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맥 캐스팅? 억울해, 최선 다한 결과물”…‘오겜2’ 기대와 우려 [종합]
- 입력 2024. 11.13. 00:01: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욕망에 눈이 먼 사람들을 풍자한 ‘오징어 게임’이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다. 이번에는 ‘갈등’과 ‘편 가르기’로 가득한 세상의 축소판을 엿볼 수 있다. 확장된 스토리, 새로운 게임이 추가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다시 한 번 전 세계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오징어 게임2'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지난 2021년 9월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현시대상을 반영하는 거울로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바. 이후 시즌2 제작도 확정하면서 오는 12월 26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지난 2년 넘는 시간 동안 오랫동안 매일 같이 매달리다 시피 했다. 공개를 발표하고, 첫 번째 영상을 공개하니 ‘드디어 공개하는구나’ 실감되고, 기대가 된다. 그만큼 기대를 하시는 거라 부담되기도 한다. 여러 가지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NEW 인물, NEW 게임
‘오징어 게임2’는 지난해 7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올해 상반기까지 진행됐다. 배우 이정재, 이병헌, 위하준, 공유 등 기존 캐스트들을 비롯해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다윗, 최승현(탑), 노재원, 조유리, 원지안 등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2의 차별점에 대해 “성기훈은 시즌1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돈을 벌기 위해 참가한, 어리숙한 캐릭터다. 시즌2에서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이 게임을 끝내기 위해 다시 주최자를 찾고, 게임에 뛰어드는 게 큰 변화 지점이다”라며 “시즌1에서 인기 캐릭터를 모두 죽여 버려서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새로운 게임을 한다는 것도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잠깐 나오지만 이 게임 지속할 것이냐, 그만둘 것이냐 투표가 시즌2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O, X로 나뉘는 게 전 세계, 각 나라에서 벌어지는 나와 남을 구별하고, 규정짓는 갈등에 대해 시즌2에서 다루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은 전 세계에 먹거리 ‘달고나’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 골목길 놀이를 전파하며 큰 주목을 받기도. 시즌2의 게임 구성에 대해 황 감독은 “어릴 때 한 번쯤은 해본 게임들이다. 전 세계에서 하는 게임도 있다”면서 “변형된 게임도 등장한다”라고 귀띔했다.
◆탑→인맥 캐스팅 논란
시즌2 제작이 확정되고, 출연자들이 공개되면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빅뱅에서 탈퇴한 탑이 함께 있어 캐스팅 논란으로 번진 것. 탑은 대마초 흡연 혐의로 2017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YG엔터테인트를 나왔다. 특히 ‘복귀하지 마라’는 한 네티즌의 말에 탑은 “할 생각 없다”라며 연예계 은퇴를 암시하기도.
이후 ‘K콘텐츠’의 주역인 ‘오징어 게임’을 활동 시동을 켜 논란은 거세졌다. 친분이 있었던 이정재와 탑을 향해 캐스팅에 입김이 더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커졌다. 탑을 캐스팅한 이유로 황동혁 감독은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 몰랐다. 개인적 제 판단이 오류인지 모르겠지만 꽤 오래 시간이 지난 일이고, 선고가 내려졌지 않나.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여러 연예인이 있지만 대마초 폈지만 복귀한 배우들을 봐왔다. 시간이 지났으면 다시 이런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판단했다. 그런데 여론을 보고 ‘제가 생각했던 게 잘못된 거구나, 생각이 짧았구나’ 싶다”면서도 “그만큼 검증이 됐다. 강한 의지, 오디션도 직접 보셨다. 다시 한 번 검증했을 때도 많은 노력과 재능을 보여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하던 시절, 최승현을 눈여겨봤다. 최승현 배우가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역할을 하면서 많은 용기와 또 그것이 필요한 역할이다. 그래서 이 배우가 가장 적합하다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논란이 됐지만 그것을 번복하진 않았다. 결과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철회하지 않고 진행하게 됐다. 왜 고집했는지 이해할 수 없을 수 있을 텐데 작품을 보시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고, 최승현 배우도 참여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걸 알 것”이라며 “조금만 기다리고 이후 판단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인맥 캐스팅에 대해서도 황동혁 감독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감독은 “신인감독 시절, 그런 경우가 있다. 작품을 하다 보면. 그런데 저만큼 그런 것을 받아주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저는 스스로 생각한다”면서 “한 번 그런 적 있는데 반드시 후회한다. 그런 것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게 중요한 원칙이다. ‘오징어 게임’ 전에도, ‘오징어 게임’도 마찬가지로 친분을 쓰지 않는다. 캐릭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배우들을 캐스팅한다. 그래서 그것은 정말 엄청난 오해라 굉장히 억울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황동혁 감독 “시즌2, 최선 다한 결과물”
