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페이스’ 송승헌·조여정·박지현, 뒤엉킨 욕망과 반전 [종합]
입력 2024. 11.13. 17:28:15

'히든페이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빠져들게 만드는 색다른 밀실 스릴러 ‘히든페이스’(감독 김대우)의 이야기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히든페이스’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는 김대우 감독, 배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등이 참석했다.

김대우 감독은 2010년 ‘방자전’으로 고전 소설을 과감히 변주하며 파격적인 연출로 주목받은 바. 이후 ‘인간중독’에서는 1960년대 베트남전 이후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을 통해 억압된 욕망과 금기의 사랑을 그려내며 시각적 아름다움과 함께 심리적 긴장감을 고조시킨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히든페이스’를 통해선 이제껏 선보인 적 없는 색다른 밀실 스릴러 장르를 선보인다. 김대우 감독은 “스릴러란 말 자체가 인정해줘야 하는 거지 않나. 제 입으로 스릴러라고 이야기하기 그렇다”면서도 “찍으면서 세트장이 있으면 어두운, 빈 공간을 거닐면서 이 영화 마음에 든다, 여러 모로 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느낀 감정을 완성해준 건 편집기사의 노력도 컸다. 그전에 배우들이 액티브하게 해주셨다. 적은 모션으로 큰 액션을 만들어준 세 배우들의 노력에 힘이 된 것 같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주연을 맡은 송승헌은 김대우 감독과 ‘인간중독’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이다. 송승헌은 “‘인간중독’은 제 인터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 된 중요한, 소중한 작품이다. 감독님과 하면서 즐거웠고, 인간적인 면들을 봤다. 이번 작품도 감독님의 신뢰가 가장 컸다. 어떤 작품인지 듣기도 전에 무슨 제안을 하던 간에 감독님이 하는 작품이라면 ‘오케이’라는 마음으로 만났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성진이라는 인물은 기존에 제가 했던 캐릭터와 조금은 다른,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망, 본능의 이면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말씀을 듣고 그런 캐릭터를 제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속물 같기도 하고, 연민도 가더라”면서 “이런 캐릭터를 하면서 세밀하게 표현했기에 ‘인간중독’ 때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지휘자 역할이기 때문에 감독님도 진짜 지휘를 했으면 좋겠다, 하는 척이 아니라 지휘자처럼 보였으면 하시더라. 베테랑 지휘자처럼 보이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이 부담이 되기도 했다. 지휘를 쉽게 봤는데 막상 연습에 들어가 보니 지휘가 괜히 지휘가 아니고, 지휘자분들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제 손끝 하나에 모든 악기가 따라와 주니 제가 지휘를 못하면 촬영이 안 되더라. 실제 녹음 하면서 촬영을 원하셨기에 부담이 컸다. 그러면서도 되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손끝 하나에 음악을 좌지우지한다는 지휘자의 매력을 느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대우 감독은 “‘인간중독’하고 나서 흔치 않게 자주 만나는 배우다. 운동도 같이 하고, 밥도 먹고, 서로 자기 얘기도 하고. 승헌 배우가 어떻게 보면 멋진 남자, 미남, 이런 역할을 주로 했는데 뭔가 색다른, 어떻게 보면 기회주의적인 복합적인 인물을 그려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업도 중요하지만 작업 이외 배우를 안다는 게 여정 씨도 그렇고, 앞으로 지현 씨도 그렇고, 그 사람의 본질과 재능, 열망을 같이 완성해주는 게 감독의 직업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라고 말했다.

