기지 않으면 비판한다. 코미디라는 게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타율을 높여야겠지만 웃기지 못하면 실패한 사람이고, 비난을 받아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비판을 받다 보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코미디를 열린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지 않을까. 웃기지 않은 걸 웃기다고 해달라는 게 아니다. '원래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재단하지는 않으셨으면 한다. 조금만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주시길"
'코미디 리벤지'를 통해 코미디언들의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권 PD. 시즌3으로 만날 수 있을까.
"확답은 할 수 없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면 시즌3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이번 시즌을 통해 코미디언들이 왜 이렇게 진심인지, 코미디를 한다는 게 리스크도 있는데 이들이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이 일을 하는 이유가 본업에 대한 애정 때문이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경규 선배님의 말을 빌려 '코미디언에게 코미디 작업이 일생의 보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코미디언에 대한 리스펙이 생겼다는 시청자 반응이 굉장히 뿌듯했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