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의 흡연 연습, 열정 혹은 판단 착오
입력 2024. 11.05. 14:13:04

옥주현

[유진모 칼럼]걸 그룹 핑클 출신 뮤지컬 배우 겸 가수 옥주현(44)이 길거리에서 흡연 연기를 연습하는 모습을 공개해 찬반양론을 야기하고 있다. 옥주현은 5일 “어렵다, 흡연. 도와주신 스승님들께 실망시켜 드리지 않게 열심히 연구해 볼라요.”라고 적으며 비타민 스틱을 들고 담배를 피우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오는 12월 5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마타하리'에서 타이틀 롤을 맡는다. 마타하리가 흡연자로 설정되어 옥주현은 공연 중 흡연 장면을 연기해야 하는데 비흡연자이기에 담배를 피우는 법을 몰라 흡연자의 도움을 받아 비타민 스틱으로 흡연 상황을 연습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극 중에서 벨리 댄스도 추어야 한다. 벨리 댄스보다 흡연 연기가 더 어렵다는 고충도 털어놓았다. 그녀가 이렇게 열정적인 모습을 공개한 의도는 '마타하리' 홍보와 더불어 팬들과의 소통일 것이다. 더불어 기운을 얻고 싶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이가 유명 스타의 흡연 장면 연출이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게도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며 싸늘하게 보고 있다.

물론 진짜 담배를 피운 것도 아니고, 비타민 스틱이며, 연기 연습일 따름인데 뭐 그렇게 민감하냐는 반응도 있다. 과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식론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담배는 한때 대학생 사이에서는 낭만과 멋의 상징이었고 조금 더 나이 든 사람들 사이에서는 정과 소소한 휴식이기도 했다. 군 복무한 남자는 훈련병 시절 '담배 일발 장전'의 휴식을 잊지 못할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20세기까지만 해도 담배 인심이 후해서 아는 사람은 당연하고 모르는 사람이 담배 한 대 달라고 해도 흔쾌히 주던 때가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들으면 경악할 내용도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비행기, 기차, 버스, 택시, 식당 안에서도 흡연이 가능했었다. 현재 담배는 KT&G라는 민영 대기업에서 생산, 관리하지만 초창기에는 전매청이라는 정부 기관에서 관리했었다. 전 세계적으로 담배 세수가 상당하기 때문에 정부는 담배를 장려는 안 하지만 큰 제동을 걸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가 흡연자 본인은 물론 주변의 간접 흡연자들의 건강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는 이미 모든 사람이 다 아는 상식이 되었다. 담배에 비교적 관대했던 대한민국조차 대도시에서 합법적으로 흡연할 공간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게 과학적, 의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옥주현은 담배를 피운 게 아니라 비타민 스틱을 피웠다. 게다가 연기 연습이다. 자신의 직업에 충실함으로써 관객에게 리얼한 연기를 보여 주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그게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아니다! 불법이나 부도덕은 아니지만 적절하지는 않았다.

거듭 강조하지만 담배의 유해성은 매우 심각하다. 흡연자는 어느 정도 담배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이나 체질을 갖추었을 확률이 높지만 비흡연자는 매우 취약하기 마련이다. 즉 흡연자의 흡연으로 인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일반 담배는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옥주현은 담배가 아니라 비타민 스틱을 피웠지만 사진을 보면 누가 봐도 흡연이다. 그녀는 현재 국내 뮤지컬 여배우 중 최정상이다. 한때 그녀가 뮤지컬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소문이 논란이 되었던 게 그 증거이다. 그건 그녀가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잘한다는 이야기이다. 판단력이 상대적으로 흐린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조차 그녀의 연기에 빠져드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연기일 따름인데 뭐가 그리 호들갑인가? 문제가 된다. 만약 옥주현의 행동에 당위성이 있다면 베드 신을 앞둔 배우가 그것을 연습하는 장면을 SNS에 올려도 되는가? 살인범 역을 맡은 배우가 더미를 놓고 칼로 마구 찌르는 연습을 하는 장면을 공유해도 될까?

연기 연습을 한 게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SNS에 버젓이 올렸다는 게 논란을 촉발한 것이다. 옥주현은 '갑질 논란'을 한 번 겪은 40대 중반의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그 정도 판단력은 갖추어야 할 경력이 아닐까?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의 판타지 영화 '콘스탄틴'(2005)의 주인공인 퇴마사 콘스탄틴은 체인 스모커라 폐암으로 곧 죽게 된다. 평소 호시탐탐 그의 영혼을 노렸던 타락 천사 루시퍼가 나타나 지옥으로 데려가려 하며 자신이 담배 회사 주주임을 밝힌다. 탈무드에는 "악마가 일일이 사람들을 찾아가기 힘들 만큼 바쁠 때에는 술을 보낸다."라고 적혀 있다.

당시에는 담배가 없었다. 이제 '술과 담배를'이라고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유진모 칼럼/ 사진=셀럽미디어DB, 옥주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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