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미 "음악과의 권태기 끝에 내린 결론은…"[인터뷰]
- 입력 2024. 11.08. 13:00:00
-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음악 활동도 방송활동도 게을리하지 않던 제이미가 어느 날 자취를 감췄다. 2년 동안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제이미에게서 데뷔 후 처음으로 맞은 공백기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제이미
지난달 31일 제이미는 싱글앨범 '배드 럭(Bad Luck)'을 발표했다. '배드 럭'은 트렌디하면서도 미니멀한 팝 트랙 곡인 은 강렬한 신디사이저 베이스와 드럼 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으로, 상처를 주며 이별한 전 연인에게 불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솔직한 마음을 담아냈다.
그간 '호프리스 러브(Hopeless Love)' '스테이 뷰티풀(Stay Beautiful)' '댄싱 위드 유 인 더 레인(Dancing with you in the rain)' 등 사랑을 잃은 애절한 마음을 표현해 온 제이미는 자신을 떠난 전 연인의 불행을 비는 파격적인 가사로 돌아왔다. 그는 "경험한 대로 썼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전에는 콘셉트였던 것 같아요. 그때는 사랑이라는 걸 생각했을 때 헤어지면 슬프고 그런 것밖에 생각이 안 났거든요. 2년간 많은 걸 배우고 보면서 '배드 럭' 같은 느낌의 곡들도 써보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꼬박 2년 만에 반가운 신보기도 하다. 소리 소문도 없이 공백기를 갖게 된 이유를 묻자, 제이미는 "계속 달려왔다 보니까 쉼이 필요했다. 회복도 하고 건강한 음식도 먹고 부모님이 해주시는 음식도 먹으면서 건강을 되찾았다"라고 답했다.
"전 소속사 워너뮤직을 나오면서 생각해 봤는데, 한 번도 여행을 가본 적이 없더라고요. 15살에 (활동을) 시작해서 마음 편히 여행해 본 적이 없어서 '여행을 가보자' 결심했죠. 일본도 가고 태국도 가고, 또 다른 사람도 만나보고 그러면서 지나다 보니까 2년이 지났어요. 2년 동안 음악이랑은 거리를 두고 싶었어요. 다른 걸로 살아보다 보면 내가 다시 (음악에) 불타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죠."
한마디로 말하자면 음악과 권태기를 겪었다고. 그는 "음악을 하면서 '이제 내가 뭘 노래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생겼었다. '어떤 가수가 될까' 고민이 필요했던 시기였다"라고 설명했다.
"저는 음악을 평생 할 거예요. 사랑도 권태기가 있는 것처럼 잠시 권태기였던 거죠. 그래서 (음악과) 연락하지 않고 다른 것 해보고 다른 사람을 만나보고 싶었어요. 연예계 친구들을 만나면 음악 얘기가 나오니까 잘 만나지도 않았어요. 진짜 자유롭게 지내보고 싶었어요. 모르는 사람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찾아갔어요. 향수에 관심이 많아서 향수 동호회 같은 데도 나가고, 요리 학원도 다녀보고 다양한 직종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하는 게 많았어요. 여행도 여행이지만 이런 경험들이 삶에 필요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제이미 스스로도 돌아오기까지 2년이나 걸릴 줄 몰랐다는데,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고 싶었다고 밝혔다.
"좀 오래 걸렸어요. 팬분들한테는 너무 죄송해요. 시간을 갖는다, 어디를 간다는 발표도 없이 갑자기 사라졌다시피 하니까. 항상 '언제 컴백하냐'는 말씀을 하셨죠. 기다려주신 분들께 죄송하지만, 저는 배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관찰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데뷔 10년 만에야 스스로 돌아볼 기회가 생긴 제이미다. 이번 공백기를 통해 음악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도 많았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전 항상 왁자지껄하고 사람 많고 파티를 즐기는 사람이었는데 처음으로 한 1년을 혼자 있었어요. 밖에도 잘 안 나가고 고양이랑만 같이 있는데 너무 좋았어요. 예전에는 혼자 있으면 불안했어요. 혼자 있으면 계속 생각하게 되잖아요. 계속 혼자 있으니까, 생각이 계속 이어지는 게 신선하더라고요. 의외로 좋았어요."
돌아와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 않았다. 그냥 어느 순간 음악이 보고 싶어졌다고. 그는 "지금 있는 회사 대표님께서 굉장히 많이 도움을 주셨다. 계속 저한테 '음악 욕심 내야 한다.' 위로도 해주셨다. 딱 마음 잡고 녹음실에 들어간 날 너무 행복했다"라며 "2년 동안 정말 노래를 안 해서 많이 녹슬었다. 지금 한 80%는 올라온 것 같다. 앞으로 할 게 더 많으니까 20%는 남겨두겠다. (웃음) 다시 태어나서 다시 음악을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서 재밌다"라고 말했다.
제이미는 컴백에 앞서 지난달 19일 JTBC '비긴어게인 오픈마이크'에 출연해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고향인 대전 대청댐에서 버스킹을 시작해 감회가 남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긴어게인'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때가 공백기 뚫고 첫 방송이었죠. 이번에 대전 대청댐에서 촬영했는데 인연 같은 거예요. 잘 돌아왔다고 환영하는 느낌. 대전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하니까 더 뜻깊고 좋은 스타트 끊은 것 같아요."
15살 어린 나이에 SBS 'K팝스타'를 통해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제이미는 어느덧 12년 차 가수가 됐다. 또한 솔로 가수로는 10년을 채웠다.
"매번 팬분들이 '몇 주년 축하한다' 할 때 '벌써 그만큼이나 됐나' 싶어요. 친구들끼리도 장난칠 때 저한테 절하고. 그럴 때 조금 울고 싶더라고요. 벌써 내가 12년이 됐는데, 얼마나 더 열심히 해야 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같은 솔직한 생각도 많이 하고요. 어렸을 때보다 시간이 빨리 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제이미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 기준은 관심 없고 제 기준이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언제쯤 나한테 만족하게 될까' 앨범을 낼 때도 '언제쯤 후회 없이 낼 수 있을까' 같은 거 말이다"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저는 아직 제가 아주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얼마나 걸리면 내가 스스로에게 만족할까, 하는 느낌이죠. 타인의 생각에 별로 휘둘리지는 않아요. 성공의 기준도 (저마다) 다르잖아요. 그렇긴 한데 저를 안타까워하는 시선으로 보는 분들이 많아요. 흔히 말하는 '성공'을 못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세요. 어느 정도 인정하기도 하지만 아직 그러기에는 훨씬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배드 럭'은 제이미의 두 번째 음악 인생을 여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데뷔 첫 공백기, 음악과의 권태기, 소속사 이적 등 내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새로운 마음으로 음악을 시작하는 것. 제이미는 "너무 떨린다"라고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 옛날 느꼈던 것처럼 떨려요. 무대에서 마이크가 흔들릴 정도로 떨려요. 그만큼 저도 초심으로 돌아온 느낌이에요. 앞으로 곡 작업을 하면서 많은 대중분들이 어떠한 이야기,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어디서 공감대를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셀럽미디어 임예빈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플랜비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