송승헌과 조여정은 2014년 개봉된 ‘인간중독’ 이후 10년 만에 재회다. 송승헌은 “‘인간중독’에서 권태로운 결혼생활을 하던 중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이번에도 약혼녀의 후배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되어 죄송하다. 여정 씨는 너무 훌륭한 배우고, 상대를 든든하게 만들어주고, 자기가 맡은 역을 훌륭하게 해내는 배우다. 이번 작품도 수연 역을 여정 씨가 한다고 해서 든든했다. 동료나 선후배들에게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친구”라고 칭찬하며 “이번 작품 역시 즐겁고, 재밌게 촬영했다. 다음번에는 힘들지 않게 하는 역할로 만났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송승헌은 극중 갑자기 자취를 감춘 약혼녀 수연을 잃은 상실감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녀를 대신한 첼리스트 미주에게 강한 끌림을 느끼는 성진으로 분했다. 송승헌은 “반전을 거듭하는 세 관계 속에서 중후반 모든 게 밝혀진다. 성진은 내적으로 심한 갈등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을 폭발시켜야하는 건지, 삭혀야 하는 건지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세밀한 디테일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성진이라는 인물이 욕망을 대놓고 표현하는 친구도 아니지 않나. 약혼녀가 실종된 이후 미주를 만나면서 그동안 숨겨왔던 본능이 외부로 나오면서 복잡한 사건을 겪게 된다. 반전되는 감정선들을 폭발시키는 것도 아니고, 하는 듯 안 하는 듯 줄타기 같은 느낌의 감정들을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세밀한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아무래도 노출신도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육체적으로 다이어트 아닌 다이어트를 했다. 배고픔과 싸움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조여정은 극 초반 자취를 감췄다가 중반부에 다다라 혼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집 안 밀실에 갇힌 채 등장해 극의 긴장감을 심어주는 수연을 맡았다. 조여정은 “수연은 에고이스트이자 나르시스트다. 그런 텐션을 한껏 끌어올린 채로 나머지 연기는 두 분 연기에 집중해서 하려고 했다”라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밀실에 갇힌 연기에 대해선 “밀실 장면은 당연히 힘들고,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야만 하는 신이었다. 영화기 때문에 즐겁게 임했다. 연기를 할 때 그 어느 때보다 파트너가 중요했던 작품이었다. 두 사람에게만 오로지 집중하면서 반응하는 게 중요한 작품이었다. 현장가면 두 사람에게 굉장한 집중을 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박지현은 수연을 대신해 성진의 오케스트라 첼리스트로 합류한 뒤 욕망에 눈이 멀어 성진과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르는 미주 역을 맡았다. 박지현은 “수연보다 즉흥적이고, 생각을 깊게 하는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앞에 있는 상황과 정서, 상대방의 대사,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려고 노력했다. 계산하고 생각하지 않고 바로바로 나오는 날것의 거친 면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노출 연기 등 색다른 연기에 도전한 박지현은 “도전이라고 하면 배우로서 굉장한 도전이었다. 제가 배우로서 항상 작품을 보고, 시나리오를 볼 때 항상 생각하는 부분이 내가 이 캐릭터가 된다면 잘 소화할 수 있을까, 배우로서 내 옷으로 잘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면서 “노출을 계산하진 않았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인 것 같다. 제가 가진 부담은 그런 부담보다 현장에서, 화면 속에서 미주라는 캐릭터로서 신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어떤 확신이 부족했던 부분들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 부분은 감독님, 선배님과 함께 소통과 대화를 통해 저 스스로 확신을 가지게 됐다. 연기를 하면서 너무 많은 걸 배웠던 작품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기분이 들어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저는 과정 속에서 많은 걸 배우고, 얻었기에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대우 감독은 박지현을 향해 믿음을 드러내기도. 김대우 감독은 “박지현 배우는 미팅 전 들어왔을 때 자리에 앉는데 ‘이 친구와 하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해보니 긍지가 있더라. 어려운 촬영이지만 잘해낼 수 있겠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니까 별 다른 고민이 없었다”라며 “박지현 배우의 회사 김종도 대표도 ‘무조건 영화를 찍을 거다’라는 확신을 줘서 고마운 점도 많다. 박지현 배우에게는 믿음, 김종도 대표에게는 감사하다”라고 웃음 지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의 행방을 쫓던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이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다.

영화는 2011년 개봉된 콜롬비아의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김대우 감독은 “리메이크작을 하면서 추가해보고 싶었던 건 각자의 욕망에 의한 의도였다. 원작에다가 의도라는 재료를 가지고 다시 요리하면 훨씬 재밌지 않을까 생각으로 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리메이크된 작품으로 원작과 다른 결말을 가진다. 송승헌은 결말에 대해 “감독님과도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성진은 욕망이 있는 친구로 수연이 실종된 후 욕망을 나타낸다. 결국 반전이 있지 않나. 세 사람의 관계가. 그걸 보면서 성진도 약간 쌤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성진도 배신 아닌 배신을 당했다고 해야 하나. 미주와 수연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걸 알았을 때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조여정은 “세 사람의 욕망이 격렬하게 오고가고, 엔딩쯤에 이르렀을 땐 복잡한 욕망 가운데 본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하나 정도만 남았다고 생각이 들더라. 이것저것 다 포기했을 때도 이거 유지하는 게 좋아라는 결말이 아닐까 생각든다”라고 했다.

박지현은 “미주라는 친구는 당장의 욕망에 굉장히 압도되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현재 지금 원하는 인간적인, 본능적인 욕망을 이루어야 하는. 밀실에 갇힌 미주의 상태, 감정은 수연의 사랑을 받는다는 걸 느꼈다”면서 “미주가 밀실에 갇혀있는 게 미주 인생의 결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상상해봤지만 결말까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 뒤에 미주가 어떤 욕망을 품고, 행동할지 각자 관객분들의 상상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히든페이스’는 오는 20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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