‘오징어 게임’ 시즌1 공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들이 탄생했다. 시리즈, 예능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여러 서바이벌물들이 등장한 것. 황동혁 감독은 “저도 ‘오징어 게임’을 만든 게 하늘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떨어져 만든 건 아니다. 많은 서바이벌물들을 보고, 영향을 받아 자라왔기에 저만의 색깔을 넣어 만들게 됐다. ‘오징어 게임’ 덕에 다른 나라에서 시리즈, 예능, 콘텐츠가 나온다는 건 창작자로서 기쁜 일이다.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창작자로서 영광스러운 순간이라 생각한다. 좋은 영향, 임팩트를 다른 창작자들에게 드리고 싶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지연 대표 역시 “다른 서바이벌 예능을 보진 못했다. 어떻게 봤다는 평가를 하는 것도 전혀 다른 분야고 예능이기에 평가를 내리기 조심스럽다”면서 “한편으로는 주변에서 보신 분들이 재미를 떠나, 거기에 나오는 사인, 소통들이 미국 쇼에 그대로 등장하는 게 놀랍고, 좋았다. 쉽게 말해 ‘국뽕이 차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긴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시즌2를 제작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1을 뛰어넘는 시즌2를 만든다는 건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 크리에이터들에게 어려울 것이다. 특히 한국은 웹툰을 베이스로 시작했다가 시즌2를 만드는 것 같은데 웹툰은 시즌1에서 보통 끝나지 않나. 새로움을 가지고 만들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저도 시즌2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평가를 받아야 알겠지만 시즌2를 만드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기대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야한다는 부담감도 심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제 인생에서 작품에 바칠 수 있는 노력은 많이 쏟았다. 후반작업을 하며 느낀 건 충분히 그 노력이 스크린에 보인다고 생각한다. 스태프, 배우들의 노력도 느껴져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즌2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한 결과물을 여러분에게 내놓겠다는 약속과 다짐을 다시 한 번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즌2도 마찬가지로 통틀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시즌1이 나온 이후, ‘왜 이렇게 이게 인기가 많냐’고 많은 기자분들이 물어보시면 ‘세상이 오징어 게임의 속 세상만큼 살기가 힘들어져서가 아닐까요? 그래서 더 공감이 가는 게 아닐까요?’라는 말씀을 드렸다. 그로부터 또 3년이 지났는데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드는 것 같다. 한국도 마찬가지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고. 기후위기는 더 심해지고 있고, 빈곤의 문제나 양극화의 문제도 그런 것 같다”라고 밝혔다.
황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각 나라 안에서나 아니면 나라끼리의 갈등과 전쟁도 훨씬 더 격화되고 있고, 시즌2와 3, 다음 이야기에서는 과연 우리가 나빠지고 있는 세상을 뒤바꿀 힘이 있는가, 우리에겐 그럴 능력이 있는가, 우리가 그럴 수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한 번 던져보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라며 “제가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라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한 번 해보고 싶었고, 게임은 협동을 요구하는 게임들이 꽤 나온다. 시즌1보다 시즌2에 아마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더 많아서 아마 그런 문제들과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더 게임 안에서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12월 26일 공개 이유→시즌4 가능성은
‘오징어 게임2’는 12월 26일 스트리밍 되며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린 시즌3는 2025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시즌2, 3를 동시에 촬영한 이유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제작진, 넷플릭스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한 호흡으로 가는 이야기지만 중간에 큰 변곡점이 있다. 이후의 이야기는 같이 이어지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느낌으로 후반부에 진행된다. 한 번 끊어 보여주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고, 평가를 받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시즌을 나누었다”면서 “시즌3 편집은 많이 했다. 보면서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다른 시즌으로 하는 게 맞을지 생각이 많았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시즌2를 크리스마스 시즌에 공개하는 이유로 김지연 대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전 세계적으로 연말 휴가로 들어가는 타임이지 않나. 많은 분들이 집에서 ‘오징어 게임’과 함께 연말, 연초를 보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이를 들은 황동혁 감독은 “극장으로 가셔서 영화도 살려주시길”이라며 “거룩한 날 다음부터 ‘오징어 게임’과 함께 하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시즌4 제작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황동혁 감독은 “너무 힘들어서 할 순 없을 것 같다. 11달 동안 200회차를 찍었다. 더 이상 하면 안 되겠구나 싶더라. 일단 살고 봐야하니까”라며 “이 이야기는 시즌3로 피날레 되는 이야기가 맞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다. 이 작품을 더 이상 길게 이어가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다. 파생되는 이야기, 다른 이야기를 생각해본 적은 있다. 스핀오프 느낌으로. 그러나 바로 다음으론 하지 않을 것 같다. 다음은 극장용 영화를 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